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갈한 요나고와 웅장한 다이센: 일본 돗토리현에 담다
에디터 : 정혜인 기자

요괴 테마 마을 미즈키 시게루 거리와 키가 낮은 건물들 사이로 우뚝 솟은 다이센이 트레이드 마크가 된 돗토리현은 관광과 등산, 스키 외 자전거 여행의 성지로도 각광받고 있다. 매주 목요일마다 동해항 국제여객터미널을 출발한 DBS크루즈가 다음날인 금요일 9시에 사카이미나토항에 정박하는데, 라이딩 시즌이 되면, 자전거 대회 출발대기선에 선 선수들이 신호탄 소리에 한달음에 달려나가듯 자전거와 함께 하선하는 이색풍경이 연출된다. 요즘은 하나투어 트레킹레포츠팀에서 출시한 크루즈 자전거여행 상품 덕에 단체 라이딩 여행자들의 방문이 잦다. 돗토리현의 매력을 가까이 느끼면서 안전한 라이딩이 될 수 있도록 맛깔스럽게 구성한 코스 덕분이다.
이에 하나투어는 더욱 흥미로운 라이딩 코스를 만들기위해 일부 구간을 업그레이드 할 것을 계획, 바이크매거진과 오픈라이더, 3명의 유투버들과 함께 6월 15일에 있을 사이클 대회에 앞서 일부 개통되는 자전거길과 몇몇 후보 코스들을 답사 라이딩 했다. 알이 꽉 차 더욱 단단해지는 돗토리현 라이딩 투어로 꾸려지는데 의심할 여지가 없는 3박 4일이었다.

돗토리현의 아기자기한 요나고와 웅장한 다이센을 담다


한적한 도심과 시원한 바다를 잇는 요나고 자전거길

오전 9시에 사카이미나토항에 정박하고 간단한 자전거 정비를 거친 후 곧바로 라이딩 길에 올랐다. 항을 벗어나 가장 먼저 만난 것은 신 국제여객터미널이 들어설 유메미나토 타워와 요나고 키타로 공항 인근에 위치한 자전거길이다. 인위적으로 꾸미지 않은 시골의 해변길을 따라 약 16km의 자전거길을 잇기 위해 부분적으로 단절된 구간을 포장 공사 중이었다.
얼마 남지 않은 6월 15일 애니메이션 성지순례 라이드 코스 구간을 완성하기 위해 미리 개통시킨 구간을 따라 여유로운 바다길에서의 워밍업을 즐기며 첫날의 업힐 코스를 준비했다.
왼쪽에는 투명하도록 푸른 바다를 끼고, 정면에는 웅장한 다이센산을 마주하는 요나고 시의 자전거길에서 여행 초반부터 힐링을 얻는다. 잘 닦여진 한강 자전거 코스보다는 제주와 동해의 해안길과 어촌 시골길처럼 투박하지만 한적하다. 게다가 욕심부리지 않은 일본 특유의 소박하고 정갈한 매력이 더해지니 속도에 욕심 내고 싶은 생각이 사라지는 게 너무도 당연했다.

짧고 굵은 자전거길 라이딩에서 벗어나 다이센산을 좀 더 가까이 만나러 도심을 거쳐 둘레길을 찾아 올랐다. 왼쪽 차선을 따라 만난 요나고의 도심은 여느 도심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복잡하지 않다. 차량이 많지 않은 길을 선택한 덕에 위협적인 클락션 소음과 불안한 추월 간격을 피하고 조용한 다이센 둘레에 도달하는데 별다른 문제가 없다.
다만, 업힐이 시작되기전에 도심에서의 식사를 거른다면 오르는 길에 식당이 많지 않아 어려울 수도 있다.

2020년에 개통될 유미가하마 사이클링 로드의 일부 구간이 6월 15일 사이클 대회에 앞서 개통됐다.

내년까지 기다리지 않고도 좀 더 여유롭게 바다 코스를 경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측면에는 투명하도록 푸른 바다를 끼고, 정면에는 웅장한 다이센산을 마주한다.



자전거길을 벗어나 한적한 농로도 만난다.

도심에 나서지 않으면 주행 차량에 대한 부담은 매우 적다.


우유 아이스크림 먹으러 우유 아이스크림 얹은 다이센으로 [업힐 코스]

크게 부담가지지 않아도 되는 경사도가 나타나면 다이센산의 품 안에 들어왔음을 직감한다.  
큰 나무들로 둘러 쌓인 일반도로를 따라 우에다쇼지 사진 미술관에 다다르면 웅장한 다이센산의 보호를 받는 한적하고 넓은 평야가 펼쳐진다. 사진을 담으며 잠깐의 휴식을 취해도 좋고, 여유가 된다면 미술관에 전시된 유명 작가의 1만 5000장의 사진을 관람하는 것도 좋다.

미술관부터 본격적인 업힐의 시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유 아이스크림을 얹은 듯한 다이센의 설산이 점점 가까워지는 것을 즐기면서 오르면 페이스 조절과 함께 풍경 감상의 여유를 동시를 얻을 수 있다.
답사팀은 귀여운 시바 강아지가 반겨주는, 소금빵으로 유명한 자전거 카페에서 짧은 휴식을 취하고, 업힐 코스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경유지인 해발 650m에 위치한 다이센 우유 목장까지 약 8km를 올랐다.
직접 짠 진한 우유와 우유 아이스크림을 맛볼 수 있는 필수 관광코스지만 평화롭고 고즈넉한 풍경에 넋을 잃게 되는 명불허전 라이딩 코스다. 봄날의 작은 알프스 분위기로 따뜻하고 포근한 감성마저 자아낸다. 탁 트인 푸른 바다와 아기자기한 도심을 한 눈에 내려다보고 있으면 힘들었던 업힐에 대한 보상을 두둑이 받은 듯한 감동과 함께 돗토리현 라이딩을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절로 들테다.

우유 목장에서는 곧장 호텔로 이동하는 게 일반적인 다음 코스다. 그러나 답사 팀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약 해발 900m 정도에 위치한 몽벨 다이센 스토어까지 3.5km를 더 올랐다.
최고 경사도 12%로 기어비를 낮추고 여러 번 숨고르기를 반복해도 끝이 보이지 않는 느낌이다. 4월이라 벚꽃이 한창인데도 군데군데 쌓여 있는 눈에 관심과 신기한 반응을 보여줄 만도 한데 그럴 여유가 전혀 없다. 가까스로 올라가니 서늘한 기온으로 꽤 높이 올라왔다는 신호를 보내준다. 당장 필요한 수분 보충 보다 더 달콤하다.

몽벨 스토어앞에 도착하니 뾰족한 줄만 알았던 다이센의 또다른 얼굴을 마주한다. 눈이 더 녹은 후 꽃이 피거나 나뭇잎이 물들면 정말 아름답겠다는 상상을 해본다. 반대편으로 서서히 내려앉기 시작하는 선셋을 감상하는 순간, 색다른 매력을 선물로 받은 느낌이다.

도심에서 벗어나 짧은 첫번째 업힐 구간을 지나면 우에다쇼지 사진 미술관이 나타난다.
시내에서 보던 것과는 사뭇 다른 웅장함에 압도되면 본격적인 업힐이다.

'빠르게'가 아니라 '여유롭게'의 연속이 필요한 순간이다.

평온한 평야 위로 꽃향기를 실은 시원한 바람이 반갑다.

잠깐의 휴식을 위한 자전거 까페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소금빵이 인기라고 하니 기회가 된다면 꼭 맛보자.

다음 목적지는 우유 목장이다.


작은 숲길과 작은 마을을 지나면 평화로운 초원에 자리한 예쁜 우유 목장이 나타난다.

우유 목장은 직접 짠 우유와 우유 아이스크림이 유명하기도 하지만, 해발 650m 아래로 내려다보는 풍광이 아름다워 매우 인기다.

우유 목장에서 몽벨 스토어까지는 약 3.5km, 최고 경사도 12%다.



석양의 붉은 빛을 받으며 목적지에 도착했다




샤방샤방 아기자기한 마을 투어와 필수 관광 코스는 덤

1일차는 다이센산과 가까워지는 코스였다면, 2일차는 돗토리현 문화와 마을, 이들 생활속으로 더욱 가까이 다가가는 코스로 이뤄진다.
난이도는 대부분이 평지로 이뤄진 초급자 코스로 부담 없이 라이딩을 즐길 수 있는데, 일본에서 수면면적이 5번째로 큰 나카우미 호수와 세계에서 3번째로 높은 에시마 대교, 과자의 성 고도부키조, 사계절 모란이 꽃피는 유시엔 정원, 돗토리현의 대표적인 요괴마을인 미즈키 시게루 거리 등을 방문할 수 있어 지루하지 않았다.
게다가 자전거길과 일반도로, 마을 골목 곳곳을 누비며 오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소리가 들리는 생활 문화공간속을 좀 더 가까이 접할 수 있어 더욱 이색적인 라이딩이 되었다.
나카우미 호수의 물줄기가 흘러와 작은 천을 이룬 아기자기한 마을과 평온한 농로, 크고 작은 사찰들, 조용한 전철역, 대형 마트가 들어선 시내 한복판을 짧게나마 지나치는 과정을 통해 돗토리현과 조금 더 가까운 친구가 된 듯했다.

2일차는 돗토리현 마을과 관광지 등 일본 문화와 생활속으로 가까이 다가가는 코스로 달렸다.



JR전철역

업힐은 부담없게, 풍경은 과하게

일본에서 수면면적이 5번째로 큰 나카우미 호수


나카우미 호수와 에시마 대교, 과자의 성 고도부키조, 유시엔 정원, 미즈키 시게루 거리 등을 방문해 지루하지 않은 83km 코스였다.

요나고성을 본뜬 과자의 성, 수제 간식거리가 가득하다.

맑은 다이센 물을 마실 수 있다. 

유시엔 정원으로 향하는 대교를 타고 시내 전망 



사계절 내내 모란이 꽃피는 유시엔 정원, 일본 특유의 문화와 소박함이 그대로 살아있다.




세계에서 3번째 높은 에시마 대교, 멀리서 보면 압도적인 높이에 넋을 놓게 된다.

자전거를 타고 오를 수 없으며, 무조건 끌고 이동해야 한다. 경사도 6.1


사카이미나토항 근처에 있는 요괴마을, 미즈키 시게루 거리





애니메이션 성지순례 라이드, 돗토리 사이클 대회 6월 15일

올해로 37회를 맞는 돗토리현 사이클 대회는 올해 미즈키 시게루(게게게의 키타로)와 아오야마 고쇼(명탐정 코난) 두 만화가의 출신지를 둘러보는 코스로 구성한 애니매이션 성지순례 컨셉으로 펼쳐진다.
신국제여객터미널이 들어설 유메미나토 공원을 출발하여 자전거전용도로인 유미가하마 사이클링 로드에서의 모래사장과 푸른 바다를 먼저 접하게 되는데, 정면에 다이센산의 서쪽면을 마주하여 시원하고 탁트인 풍광을 즐길 수 있다. 하쿠호노사토를 지나면 업다운 코스가 이어지며, 나나토리하시 로드부터 일본에서도 보기 드문 잔디밭과 다이센의 북벽, 동쪽 바다와 오키섬을 바라볼 수 있다. 체크포인트가 되는 코난의 집 인근에서는 참마밭과 수박밭 사잇길을 주행하게 된다. 
돌아오는 길은 대부분 평탄하지만 도로폭이 좁고 민가가 밀집해 있어서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거리는 약 140km, 최대 표고차는 약 303m, 합계 표고차는 약 1120m다.

[유메미나토 공원~유미가하마 사이클링 로드~가이케 온천~하쿠호노사토~나나토리하시 로드~후레아이 교류회관 '우드피아 아카사키'~코난의 집~도로휴게소 파크 아카사키~R9나리이시노하마~R9나카야마 도로 휴게소~가이케 온천~유미가하마 사이클링 로드~유메미나토 공원]
참가비는 5천엔이다. 자세한 내용은 돗토리 사이클링 대회 홈페이지(https://www.tottori-ca.jp/649/)를 참고하면 된다.

애니메이션 성지순례 라이드 컨셉의 돗토리 사이클 대회가 6월 15일 펼쳐진다.

돗토리 사이클링 대회 : https://www.tottori-ca.jp/649/


관련 웹사이트
하나투어 : http://www.hanatour.com/
[라이딩 상품 바로보기]
돗토리현 사이클링 대회 : https://www.tottori-ca.jp/649/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위의 기사는 개인적인 용도 및 비상업적인 용도의 '퍼가기'를 허용하며, 상업적인 용도의 발췌 및 사진 사용은 저작자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