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방뚜 정복에 나서다.
에디터 : 이경훈

7월 14일.  D+20

어제 밤 늦게 캠핑장 앞 주차장에 도착해 노숙을 한 후, 몇 시간 못자고 아침 일찍 캠핑장이 열자마자 안으로 들어갑니다.
원래 요금을 내야 하는 주차장인데 관리인이 출근하기 직전에 빠져나와서 요금을 안냈습니다 -_-v
퉁퉁 부은 눈으로 얼른 리셉션에 들를 후 자리 잡고 씻기부터 합니다.


몽방뚜 밑에 있는 마을인 베두앙 Bedoin의 시립 캠핑장.  비탈진 산기슭에 있는데다 알프스의 캠핑장에 익숙해져 있다 프로방스로 오니 모래도 많고 나무도 다르고 날씨도 다르네요.

무엇보다 하루종일 캠핑카를 날려버릴 듯한 미친 바람-_-;;;;;  밖에 왠만한 물건을 두다간 모두 날아가기 일쑤입니다.  테이블도 펼쳤다가 날아갈 듯 하는데다 바람 때문에 너무 추워서 안에만 머물렀네요.  창문을 열어놨다가 창문마저 망가질 뻔 합니다.


바람만 없다면 참으로 따뜻하고 평온한 아름다운 베두앙.


캠핑장 입구에는 시립 수영장이 있습니다.
물론 바람 때문에 추워서 안들어갔습니다.  유럽 아이들은 추위를 모르는지 수영장에서 광합성도 하고 풍덩거리면서 놀더군요.


캠핑장 입구.


시립 캠핑장인 라 피네드.  꽁플레Complet는 '꽉 찼으니 돌아가'라는 뜻입니다.


요금표와 캠핑장 지도.


여기는 특이하게 리셉션이 캠핑장 밖에 있더군요.  시립이라 그런지 직원도 굉장히 친절했습니다.


흔한 유럽인들의 캠핑장 세팅.  왜건형 차량+트레일러+추가 인원을 위한 텐트.
캠핑용 트레일러에는 따로 천막을 쳐서 공간을 넓힐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트레일러에 천막을 제대로 치면 이렇게 됩니다.  하나의 집 탄생.
근데 치는 걸 옆에서 보니 굳이 하고 싶어지진 않습니다.  어디 한군데에 일주일가량 머무는 게 아니면 좀 비추하고 싶더군요.


텐트+차량 으로 캠핑하는 모습.


캠핑장의 서비스 건물로, 빨래/샤워/화장실 등이 있는 건물입니다.  캠핑장 자체가 산비탈에 만들어져서 계단을 통해서 가야 합니다.


어제 아침 저녁으로 비 맞으면서 뚜르를 관람하고 새벽까지 이동한 거리.  415km가 나왔습니다.

일단 샤워 한 후 아침을 먹습니다.  어제 비를 왕창 맞으면서 뚜르를 관람했더니 다들 골골 대는데다 장거리 운전의 여파로 다들 엄청난 피로에 시달리며 일단 쉬기로 합니다.


특히 운전을 도맡아 한 지용이는 아직도 쿰나라.


4명 다 요리와는 거리가 먼 관계로-_-;;;  아침을 대충 으쌰으쌰 때웁니다.
다들 피곤한 관계로 아침을 먹고 나서 점심까지 다시 취침하기로 합니다.

다시 점심 먹고 출발 준비.
바람이 너무나도 거세어서 면님이 조금 꺼려하기는 했으나, 다들 몽방뚜 정복을 위해 나섭니다.


다들 레땁 이후 오랜만에 타는 자전거.
는 생각해보니 이틀밖에 안지났습니다.


오랜만에 룰루랄라 자전거를 타서인지 자전거 타는 사진이 많더군요.  더군다나 라이딩 사진 많이 찍기로 유명한(!) 기배형과의 처음이자 마지막 프랑스 마실 라이딩이었습니다.


베두앙의 마을.  인구 3000 정도의 아주 작고 오래된 마을입니다.  몽방뚜 밑에 있는 마을로 가장 유명하며, 왠만한 축척의 지도에는 잘 안나올 만큼 조용하고 작은 마을입니다.


프랑스 어딜 가나 있는 세계대전 위령비.  프랑스를 위해 죽은 이 마을의 사람들을 기리는 비입니다.  이 마을에선 1차 대전 때 북아프리카로 많이 징집되었나 봅니다.


프로방스의 거인 (제앙 드 프로방스) 몽 방뚜.
꼭대기는 월면과도 같은 자갈많이 깔려 있어 일년 내내 마치 높은 화산 위에 눈이 앉은 것 처럼 보입니다.

여기부터 22km 1600m 업힐 감ㅋ사ㅋ


베두앙에서 출발해 몽방뚜로 향하는 대략 20km의 거리.  초반에 길을 몰라서 살짝 헤맸습니다.  뚜르에서도 몽방뚜는 항상 베두앙에서부터 오르는데, 코스 자체도 가장 힘든 코스이지만, 남쪽 지중해에서 불어오는 미스트랄이 가장 심한 방향이기도 합니다.


갔다온 고도표.
그냥 뒷산 한번 갔다온 것 뿐.


이 지역은 바람은 많이 불어도 햇빛이 강해서 포도밭이 아주 많습니다.  바람도 세고 날씨도 건조해서 자전거 타기가 아주 좋더군요(!).  대부분의 지역 주민이 포도밭, 관광업(숙박) 혹은 자전거 관련에 종사하는 듯 했습니다.


저 멀리 보이는 몽방뚜의 꼭대기.  베두앙 뿐만 아니라, 훨씬 더 멀지만 큰 마을인 카펜트하 Carpentras 부터 보입니다.  이 근처의 프로방스 마을에선 어디서나 잘 보여서 프로방스의 거인이라는 별명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몽방뚜 정상에서 19km 지점.  여기서부터 경사도가 갑자기 10% 이상으로 올라갑니다.


몽방뚜 정상 오픈.
다른 알프스의 산들은 눈이 많이 내리면 고갯길을 통제하는데, 여기는 바람이 너무 심하면 통제한다고 합니다-_-;;;;
지금까지 몽방뚜 정상의 바람 최고속은 시속 320km가 기록됐다고 하네요.  가기 전까지는 뻥 같았는데 나중에 올라가고 나니 좀 이해가 됩니다-_-


업힐 초반부터 바닥에 선수들을 응원하는 낙서들이 잔뜩.
비도 많이 안오는 지역이라 그런지 예전 페인팅도 많이 남아 있습니다.


기배형 혼자 웃네요-_-;;;  다들 뿔난 표정ㅋㅋㅋㅋㅋ


한참 가니 15km 표지판이 나옵니다.
뭐 이런거 이제 너무 익숙해져서 별 감흥이 없어집니다.  음 아직 좀 남았군?
한 5km는 남아야 '와 이제 5키로밖에 안남았어!!!'


몽방뚜의 초반은 숲으로 우거져 있습니다.


도로도 꽤나 좁고 무엇보다 경사도가 상상외로 정말 세서 놀랐습니다.  평균 경사 10%가 계속해서 이어져 있는데, 여기서 평균경사 10%면 1km의 평균경사를 말하는 것이어서 실제 순간 경사도는 훨씬 높습니다.  왜 몽방뚜를 뚜르의 가장 힘든 코스라고 부르는지 초반부터 느꼈습니다.


더위에 벌써 헬멧을 벗은 기배형.


바닥엔 버나드 아이슬 페인팅이!!!
오르막과는 별로 관련 없는 버니 아이슬의 이름이 적힌 걸 보니 왠지 모르게 반갑더라구요-_-;


랜스!!!!!!!!!!!!
랜스가 종합 3위를 차지했던 2009년 뚜르는 여기 몽방뚜를 마지막으로 찾아왔었죠.  당시 토니 마틴이 아깝게 2위를 차지하는게 체이싱 레전드에 나옵니다.  랜스 또한 프랑크 슐렉의 어택을 방어하며 종합 3위를 수성했었죠.


계속되는 알프스 담금질로 이미 신체 개조가 일어난 강군-_-;;;
저도 미약하게나마 안보이던 근육이 안녕? 하면서 생기더랍니다.


면님도 며칠 전의 레땁을 뛰고 나서 왠만한 오르막은 별로 길다는 생각이 안드는 멘탈 개조.


자전거 타기 너무나도 완벽한 날씨여서 좋았습니다.


리스
니키
안디
슐렉
프랑크
당시 삭소뱅크를 열렬히 응원하던 메세지네요 ㅎㅎㅎㅎ


계속해서 가파른 경사도를 유지하면서, 코너마다 벌떡벌떡 땅이 솟아 있습니다-_-;;;


숲속에서도 간간히 보이는 거대한 몽방뚜의 정상. 
베두앙에서부터 아무리 가도 가까워지지 않아요 ㅋㅋㅋㅋㅋ


뤽상부흐 사람들의 알레 슐렉!
나중에 산악 구간에서 뚜르를 관람했을 때 어찌나 룩셈부르크 사람들이 많은지 아 내셔널 프로젝트팀 할만 하구나 싶었습니다.  아니 나라도 작은거이 어디서 이 많은 사람들이 왔다냐...


오랜만에 보는 그 이름 발베르데.
2006 오퍼레이션 푸에르토로 뒤늦게 정지 처분을 받았었죠.
내년에 무비스타 팀으로 복귀합니다.


이제 6km 남았다는 표지석.
여기부터 숲이 사라지고 흔히들 알고 있는 몽방뚜의 거친 자갈 바닥과 월면 표면이 나타납니다.
더불어 나무가 없어지면서 바람이 미친듯이 불기 시작합니다.


올라가다 보니 왠 투어링 형이....


슬근슬근 톱질하듯 꾸준히 올라오던 투어링님 ㄷㄷㄷㄷㄷㄷㄷㄷ
배낭마저 심상찮아 보이더군요.


이 6km 지점은 몽방뚜의 진정한 무서움이 시작되는 구간이라 더더욱 큰 의미가 있습니다.  몽방뚜 기준 베두앙 반대편 동네인 쑤 Sault 에서 올라오는 몽방뚜의 또 다른 루트가 베두앙 루트와 만나 휴게소가 있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이제 계속해서 정상의 기상 관측/통신 타워를 눈에 두고 올라갑니다.


는 갑자기 엌ㅋㅋㅋㅋㅋㅋㅋㅋ 엄청난 토네이도가 덮칩니다.  도저히 서서 댄싱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바람이 휘몰아칩니다.  여기부턴 바람을 피할 만한 것이 아무것도 없어 넘이지지 않도록 자전거를 꽉 잡고 올라갑니다.  게다가 강력한 바람으로 몸이 순식간에 식어가서 페이스를 높이기로 합니다.
몽방뚜의 정상 부근은 일년 중 240일 이상 시속 90km의 바람이 분다고 합니다.  정말 아무것도 자라지 못할만 합니다.


이제 저 멀리 보이는 베두앙.


계속해서 올라가지만 산 정상은 가까워질 기미가 안보이고....
그래도 너무나도 놀라운 경치에 계속해서 감탄합니다.

가끔 옆에 지나가는 차량들도 휘청이는게 무섭더군요-_-;;;
몽방뚜는 워낙 유명한 관광지이며 차량을 이용한 정상까지의 타임 트라이얼 경기도 있는지라 차량이 꽤나 많은 편이지만, 사이클리스트들을 존중하며 다들 안전하게 추월하고 절대, 절대 클락션을 울리는 일이 없습니다.


너무나도 좋아 보이는 날씨.
하지만 엄청나게 강한 바람으로 힘듭니다.
한가지 신기한 점은, 마지막 5km 가량은 헤어핀이 꽤나 많은데, 코너를 돌 때마다 바람 방향이 바뀌어서 똑같은 파워로 가도 뒷바람 맞으면 8% 가량의 업힐인데 시속 22km, 맞바람 맞으면 시속 5~6km으로 순식간에 줄어듭니다-_-;;;  참으로 신기한 곳입니다.


멀지만 점점 가까워지는 정상의 타워.
경치를 뭐 말로 이루 형언할 수 없더군요.


아래를 내려다보면 전혀 다른 세계.
오른쪽 저 멀리에 베두앙 마을이 보입니다.


길가는 거친 자갈로 뒤덮혀 있습니다.  관광객들도 꽤나 많지만 워낙에 길고 넓어서 복닥거리는 느낌은 없었네요.


판타니????!!!!!!!!!!!!!!!!!!!!!!!!!
2001년 랜스와 1대1 대결을 펼쳤던 판타니의 이름이 적혀 있네요.
10년전 페인팅이 아직도 남아 있는건가-_-;;;


마지막 1.5km 부근에 있는 톰 심슨 Tom Simpson의 추모비.  영국 역사상 최고의 자전거 선수로 꼽힌 톰 심슨은 플란더스 투어, 밀란-산레모 등을 우승했으며, 뚜르에서는 옐로 져지를 입었으며 종합 4위까지 올랐었고, 1965년 월드 챔피언을 차지하기도 했지만, 1967년 7월 13일 뚜르의 13번째 스테이지에서 몽방뚜를 오르다가 암페타민, 음주, 더위, 그리고 엄청나게 힘든 코스로 인해 이곳에서 쓰러져 운명을 달리했습니다.
추모비는 1997년 7월 13일 사망 30년을 기리며 만들어졌습니다.  다들 화환대신 물통을 하나씩 올려두더군요.


특히 영국 사이클링 팬들이 많이들 보러 옵니다.


마지막 1km!!!
이 프랑스 국도의 표지석은 워낙 이뻐서 기념품 가게에도 축소 모형을 많이 팝니다.  로드 사이클리스트라면 누구나 소장하고 싶은 알프 듀에즈, 갈리비에, 몽방뚜 기념 표지석들 ㅎㅎ


마지막까지 줄어들지 않는 경사.


드디어 업힐 시작 2시간 8분만에 정상을 찍었습니다.
초반에 놀면서 코스에 몸을 익히느라 상당히 천천히 올라오긴 했지만 그래도 엄청난 길이였습니다.  그래도 이제는 이런 업힐들에 익숙해 져서인지 다들 규모에는 크게 놀라지는 않았습니다 ㅎㅎ
일반적인 아마추어들은 몽방뚜를 1시간 30분에서 2시간 30분 가량 걸린다고 합니다.  프로 선수들은 1시간에서 1시간 20분가량 걸린다고 하며, 몽방뚜 최고 기록은 2004년 이반 마요가 도피네 리베레에서 세운 55분입니다.


드디어 정복!
몽방뚜 정상 1912m.


바로 뒤에 있는 통신 타워를 배경으로도 한 컷 찍습니다.


지금껏 올라온 길.


강지용쿤.


면님.
평소에 자전거를 거의 안타는 면님도 레땁 한번 뛰더니 힐클라이밍에 대한 개념 상실-_-;;;


맑은 날씨, 거센 바람으로 인해 구름도 정말 멋집니다.


다른 라이더들도 다들 저기서 사진을 찍으려고 대기중 ㅎㅎ
여기를 올라오고 나면 바람 때문에 체운을 순식간에 뺏겨 추위에 떨기 때문에 방풍자켓을 얼른 챙겨 입어야 합니다.


사진 찍으면서 놀고 있으니 기배형이 뒤늦게 올라옵니다.  사진 찍으면서 경치를 둘러 보느라 많이 늦었습니다.


........................
몽방뚜에서까지 미시령 포즈를 취하다니 식상하네요.


기배형도 타워를 배경으로 한컷.
정상에는 자전거 뿐만 아니라 수많은 모터사이클과 차량 운전자들도 와 있습니다.


정상에는 이런 말린 과일 같은 젤리를 파는 가판대가 몇 개씩 있었습니다.


일단 퍼 넣고 무게로 계산.
프랑스 사탕 답게 무지막지하게 달달합니다.


개중엔 이런 불량불량해 보이는 것들도...


반대편에는 과자를 파는 가판대.  가판대 밑에 몽방뚜를 대충 그린 듯한 그림이 귀엽네요 ㅎㅎ
물론 이것도 프랑스답게 달달함...  그래도 나름 맛있게 먹었네요.


그 옆에는 프랑스 특유의 말린 소세지 판매중.  돼지고기를 잠봉마냥 소금에 절여 말린 후 허브나 곰팡이 같은 걸로 뒤덮인, 치즈+소세지 스러운 놈들입니다.  짜고 고기냄새 좋아하면 괜찮은데.... 이건 좀 무섭더군요.


일단 주워담는 면님.


하지만 계산을 위한 대화는 제 몫-_-;;;;
다리가 길어보이는 뒷태네요 헤헤
이 가판대 뒤에는 기념품 샵도 있는데 뭐 딱히 특별한 건 없었습니다.  다만 몽방뚜가 적혀있는 표지석은 다들 겟!


득템한 과자와 기념사진.


엄마는 차량으로, 부자는 자전거로 오른 한 가족.
아빠가 아들을 계속 밀어주는데 보는 제가 땀이-_-;;;


이제 하산을 준비하고 내려갑니다.
내려가는 길에도 바람은 사방팔방에서 불어옵니다.  앞바퀴도 휘청거려서 너무나도 위험하며, 반대편에서 올라오는 차량과 모터사이클이 좀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합니다.
경사도가 세지만 특히 바람이 심하게 부는 초반은 무서워서 시속 40km이상으로 뽑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렇게 빌빌거리면서 내려가는데 기배형이 지용이를 따라가느라 슝 날라가더군요.  그리고 코너 몇개 도니깐 지용이는 보이는데 기배형은 어디갔지????
어딘가 앞에 내려가고 있겠지 싶어 계속 내려갑니다.
숲이 우거진 곳을 지나 다시 베두앙이 시야에 들어오는 거리까지 내려가니, 숲이 사라지며 갑자기 강력해지는 돌풍!
다들 반대편 차선까지 날라가며 꺅꺅 소리를 지르지만 다행히도 아무도 없어서 충돌 위기를 모면....  정말 위험했습니다.

이렇게 대략 35분동안 내리막을 내려오고 나니 지용이는 캠핑장에 가서 DSLR 카메라를 두고 한번 더 몽방뚜를 왕복하고 오겠다고 합니다.
저와 면님은 옷 갈아입고 까르푸 가서 장보기, 그리고 마을 중심으로 가서 둘러보기로 합니다.

기배형은 캠핑장에 미리 가 있겠거니 하고 갔는데.....  없네요.
기배형이 혼자 다닐 분이 아닌데 뭔가 잘못된 걸 느낍니다.
핸드폰도 없어서 연락도 안되고 우리가 찾으러 나가봤자 엇갈릴테니 여튼 뭐 캠핑장으로 알아서 돌아오겠지 싶어서 일단 까르푸로 나가 봅니다.
는 7월 14일 혁명기념일인 바스티유 데이라 닫아 있네요-_-;;;;  장보는 건 포기하고 쪼그만한 동네 있던 자전거 샵을 들러 보기로 합니다.


베두앙에서 가장 큰 자전거 샵.  앞에는 왠만한 물건들은 다 판매합니다.  서울 시내에 있는 대형샵 수준의 물건들....  여기 인구 3천인 마을 맞나요-_-;;


샵 내부에 걸려 있던 누군가의 룩.


샵 밖에 세워져 있는 자이언트 디파이 어드밴스드 카본들.  모두 대여용 자전거들입니다.


그 옆에 늘어서 있는 룩 566들.  얘들도 대여용 자전거들입니다.
무슨 대여용 자전거들이 죄다 카본 컴포트 모델들-_-;;;;


오후 5시쯤 됐던거 같은데 여전히 해가 쨍쨍.  물론 베두앙도 프로방스답게 엄청나게 강한 바람들이 휘몰아치지만 그나마 햇빛 때문에 더운 편.  하지만 그림자로 들어가면 바람 때문에 춥습니다-_-


몽방뚜로 가는 길 입구에 있는 또 다른 자전거 샵.  여기는 대여용 자전거가 200대 이상이라고 써 있네요.
이 지점이 몽방뚜 기록이 시작되는 지점입니다.  부르 드와장에서처럼 기록용 타임 칩도 마을 관광 오피스에 가면 구할 수 있습니다.


가건물스러운-_- 대형 자전거 샵.


여기는 창고에 대여용 자전거를 두고 주로 영업하는지라 샵 자체는 기본적인 물품밖에 없더군요.  대여용 에디먹스 EMX-5의 위엄.


아무리 기다려봐도 기배형이 올 기미가 안보여 그냥 몽방뚜에서 캠핑장 가는 길에 있는 음식점에서 뭔가 시켜먹으면서 지나갈 때 부르기로 합니다.


제가 시킨 라따뚜이 피자.  화덕 피자인데 정말 엄청나게 맛있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먹은 피자 중 탑 3안에 들 정도.  프로방스의 소박한 시골식 야채요리인 라따뚜이가 피자와 합체!  빵 끝은 화덕 때문에 살짝 탄 부분도 있었지만 정말 너무나도 맛있었습니다.


면님은 치킨 파니니.  이것도 맛있었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이 동네 피자가 다들 맛있다고 하더군요.  다른 사이클 여행자들의 후기에도 베두앙의 피자는 자주 등장합니다.
그렇게 한참을 먹다보니 기배형이 슝 지나가길래 겟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나 몽방뚜를 내려오는 과정에서 쑤 Sault로 향하는 다른 길로 내려가버린 기배형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여기 갈림길이 베두앙쪽은 완전 내리막이고 쑤 쪽은 약간의 오르막이라 전혀 헷갈릴 일이 없는데 어떻게 저쪽으로 간거지 정말 미스테리......  본인도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며 미스테리......

베두앙 반대편의 동쪽의 쑤로 완전히 내려가버린 기배형.  이쪽 길은 협소하고 중간에 오프로드 자갈길도 살짝 있어서 도저히 헷갈릴 수가 없는 길인데....  내려가면서도 '이상하다 자갈길이 있었나?' '아 자갈길이 끝나고 다시 포장도로네 여기가 맞나보다'하면서 계속 내려갔다고 하네요.
미스테리.....


일단은 살아 돌아온 것에 기뻐하며 남은 피자를 흡수해 원기를 회복한 기배형.  내려가서 본 풍경이라며 사진기로 자랑합니다.
일단은 블로그에 쓸 거리가 생겼다며 기뻐하는 모습-_-?!


한참을 내려가 보니 끝없는 보라색의 라벤더 밭이 있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쑤는 라벤더의 산지로 거대한 보라색의 라벤더 밭의 관광지로도 유명하다고 하네요.


혼자 20km 내리막 내려갔다가 다시 20km 올라오고 다시 베두앙으로 내려온 기배형.  다행히 쑤 방향의 몽 방뚜는 세가지 루트 중 가장 난이도가 낮고 경사도도 힘들지 않은 편이라 다행히 살아 돌아왔습니다.


갈림길.  오른편으로 가면 베두앙, 저 위로 올라가면 쑤 방향입니다.  어떻게 오르막으로 올라가며 길을 헷갈릴 수가 있었을까....  도무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러고 놀다보니 어느새 지용이가 몽방뚜 정상을 한번 더 찍고 도착.  이번에는 풀 파워로 달려봤다고 하네요.  딱 한시간 25분의 대단한 기록이 나와다고 합니다.  알프스는 인간의 멘탈과 육체를 개조하지 하하하.....
동네 뒷산 두번 왕복했을 뿐인데 100km가 나오네요.
지용이도 배고파 쓰러질 지경이라 피자를 하나 더 시킵니다.


이번엔 볼로네즈 피자.  각종 고기와 잠봉 등이 들어간 녀석.  역시나 맛있었습니다 촵촵
기배형은 라따뚜이 피자도 흡수 후 볼로네즈 피자까지 폭풍 흡수 ㅋㅋㅋㅋㅋㅋㅋ 힘들었던게 눈에 보이더군요.


이후 캠핑카로 돌아와 기배형의 마지막 프랑스 나이트를 기념해 예전에 마트에서 산 이것저것 신기한 음식 도전.  첫번째는 푸아그라!


........................fail....
그냥 기름덩어리+느끼한 간덩어리 느낌.  사실 어떻게 조리하는지도 모르고 다들 일단 사서 생으로 먹었으니 제대로 된 맛이 나올리가 없었죠 ㅋㅋㅋ


와인, 샐러드, 토마토 스파게티로 저녁을 마무리합니다.


아름다운 노을을 찍는 기배형.
한여름의 프로방스지만 역시나 바람 때문에 패딩 착용-_-;;


날씨가 좋아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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