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 체스터 힐 코치, 목표를 정하면 라이딩이 더 즐겁다.
에디터 : 박창민 기자

2013년 6월에 설립된 WCC-KS(World Cycling Center Korea Satellite)는 지금까지 3배 이상의 성장을 하며, UCI에서 지정한 세계 WCC 중 3년 연속 최우수 기관에 선정되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캠프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체스터 힐(Chester Hill) 수석코치와 박성웅 이사가 자리잡고 있다.

WCC란 무엇인가?

월드사이클링센터(WCC)는 UCI가 설립하여 세계 사이클 유망주들을 훈련시키는 장소다. 현재 정식으로 UCI WCC 타이틀을 사용할 수 있는 교육기관은 전세계 4개이며, 우리나라는 유일하게 선수들이 무료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관이기도 하다.
WCC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선수들은 사이클 개발도상국에 한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아시아에서 사이클 선진국으로 인정을 받으며 개발도상국 라이더들을 지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WCC-KS는 유일하게 트랙과 로드를 모두 교육하는 기관이기도 한데, 이번 해부터 BMX를 추가하고, 나아가 산악자전거 교육까지 확장해 세계 최대의 WCC가 되는 것이 목표다.
현재에도 40일 정기 캠프가 년 3회, 아시아에서 유일한 영재육성 캠프가 년 3회로 매우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으며, 올해 9월에 열리게 될 BMX 캠프를 포함하여, 산악자전거까지 확장된다면 UCI 수준의 거의 모든 사이클링 교육을 우리나라에서 소화하게 되는 것이다.

박성웅 이사는 "WCC-KS는 UCI에서 가장 집중을 받고 있는 WCC이며, 지금까지 코치 레벨 2등급까지 교육할 수 있는 단계에서 내년부터는 레벨 3등급까지 교육할 수 있는 기관으로 성장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라며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WCC-KS에 대해 설명했다.

WCC-KS는 세계의 WCC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곳으로 꼽히고 있다.


어려서부터 접한 사이클로 UCI 코치까지

체스터 힐 코치는 11살 정도에 선수 출신 아버지를 따라 자전거를 타게 되었고, 그 후 주니어 라이더로 영국에서 활동하게 되었다고 어린 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말했다.

"대학에서는 운동생리학을 전공하여 석사학위를 따고, 공부를 마친 2008년 미국에서 사이클팀의 코치를 맡으며 레이스 우승을 위해 일했습니다. 그리고, 영국으로 돌아와 맨체스터 벨로드롬에 위치한 브리티시 사이클팀에서 교육과 코치를 2년 반 정도 하게 되면서, 저의 전문 지식을 많이 활용하게 되었습니다"라며 체스터 힐 코치는 말을 이었다.
그는 2011년 UCI와 인연을 맺고, 그 다음 해부터 WCC의 업무를 맡게 되었으며, 2013년에 우리나라에 설립된 WCC-KS의 교육을 담당해 1년 중 절반 가까이 우리나라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 되었다.



선수들의 훈련부터 시설에 대한 경험까지

1년에 3회 열리고 있는 정기 캠프는 40일의 일정으로 진행된다. 40일이라는 시간이 선수들의 기량을 완전히 바꿀 수 있는 기간은 아니지만, 체스터 힐 코치는 상당히 많은 부분의 변화를 만들 수 있고, 발전의 밑거름을 마련하는 계기가 된다고 말했다.

"이 캠프는 UCI의 수준높은 사이클링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그에 걸맞는 수준을 한국 WCC-KS에도 적용하여 트레이닝에 관련된 기반시설부터 모든 것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코치와 선수들을 위한 다양한 트레이닝 뿐 아니라 개발도상국에 부족한 시설에 관한 내용들도 경기를 치를 수 있는 수준까지 올려주는 것이 훈련의 목적이기 때문입니다"라며 체스터 힐 코치는 WCC 캠프의 목적을 설명했다.

개발도상국 선수와 코치는 훈련과 교육 뿐 아니라, 수준 높은 환경을 접하면서 경험을 쌓게 되는 것이 WCC-KS 캠프의 목표다.

어린 라이더들에게 다양한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우리나라는 아시아권에서는 제법 좋은 성적을 보여주는 나라이기도 하며, 인프라 면에서 UCI에 인정을 받아 WCC-KS가 설립될 수준이지만, 아직 세계 수준의 라이더와 경쟁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체스터 힐 코치는 한국 라이더들과 경기를 많이 치러봤고, 가능성이 큰 나라라고 설명했지만, 지금보다 더 많은 어린 라이더들이 다양한 라이딩 경험과 교육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를 전했다.

"한국이나 영국은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영국을 예를 들면 '정말 정말 정말' 많은 어린 라이더들이 있고, 그들은 다양한 클럽에서 활동을 하며, 높은 수준의 코치는 아니지만 지역 코치를 통해 다양한 훈련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트레이닝 캠프도 많이 있기 때문에 관심있는 어린 선수들이 참가하여 세계적인 수준의 훈련을 받을 수도 있죠"라며 힐 코치는 이야기했다.

"이런 것을 위해서는 정말 투자가 필요한데, 영국의 경우는 올림픽 메달을 위한 투자까지 이어지고 있어서 최고의 코치와 시설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한국은 그런면에서 볼 때 다양한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는 점과 올림픽 메달을 위한 최상위 레벨까지의 체계적인 훈련 단계가 부족하다는 점이 세계적인 레벨의 선수가 나오는 데 한계가 있는 이유일 수 있습니다"라며 덧붙였다.




참여하고 싶어도 어려운 WCC-KS 캠프

정기 캠프에는 5~7개 나라의 선수들과 코치들이 참가하고, 참가하기 위한 선수들과 코치는 그 나라의 연맹에서 선택하여 그 목록을 WCC-KS에 전달하게 된다.

"각 나라의 연맹에 의해 선택된 선수들은 우리에게 그 목록이 보내지고, 우리는 그 선수들 중 가능성과 태도 등의 다양한 평가를 통해 초청장을 보내게 됩니다. 이번 캠프의 경우는 3:1 경쟁이었죠"라며 박성웅 이사는 WCC-KS의 인기에 대해 말했다.

그 나라 연맹에서 특별하게 요청하거나 WCC-KS에서 그 나라에 요청하여 가능성 있는 선수를 다시 훈련하도록 요청하는 경우도 있다. 이번 캠프에 참가한 데이나의 경우도, 자신이 직접 싱가폴 연맹을 통해 신청한 것이지만, 기존 훈련 태도가 무척 좋았었기 때문에 다시 연습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경우다.
아시아에서 32개의 나라가 사이클 개발도상국으로 지정되어 초청 대상이지만, WCC-KS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나라는 1년에 20여개국 정도가 한계이다. 그래서, 보통 한 나라가 같은 해에 2번 연속 초청받는 경우도 거의 없는 정도다.

"몇 나라에서는 초청만 해 준다면 자기들이 교육 비용을 모두 지불하겠다는 곳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경우라도 조건에 맞지 않으면 WCC-KS에 들어올 수 없죠"라며 박성웅 이사는 덧붙였다.

WCC-KS 캠프에 두번째 참가를 한 데이나(Dana)는 싱가폴 대표선수로 서남아시안게임 참가를 준비하기 위해 이번 캠프에 참가하게 되었다.
그녀는 "WCC-KS가 교육 기관 중에 최고 수준"이라며 직접 비용을 지불하고 이번 캠프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비용을 지불한다 하더라도, 심사를 거쳐 WCC-KS 캠프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만큼, 참가 기회를 얻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40일 캠프, 라이더 및 코치의 수준과 눈높이를 높인다.

정기 캠프는 40일이어서, 어떻게 생각하면 짧은 기간일 수 있다. 하지만, 체스터 힐 코치는 그 기간에 변화에 대한 기반과 계기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40일 동안 많은 것을 바꿀 수는 있습니다. 라이더의 버릇부터 능력에 대한 가능성까지 다양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죠. 이곳에 참가하는 사이클 개발도상국의 아시안 라이더들은 비교적 수준이 낮기 때문에, 여기에 와서 100% 트레이닝에 집중하고 이런 시설에서 있다는 것 만으로도 그 선수들과 코치들은 많은 것을 배우게 됩니다"라고 힐 코치는 말했다.

이곳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선수 2명과 코치 1명이 기본 구성이다. 선수들을 훈련시킬 뿐만 아니라 코치까지 트레이닝을 하여, 선수들을 계속 훈련하여 수준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만들기 위해서다.
코치들은 이곳에서 훈련을 하는 동안 레벨 1 또는 2의 자격을 얻을 수 있게 된다. 물론 참가한 모든 코치들이 레벨 획득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스위스에 위치한 UCI에서 교육을 받는 것에 비하면 언어에 대한 장벽을 넘을 수 있는 친절한 설명과 때로는 통역까지 합세하여 코치의 교육 완성도를 높이는데 집중하는 곳이 WCC-KS인 것이다.
이 레벨을 받은 후에 스위스에서 더 높은 레벨의 코치와 라이더로 트레이닝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수 있게 된다.


라이딩 중 뒤 선수를 견제하기 위한 기술을 배우는 시간이었다.
앞선 선수는 고개를 움직이지 않고 뒤의 선수와 앞의 트랙을 눈동자의 움직임만으로 봐야 한다.
앞선 선수의 고개가 움직여 앞을 보고 있다고 알게 되면, 그 순간 뒤의 선수는 스피드를 올려 준비하지 못한 앞 선수를 추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라이더 한명으로 인해 나라의 환경까지 변화시킨다.

WCC를 통해 무엇을 이루고 싶냐는 질문에 체스터 힐 코치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전했다.
"몇년 전 몽골 라이더가 훈련을 하러 왔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꽤 괜찮았고, 매우 성공적으로 캠프를 마쳤죠. 저희는 그를 꾸준히 훈련시키기 위한 노력을 이어갔고, 처음 트랙 사이클을 접했던 그 선수는 주니어 월드챔피언에서 우승까지 차지하는 기록을 만들었습니다. 이런 것이 여기서 이루고 싶은 하나의 목표이고, 개발도상국에 이와같은 기회를 만들어 내어 변화를 만드는 것이 그 다음의 목표입니다.
몽골의 경우는 트랙 레이싱에 대한 환경이 전혀 없는 곳이었지만, 그 선수를 통해 그의 인생 뿐 아니라 몽골이라는 나라에 자전거와 트랙 레이스를 알리고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것은 정말 멋진 일입니다"


같은 비전을 가진 스페셜라이즈드와의 협업

스페셜라이즈드 코리아는 WCC-KS에 자전거와 용품들을 지원하고, 체스터 힐 코치를 앰버서더로 임명하여, 그 열정에 대한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스페셜라이즈드는 우리와 협력하면서 매우 비슷한 열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라이더들이 이곳에서 변화를 겪고 자신들의 나라에 돌아가서 그 경험을 바탕으로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죠. 그런 면에서 사람들을 변화시키고 주변 사람들이 자전거를 즐기도록 하는 스페셜라이즈드의 비전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여, 이야기하면서 매우 편하게 느껴집니다. 단순히 자전거와 장비를 도와주는 것 외에도 이런 비전을 함께 공유하는 것은 매우 기쁜 일입니다"라며 체스터 힐 코치는 말했다.


목표를 갖고 큰 그림을 그리면, 라이딩이 즐거워진다.

엘리트 라이더들의 교육을 주로 하고 있는 힐 코치이지만, 일반 라이더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물어보았다.

"목표를 갖고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이 좋습니다. 코치에게 배우고 파워미터 등의 좋은 장비를 사용하는 것도 좋지만, 큰 그림을 보고 자신이 성취하고 싶은 목표를 정하며, 한단계씩 발전하는 라이딩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목표를 정하고 라이딩하면 정말 많은 것이 바뀔 것입니다. 사이클은 정말 힘든 스포츠이지만, 그 목표를 위해 한단계 한단계 성취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보면 재미있게 라이딩을 할 수 있습니다. 당장 어떤 피트니스를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것에 집중하기보다, 어떤 대회라든지 목표하는 라이딩을 정하고 그 목표를 향해 조금씩 나아가는 겁니다.
라이더는 천부적으로 타고난 재능도 중요하겠지만, 스스로의 노력과 열정, 그리고 목표를 성취하려는 마음가짐이 자신을 발전시키고, 더 재미있는 사이클링을 만들어 줄 것입니다"


체스터 힐 코치는 한국에서 다른 나라 선수들과 코치들을 교육하고 있지만, 명령어를 우리말로 하려는 노력을 하는 등 한국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필자는 그의 이야기처럼 목표를 정하고 자전거를 즐기는 방법을 머리 속에 그려보았다. 내년에 참가하고 싶은 그란폰도 대회 2개와 그곳에서 목표하는 완주 시간, 그리고 그것을 위해 준비해야 할 것들을 한단계씩 생각하다보니, 어느새 자전거를 어떻게 타야 될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까지 만들어져 갔다. 아마 이것이 그가 이야기하는 라이딩의 즐거움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지금 자전거로 하고 싶은 목표를 정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한 단계들을 하나씩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아마도 지금보다 자전거를 타는 이유가 더 즐거워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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