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12, 우리의 고생은 다른 사람들에게 기쁨인가?
에디터 : 강수정

2004년 7월 5일

현재위치 : Esperance
이동거리 : 0km
누적거리 : 761km
숙박장소 : Crokers Park - 샬레(남위:33도 49분 58.7초, 동경:121도 53분 23.3초)


아침일찍 일어나서 해변에 나가 일출을 보고 오늘은 은행 일을 보고 다른 곳으로 숙소를 실내로 옮겨서 하루 쉬기로 했다.

우리 캠핑사이트 옆에 있었던 차량. 텐트를 차 위에 설치한다.
Andrew St.에 있는 Commonwealth bank를 찾아갔는데 영업시간 10분 전이었다.
공원에 앉아서 한국에 보낼 엽서를 쓰고 있는데 어제 우리를 고속도로에서 봤다면서 반가워 하시는 노부부를 만났다.
우리의 고생은 다른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고 있는 게 맞나? ^^

은행 문이 열렸고 당당히 들어가서 카드를 찾으러 왔노라 하고 말했다.
퍼스에서 만든 은행계좌 현금카드를 이곳 지점에서 받기로 하고 약속한 날짜보다 일찍 왔는데 다행히 카드가 와 있다. 카드가 이렇게 이뻐보일 수가...
제일 먼저 200달러를 현금지급기에서 뽑고 슈퍼마켓에 가서 사야 할 것들, 비상식들, 먹고 싶던 것들을 샀다. 장보는 시간이 이렇게 즐거울수 있을까?
자전거에 식료품을 넣고 있는데 지나가던 아저씨는 우리에게 일본인이냐고 한다. 한국인이라고 했더니 한국에서도 근무해 봤다면서 반가워 하셨는데 의외로 한국에 돈 벌기위해 가는 호주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에 조금 놀라웠다.
그리고 늘 같은 질문들...
어디서 어디까지 가느냐? 하루에 몇키로 이동하는지? 어디서 자는지?...

이제 아름답다는 Esperance 해변에 가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먹을 것도 많고 지갑에 돈도 있으니 부자가 된 것 같다.
자전거 길은 해변을 따라서 39km 정도 이어져 있었고 중간 중간 경치가 아름다운 곳에는 의자도 많이 있어서 쉬기도 좋았다. 평일이라서 사람도 거의 없었고, 너무나 맑은 바다와 소금같은 흰모래, 파란 하늘, 때묻지 않은 무인도 같은 느낌이었다.

해변에 가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먹을 것도 많고 부자가 된 것 같다.
숙소를 구하기 위해 지도를 보고 찾아간 곳은 Crokers park. 별이 4개짜리 숙소인 걸 보고서 입구에서 잠시 망설였다.
가장 싼 숙소는 샬레(chalet)라고 말했는데 욕실이 딸린것은 65달러, 욕실이 없는건 50달러라고 해서 싼걸로 달라고 했다. 그런데, 아줌마가 잠시 생각하시고 나더니 50달러에 욕실 있는 걸로 쓰라고 하신다. 오늘 횡재다...^^
우리가 머물 곳을 지도를 보며 찾아갔다.(여기는 너무 넓어서 지도가 필요할 정도다.)
새 시설 깨끗하고 아늑하고, 꽃모양으로 접혀있는 수건 등, 여긴 독립호텔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다.
샤워부스까지 있고, 퍼쓰(Perth)에서도 그랬는데 방만 빌릴 비용에 운 좋게도 욕실과 주방 딸린 걸 빌린다.
자전거 여행은 이런 사소한 것으로도 행복하게 만드는 마법이 있는 듯하다.
50달러에 65달러짜리 방을 주셨다. 고마우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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