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캠핑 여행 3박4일-1편
에디터 : 쇠말패

자전거에 트레일러를 끌고 3박4일 여행을 준비하였다.

누구나 여유라는 비장의 무기를 갖고 살고 있다.

다만 어떻게 여유를 부리고 쓰느냐는 각자의 몫이다. 예순을 넘기면서부터 나에게는 특별한 여유가 더 만들어졌다. 자전거여행이라는 비장의 핵무기가 여유에 보태진 것이다. 등산이나 자전거타기로 이골이 난 몸에다 여유를 쓸 줄 아는 경험의 지혜로 나는 일상을 공략하여 삶으로부터 보석과 같은 흥분을 앗아낸 것이다.

자전거캠핑여행이라는 여유와 쇠말패 친구들의 지렛대 같은 웃음이다.

5월은 계절의 꽃이다.
더구나 이번에는 4일을 재치고 나면 5일 간 연휴가 되는 셈이다. 한달 전부터 산장지기님과 나는 캠핑여행에 욕심을 부렸다. 3박4일 예정으로 강화도와 석모도를 돌아오는 자전거여행을 야영으로 하자는 것이다.

산장지기님은 2인분의 짐을 싣고 가는데 우리는 그것을 20톤 트럭이라고 불렀다.

등산 경험이 풍부한 산장지기님 부부와 우리 부부 그리고 아들 창민이 이렇게 다섯 명이 11시에 잠실 선착장에서 만났다.
한강 남쪽 자전거 길을 따라 가서 행주대교 부근의 파밭을 지나 김포-양천-대명 항으로 가 첫날의 야영을 할 참이다.

일행은 다섯이지만 자전거에 트레일러를 끌고 가는 사람은 나와 아내, 산장지기님 그리고 창민이 네 명이었다. 나와 아내는 오래 전부터 사용하는 Kool Stop 트레일러를, 산장지기님은 최근에 구입한 Instep 이고 창민이는 외발짜리 Bob Yak를 끌었다. 산장지기님은 2인 분의 짐을 싣고 가는데 우리는 그것을 20톤 트럭이라고 불렀다. 트레일러를 끌고 가는 우리 행렬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잠수교 부근에서 자전거를 타고 온 최서방 일행을 만났다.
처제와 최서방은 내일 대명 항에서 다시 만나기로 하고 헤어졌다.

행주대교까지 번듯하게 나 있었던 자전거용 포장도로를 끊은 듯 사라지고
파밭 가운데로 난 농로를 이용하여 김포뚝방도로로 이어진다.

파밭을 지나다가 스포크가 망가졌고 자전거점을 찾아 수리하였다.

방화대교 아래에서 싸간 김밥으로 점심을 먹고 느긋하게 김포를 향해 달렸다. 1km가 될까 말까 하는 파밭 길은 한강에서 강화도로 가는 유일한 자전거 길이다. 행주대교까지 번듯하게 나 있었던 자전거용 포장도로는 끊은 듯 사라지고 파밭 가운데로 난 농로를 이용하여 김포뚝방도로로 이어지는 것이다.
길이 보통 울퉁불퉁한 것이 아니다. 이 길에서 산장지기님의 자전거 앞 바퀴의 스포크가 하나 망가졌다. 자세히 보니 니플이 부서져 스포크가 튀어나온 것이다. 김포가도에서 자전거점을 찾아 헌 니플을 하나 얻어서 창민이가 스포크를 수리하였다.

양천을 지나면서 과일가게에 들려 참외를 깎아 먹었다.


구름이 낀 하늘이 석양을 가리고 있었지만 우리의 여유는 당당했다. 대명 항에는 바다와 건너 보이는 강화도가 기다리고 있었다. 저녁 일곱 시쯤에 도착하였다. 남자들은 정자를 하나씩 잡아 텐트를 쳤고 아내와 산장사모님은 장터에 가서 회와 매운탕거리를 사 왔다. 소주와 맥주도 따라왔다.

저녁을 넉넉하게 먹고 산장지기님과 창민이는 대화를 이어간다.
9시 뉴스를 보지 않아서 더 여유로워진 머리로 나는 내일을 상상하며 아내와 텐트에 들었다. 옆에는 창민이가 비박색에 홀로 잠자리를 준비한다. 아들도 산장지기님도 친구가 된 것이다.

장터에 가서 회와 매운탕거리를 사 왔다. 소주와 맥주도 따라왔다.

정자를 하나씩 잡아서 텐트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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