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50, 텐트 옆까지 캥거루와 에뮤들이...
에디터 : 강수정



2004년 8월 12일(목)

현재위치 : 메닝기 + 88km 지점
이동거리 : 88.45km
누적거리 : 3,480km
평균속도 : 23.1km/h
최고속도 : 42km/h
숙박장소 : 쿠롱(Coorong) 국립공원 캠핑장 (남위:36도 17분 13.1초, 동경:139도 42분 43.8초)


오전 내내 강한 뒷바람이 불어서 좋았지만, 불길한 뒷바람... 날씨가 곧 나빠질 것 같다.

아드리안과 매튜의 8일째 만남. 오늘이 마지막이었다.

길가에 죽어있던 고슴도치

오전 10시 30분경에 길가에 죽어있는 고슴도치를 발견했다. 호주 5센트 동전에 나오는 동물. 사진을 찍으려고 자전거를 세우니 저멀리 언덕에 매튜와 아드리안이 오는 것이 보였다. 그들은 오늘 킹스턴까지 가려고 어제 메닝기에서 20킬로미터를 더 이동했다고 했다. 우리는 내일 킹스턴에 들어가니 어쩌면 오늘 보는 것이 마지막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마지막 작별인사를 했는데 아드리안이 서운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루에 한번씩 도로에서 또는 숙소에서, 또는 타운에서 만나게 되는 것도 즐거운 일이었는데 아쉽기만 하다. 언제 어디서 다시 만날지 모르지만 한국가서 이메일로 오늘 찍은 사진과 동영상을 보내주며 그들의 여행 얘기도 들어보고 싶다.

쿠롱 국립공원 캠핑장 들어가는 길.

무인 캠핑장 사용료 신고하는 곳.
폴리스맨 포인트(Policeman Point)에(지도상에는 타운인지 알았는데 주유소 하나만 있는 곳이었다) 있는 로드하우스에서 주변지역의 지도를 무료로 줬다. 그 지도에 나와있는 42마일크로싱(42miles crossing)이라는 쿠롱(Coorong)국립공원캠핑장을 가기로 했는데 그 곳에 상주하며 돈을 걷거나 관리하는 사람은 없고 자신이 직접 사용신고서를 작성하고 이용료를 봉투에 넣어서 비치된 곳에 넣으면 되는 방식이었다.
자동차나 모터사이클이 없는 사람은 1인당 3.50이었는데 우리가 가진 돈은 10달러 지폐가 전부여서 10달러를 냈다. 돈내지 말까 잠시 고민도 했지만 저녁이라도 누가 들어온다면 얼마나 무안할 지를 생각해서 돈을 넣었다.
차라리 자동판매기로 설치해 놓았더라면 거스름돈을 받을 수 있을텐데...

텐트 안에 앉아서 모기장으로 밖을 보고 있자니 에뮤와 캥거루들이 우리가 있는 것을 모르는지 잊어버렸는지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에뮤는 작은 소리에도 상당히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도망가고 캥거루는 풀을 먹느라 정신이 없었다. 텐트플라이 안까지 머리를 들이밀고서 열심히 풀을 뜯는 캥거루들...
그렇게 맛있을까?

화장실과 물이 비치되어 있었고, 도로에서 3km를 들어가야 했는데 우리 외에 아무도 없었다. 밤이 되니 처음 들어보는 동물의 울부짖는 소리에 등에서 식은 땀이 흐르고 잠도 오지 않는데 창민은 무심하게 잘도 잔다...

우리 텐트 바로 옆까지 캥거루와 애뮤들이 돌아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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