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48, 자동차로 우리의 길을 안내해 준 아가씨
에디터 : 강수정


2004년 8월 10일(화)

현재위치 : 머레이브리지(Murray Bridge)
이동거리 : 96.07km
누적거리 : 3,308km
평균속도 : 15.7km/h
최고속도 : 51km/h
숙박장소 : 아보카델(Avoca Dell) 캐러밴파크 캠핑

지도에서 녹색도로로 표시되는 프리웨이(freeway)는 자동차 전용도로였다. 호주에서 여행하면서 처음 만나는 자동차 전용도로를 애들레이드(Adelaide)에서 나가면서 만난 것이다.
사실 어느 곳에서도 그런 정보는 얻지 못했는데, 애들레이드 외곽의 프리웨이가 시작되는 지점에 있는 표지판을 보고서야 프리웨이는 자전거가 이용할 수 없다는 걸 알았다.(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만 금지되어있었다)
다행히도 자전거 전용도로도 있었는데 자전거를 타고 마운트로프티를 넘어서 한도르프와 애들레이드힐스를 거쳐서 가야하는 코스로, 조금은 돌아서 가야하는 길이었다.

봄이 오고 있다.

자전거 전용도로를 타고 가는 길은 안개 속에 실루엣으로 보이는 마운트로프티를 지나갔다. 간간히 비가 내렸지만 봄이 다가옴을 알려오는 꽃들과 산을 보고, 우리는 경치를 즐기며 산을 서서히 올랐고 크레이퍼라는 타운에 다다르고 나서는 자전거 전용도로가 끝이 났는데 표지판이 없는 갈림길에서 우리는 30여분간 지도를 보며 고민을 해야 했다.
우리지도에는 너무 작게 나와서 지도를 보고는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꼬여있는 부분이었다.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어보면 왼쪽으로 가면 한도르프를 거쳐 머레이브리지로 갈 수 있지만 상당히 멀고 너무나 언덕이 많아서 힘들고 가운데 길은 프리웨이라서 들어갈 수 없고... 잘모르겠다고 한다.
그러고 있는데, 잠시 후 어느 여자 분(벨린다)이 다가와서 도움이 필요하냐고 물었다. 우린 다시 우리의 목적지를 설명해주고 길을 아느냐고 했는데 그 분은 난감해 했다. 왼쪽길로 가면 지름길이 있는데 갈림길이 많아서 쉽지 않다고 하면서 잠시 고민을 하더니 자신이 차로 운전해서 길을 안내해 줄테니 따라오라고 했다.
가다가 갈림길이 나오면 갓길에서 우리가 오기를 기다려 주고, 그렇게 30분간을 정신없이 달렸다. 그렇게 도착한 곳이 스털링이란 곳이었다. 벨린다는 이제 표지판을 보고 가면 갈 수 있을 거라고 하면서 자신의 전화번호를 적어주며 혹시나 길을 잃으면 꼭 전화하라고 하며 떠났다. 벨린다의 도움이 없었다면 우린 어떻게 되었을지...

지나가던 길에 들른 한도르프는 가장 오래된 독일인 타운이라고 한다. 호주 속의 독일이라고 해야 할까? 타운의 느낌은 사뭇 다른 타운들과 달랐다. 사진에서 본 유럽의 분위기, 홈메이드잼(home-made jam)이 상당히 많았는데 하나 사지 못한 것이 아쉽다.


한도르프 이후 머레이브리지로 가는 길은 내내 고도의 격차가 심했다. 언덕과 다운힐, 이제껏 타본 것 중에 가장 심했던 것 같다. 머레이브리지 여행자 안내소에서(우린 타운에 가면 제일 먼저 여행자 안내소로 간다.) 출발하는 길에 다시 매튜와 아드리안을 만났다. 그들도 우리처럼 길을 잃고 한참을 헤메었다고 했다. 그리고 오늘의 언덕들에 대한 얘기도 한다.
"끔찍했어(horrible)!!" 라고 도대체 몇번을 말하는지...
그들도 우리처럼...
우리도 그들처럼...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위의 기사는 개인적인 용도 및 비상업적인 용도의 '퍼가기'를 허용하며, 상업적인 용도의 발췌 및 사진 사용은 저작자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