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8, 아무 것도 없는 타운 Varley
에디터 : 강수정

2004년 7월 1일

현재위치 : Wave Rock + 82km
이동거리 : 82.80km
누적거리 : 445km
평균속도 : 15.8km/h
최고속도 : 39km/h
숙박장소 : 도로 옆 캠핑 (남위:32도 45분 52.0초, 동경:119도 00분 35.0초)


Wave Rock은 사진에서 본 것보다 훨씬 아름답고 웅장한 느낌이었는데..
처음으로 새벽에 비가 내리지 않은 아침을 맞이했지만, 어제 장거리를 달린 탓인지 조금은 개운치 않은 기분이었다.
아침일찍 카메라를 들고 Wave rock을 보러 나갔고, 주위를 둘러보는데 2시간은 걸린 것 같다. 숲을 걷다가 처음으로 야생 캥커루 2마리도 봤다.
Wave rock은 일출과 함께 보니 사진에서 본 것보다 휠씬 아름답고 웅장한 느낌이었는데, 사진으로 보니 감동이 덜해지는 것 같다.

부족한 식수를 모으기 위해 Wave Rock 위에 물길을 만들어 인공 호수가 생기도록 하였다.
오전에 주위를 둘러보고 지체하느라 출발은 상당히 늦었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매표소는 자율적으로 돈을 내는 자동판매기 형식이었는데,
잔돈은 안주는 자동판매기라는 것. -_-

오늘은 순조로웠던 하루, 또 양만 본다.
저 수많은 양들이 먹고 배출하는 가스가 지구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던데.. -_-
지도에 표시된 Varley에 가면 타운이지 않을까 했는데(어떤 웹사이트에서도 Varley에 관한 정보는 찾을수가 없어서 내심 불안했었다.),
그곳은 사람이 살지 않는 곳이었다.
그저 "이곳이 Varley입니다." 라는 표지판 하나가 외로이 서있었다.
마치 지도에는 사람이 사는 곳인 것처럼 표시해 놓고 이러면 정말 난감하다.
어차피 다음 타운까지는 오늘 못 갈듯 싶고 어차피 캠핑을 해야 하니 조금 더 달려보기로 했다.

보통 이렇게 VARLEY 78km라고 있으면 타운이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오늘 도로에서 길을 건너는 캥거루 3마리를 봤다.
차가 지나가고 나니 주위를 좌우로 살피고, 통통~ 뛰어서 건너는 것이 도로 건너는게 생활화된 캥거루 같아 보인다.
그들도 나름의 법칙이 있었는데.. 한마리가 먼저 도로로 나와서 좌우를 살피고 있으면
뒤에 있는 2마리가 차례로 건너고 망을 보던 캥거루도 마저 건넌다..
그리고 도로 건너편에서 다시 모이고 캥거루들이 출발한다.
그 모습이 어찌나 기특하고 신기하던지..

동물원이 아닌 곳에서 처음보는 캥거루 5마리,
동물원에서 봤던 캥거루들이 불쌍하다는 생각을 했다.
집도 가족도 잃고 철조망 안에 갇혀서 사는 동물들.
이 넓은 들판을 뛰고 싶을텐데..


도로 옆 작은 공터를 발견하여 캠핑을 하였다.

사진에서 보이는 이 정도의 공터를 발견하면 참 고맙다.
대부분 넓은 평야지만, 키작고 뻣뻣한 덤불들이 모두 자라고 있어서 텐트 칠 공간이 마땅치 않다.
해지기 전에 텐트 칠 공간을 찾았다면 바로 캠핑 준비에 들어가야 했다.

이런 장소를 찾은 것에 감사하며..
오늘도 밤하늘의 은하수를 감상하며 저녁을 지어먹고,
커피 한잔을 두고 창민과 오늘 하루를 이야기한다.

여행이 나에게 이런 사소한 일 하나에도  감사함을 느낄 수 있게 해 주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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