자전거 여행을 위한 디지털 장비들
에디터 : 박창민 (바이크매거진)

가장 아날로그적인 자전거 여행을 하면서도 우리에게는 디지털 장비가 필요하다. 그만큼 우리 생활은 디지털로 변화되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여행에 필요한 디지털 장비들을 어떻게 선택하면 좋을 지 알아보자.

디지털 카메라가 없다면 남는 게 없다. 카메라는 작고 성능 좋은 물건이 사용하기 편하다.

디지털 카메라는 최우선 순위다.
여행에서 남는 것은 사진이라고 했던가? 사진 기록을 위한 디지털 카메라는 여행의 필수 항목이다. 모든 장비를 포기하고 하나를 선택하라고 한다면 단연 디지털 카메라가 우선 순위 1위이다.
사진의 욕심을 너무 부리기 위해 소위 디지털SLR이라 불리우는 렌즈 교환식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것은 부담이 될 수 있다.
렌즈 교환식 카메라는 항상 휴대하고 다니기 쉽지 않다보니 그만큼 촬영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기 쉽고, 부피와 무게가 이틀치 식량과 맞먹을 수준이다. 하지만, 사진의 품질이 다른 어떤 것보다 중요하다고 생각될 때는 고장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관리해서 가지고 다니면 좋겠다.
최근에는 충분히 품질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소형 카메라들이 많이 출시되어 이런 고민을 다소 해소하여 주고 있다. 소위 똑딱이라고 불리우는 소형 디지털 카메라들 중에 고성능 기기들을 선택하면 보관도 쉽고 충분히 좋은 렌즈를 사용하여 사진의 품질도 우수하게 나오는 것들이 많은데, 다음의 몇가지 사항을 고려하면 편리하게 사용이 가능하다.
-충전식 배터리를 사용 : 전기를 사용할 수 있을 때마다 충전하는 것이 좋고, 부피가 크기 않다면 외장용 충전기와 여분의 배터리가 있다면 배터리가 떨어져 사진을 못 찍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충분한 용량의 메모리 : 고화질로 사진을 찍게 되면 보통 4Mb 정도의 용량이 된다. 100장을 찍으면 400Mb, 1000장을 찍게 되면 4Gb 정도의 용량이 필요하다. 백업할 장비가 없다면 예상 사진의 수량만큼 메모리가 있어야 된다.
-방수 기능 : 방수기능이 있다면 무척 좋지만, 없다면 방수팩을 이용하여 비가 오거나 물놀이를 하면서도 부담없이 카메라 사용이 가능하다.
-트라이포드 : 작고 가벼운 트라이포드 하나를 챙겨가면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도 내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동영상 캠코더가 있으면 좋다. 가능하면 메모리나 하드디스크 저장 방식을 사용하자.

동영상 카메라가 있다면 좋은 기록을 남길 수 있다.
동영상 촬영을 할 수 있다면 스틸 카메라로 담을 수 없는 영상을 기록할 수 있어 새로운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문제는 혼자 여행을 다닐 때 스틸 카메라와 동영상 카메라 두대를 가지고 다니면서 찍는다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데, 두명 이상 가는 여행이라면 한명 정도는 동영상 카메라로 촬영하는 것도 좋다.
부피와 무게가 가능한 적은 것을 선택하는 것이 역시 최선이다.
-여분의 배터리 : 동영상 카메라는 배터리를 많이 사용하므로 반드시 여분의 배터리를 가지고 있어야 하고,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곳에서는 항상 충전하는 버릇을 들여야 한다.
-메모리나 하드디스크 저장형 : 테입을 쓰는 방식은 테입의 관리도 어렵고, 찍은 내용을 보기 위해 테입을 돌려가면서 찾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메모리나 하드디스크에 저장하는 방식은 부피도 적고 관리가 쉬울 뿐 아니라 여행 중에 지난 내용을 쉽게 되돌려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HD 지원 : HD 고화질을 지원하면 비슷한 용량에 훨씬 좋은 품질의 영상을 얻을 수 있다.

작지만 144시간이나 녹음이 가능한 소니의 보이스 레코더

보이스 레코더도 편리
작은 공책에 여행기나 기록 내용을 써서 다니면 가장 좋지만, 글쓰기에 익숙하지 않다면 보이스 레코드를 이용하여 필요할 때마다 목소리로 녹음을 하면 현장감도 살아나고 나중에 들으면 그때의 기분이 살아나는 것 같아 좋을 때가 있다.
디지털 보이스 레코더는 보통 100시간이 넘게 저장이 가능하므로 여행 중 내용을 목소리로 저장하는데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메모리 카드를 바로 읽어 하드에 저장하는 포토 스토리지는
장기간 여행 시 많은 사진을 저장할 수 있다.
보소닉(VOSONIC) 포토스토리지 VP5500 160G(S-ATA)

사진 백업 장비
사진을 많이 찍고 싶어도 메모리가 부족하면 다 소용없고, 그렇다보면 자꾸 사진 찍을 때 인색해지기 마련이다. 이럴 때 포토 스토리지를 가지고 다니면 찍어 놓은 사진을 용량이 큰 스토리지에 저장할 수 있어 부담이 없다.
'포토 스토리지'란, 하드 디스크와 메모리 리더기, 그리고 저장된 사진을 볼 수 있는 액정 등으로 구성된 제품으로 디지털 카메라에서 찍은 사진을 읽어 하드에 저장해 두고, 액정을 통해 사진을 볼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크기는 소형 디지털 카메라 정도로 가지고 다니기 쉽고 무게도 가벼운 편이어서 여행할 때 사용하기 좋다.
구매하기 전 자신이 사용하는 메모리를 읽을 수 있는 제품인지 확인해보고, 하드 디스크의 크기도 충분한지 확인하도록 하자.

노트북 컴퓨터
1kg 무게의 아수스 EeePC
정말 장거리 여행을 갈 때, 노트북 컴퓨터 한 대 있다면 사진을 편집하고 글도 저장할 수 있어 여러모로 편리하게 사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무게와 부피가 크고 조심스럽게 다뤄야 하는 부담도 있어 1개월이 넘지 않는 여행에서 사용하는 것은 그렇게 추천하지 않는 편이다. 그리고 컴퓨터를 잘 다루지 못하는 사용자라면 오히려 부담만 될 뿐 중간에 필요없다고 버리기에는 너무 값비싼 물건이다.
노트북 컴퓨터를 고를 때 주의할 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크기는 가능한 작은 것으로 : 심각한 여행을 할 수록 라면 하나가 컴퓨터 한 대보다 소중하게 느껴진다. 무게는 2kg 이하로 사용하기 불편하더라도 작은 것이 좋다.
-배터리 시간 : 2~3시간은 기본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라면 좋다. 텐트 안에서 사진을 정리하거나 글을 쓸 수 있는 여유를 제공하지 못한다면 가치가 그만큼 떨어진다.
-80Gb 이상의 용량 : 하드디스크의 용량은 클 수록 좋지만, 프로그램들을 제외하고 50Gb 이상 사용할 공간이 있다면 사진 등을 정리하는데 큰 어려움을 없을 것이다. 물론 여행이 길어지면 더 큰 용량이 필요하니 200Gb 이상 되는 고용량을 선택하도록 하자.
-'넷북'도 좋다 : 작은 크기와 단순한 기능으로 복잡한 프로그램을 사용하기에는 버겁지만 일반적인 사용에는 문제가 없는 넷북은 작고 가벼워서 여행 시에 가지고 다니기 편하다. 카메라의 메모리 카드를 읽을 수 있는 기능이 있다면 좋고, 보통 대용량 하드디스크가 포함되지 않아 외장하드를 별도로 가지고 다녀야 하는 불편함도 있다.

GPS가 있다면 내가 이동한 경로를 기록할 수 있어 좋다.
또한 지도가 내장된 GPS는 위치 확인을 위해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속도계와 GPS
여행을 하면서 하루에 얼만큼 이동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속도계는 필수다. 이동거리에 대한 정보는 다음 가야할 목적지까지 얼마나 더 가야 하는지 알 수 있는 유일한 정보이기 때문에 반드시 가지고 다녀야 하고 자전거에 맞게 정확히 세팅해야 한다.
그리고 GPS가 있다면 자신의 이동하는 내용을 기록할 수 있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지도가 포함되어 있는 GPS라면 현재의 위치도 파악할 수 있어 유사시 선택의 기준이 된다.
하지만 GPS는 위성으로부터 전파를 받아 현재의 위치를 파악하는 기술이다보니 날씨가 많이 흐리거나 빌딩 등에 갖히게 되면 정확한 신호를 받지 못해 오차가 심하게 발생할 수 있다. 그러므로 속도계는 항상 가지고 다닐 필요가 있다.

작은 크기의 휴대용 스피커로 듣는 음악은 여행을 멋지게 만든다.
한번 충전으로 20시간 이상 사용이 가능한 신우전자의 Sound Bridge MSP-100Plus
오른쪽 하단의 휴대용 배터리를 사용하면 250시간 정도 사용이 가능하다.

음악이 있다면 금상첨화
여행과 음악은 가장 잘 어울리는 조합이라고 말하는 여행 전문가들도 많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서 멋진 음악을 들을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좋은 음악을 듣기 위해 장비가 많아지면 그만큼 중요한 다른 물건을 줄여야 한다. 작은 MP3 플레이어 하나와 이어폰도 괜찮고, 스피커를 사용하고 싶다면 배터리를 사용하는 작은 스피커를 가지고 다니도록 하자. 하지만 너무 작은 스피커는 음악이 주는 황홀함을 느끼기에 부족할 수도 있다.

온도계, 기압계 등
이것들은 디지털 장비로 보기에 조금 어렵지만 최근에는 작은 디지털 장비로 나와 있는 것들이 많아 가지고 있다면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다.
보통 시계나 속도계에 내장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처럼 독립된 것이 아닌 다른 제품에 포함되어 있는 기능으로 선택하는 것이 적절하다.
온도계가 있어 매일 아침과 낮의 기온을 기록하면 나중에 좋은 기록으로 남아 다른 여행자들이 같은 시기에 그곳을 여행하게 되면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리고 기압계를 가지고 있으면 갑작스런 기압 변화가 폭풍이나 큰 비를 몰고 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압은 날씨와 큰 상관이 있는 것으로 이동 중에 오르막을 오르지 않는 상황에서 크게 기압이 떨어진다면 비가 내릴 가능성이 크다.

자전거 여행을 하면 그냥 지나칠 수 있는 멋진 장관을 놓치지 않고 볼 수 있다.
사진과 음악 등이 더해진다면 평생 기억에 남지 않겠는가?

이미 우리 생활에서 디지털 장비들은 아주 밀첩한 것들이 되었다. 심지어 일상을 떠난 여행에서도 디지털 장비들이 필요한 수준이 되었고, 많은 편리함과 여행의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적절한 선택과 사용을 통해 여행에서 짐이 되지 않고 도움이 되는 디지털 장비들을 챙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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