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82, 새벽에는 겨울, 낮에는 여름
에디터 : 강수정

내일이면 목적지 브리즈번에 도착한다.

2004년 9월 13일(월)

현재위치 : 투움바(Toowoomba)
이동거리 : 114.09km
누적거리 : 6,179km
평균속도 : 17.2km/h
최고속도 : 47km/h
숙박장소 : 졸리 스와그맨 캐러밴파크(The Jolly Swagman caravan park) 캠핑

밤새 날씨가 추웠는지 아침에 일어나니 텐트와 자전거에 서리가 내려 있었다. 처음에 텐트가 얼어 있을 때는 무척이나 호들갑을 떨었었는데, 이젠 '새벽에 추웠나 보다..' 하며 지나친다.
비가 너무 많이 오지 않는다면 텐트에서 자는 것이 침대보다 더 편하게 느껴지는 걸 보면 사람의 적응력은 대단한 것이 아닐까..?

자전거를 타며 노래를 불렀다. 자우림의 '일탈'..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본다. 뒤에서 창민도 따라서 소리를 지른다. "매일 똑같이 굴러가는 하루, 지루해 난, 하품이나 해.." 어차피 들을 사람은 창민 뿐이므로 속이 개운해지는 것 같다.
노래방이 아닌 곳에서 악쓰며 노래하는 것은 생각해 보니 그래본 적이 없었다.

아침은 얼음이 어는 추운 날씨였지만, 오늘도 여전히 낮 기온은 30도 넘는 더운 날씨다. 30도가 넘는 일교차는 호주에서 처음 겪는 경험이고, 몇일째 100km를 장거리 여행이다 보니 오후 3시쯤에 도착했을 때는 거의 탈진 상태였다.

투움바의 윈드밀

투움바(Toowoomba)는 타운이라고 부르지 않고 시티라고 되어있는 걸 보니 무척이나 인구가 많은 것 같다. 평지가 아닌 곳에 만들어진 도시다 보니 언덕과 내리막이 많았고 차도 사람도 많은 복잡한 곳이었다.

호주에 와서 처음으로 장애인을 봤다. 투움바에서 수퍼마켓을 가는 길에 몇명이 모여 있었는데, 우리에게 인사하며 건네는 표정이 너무 해맑다. 그렇게 환하게 웃는 장애인의 모습은 아마 처음 본 것 같다.
호주에서 장애인을 위한 시설을 보며, 우리나라의 장애인들은 '이런 대우를 받고 사는걸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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