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기어 변속의 이해, 네번째 이야기
에디터 : 박창민 기자

지금까지 기어변속에 대한 소프트웨어적인 이해에 대하여 3회에 걸쳐 이야기를 다루었다. 간단하게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1편, 자전거 기어 변속의 이해 (기본 명칭과 기어 변속의 기본 이론)
2편, 자전거 기어 변속의 이해 두번째 이야기 (기어 변속에 따른 힘의 변화와 작동 방법)
3편, 자전거 기어 변속의 이해 세번째 이야기 (기어 변속 비율과 단수의 이해)

이번에는 변속 레버와 변속기인 디레일러 간의 이야기를 다루고자 한다.

타임트라이얼(TT)용 자전거는 이와 같은 변속 레버를 사용한다.
레버를 위아래로 움직이면서 변속을 하며 마찰력에 의해 위치가 고정된다.

손으로 검정색 부분을 돌려서 변속하는 그립 쉬프터
비교적 저렴하고 사용 방법이 간단해서 생활용에 많이 사용한다.

로드바이크는 브레이크 레버와 변속 레버가 일체형으로 제작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트리거 인덱스 변속 레버
두개의 레버를 당기거나 밀면 기어가 변속된다.

우리는 왜 변속 레버를 무시했나?
자전거의 변속 레버를 분해해 본 사람은 많지 않겠지만, 그 안에 무언가 복잡한 것들이 들어 있을 거라는 생각은 쉽게 해 볼 수 있다.
최초의 기어 변속 레버(물론 평행사변형 디레일러가 나온 후의)는 매우 단순한 형태를 갖추고 있었다. 지렛대 원리를 이용한 막대형 레버를 올렸다 내렸다 하고, 레버를 고정하는 마찰력에 의해 레버의 위치를 바꿀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레버는 이제 독주용(TT) 자전거나 클래식 자전거의 레버에서나 볼 수 있고, 일반적인 자전거에서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최근의 레버는 트리거 인덱스형으로 방아쇠처럼 생긴 레버를 당기거나 밀면 한단 또는 여러단의 기어가 변속되는 방식이다.
또 한가지 방식은 그립 쉬프트 방식으로 손으로 그립을 돌리면 기어가 변경되는 방식이다.
기어 변속의 중심에 변속기인 디레일러가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지만 사실 아무리 좋은 디레일러를 사용한다 하더라도 변속 레버가 정확하게 움직이지 않으면 다 소용없다.
때론 변속 레버의 업그레이드가 디레일러보다 더욱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이다.
하지만, 잘 보이지 않는 위치에 장착되어 있는 것이 변속 레버여서 쉽게 무시되는 경우가 많다.
변속 레버, 무시하지 말고 잘 관리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변속 레버의 뒤를 보면 이렇게 생겼다.

뚜껑을 열어보면 스프링과 라쳇, 톱니 등 흡사 시계를 보는 듯한 부품들이
모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간혹 이곳을 열어 청소를 하고 그리스를 새롭게 넣어주는 것도 좋다.
물론 처음에는 전문 미캐닉과 함께 하는 것이 안전하다.

디레일러와 변속 레버를 연결하는 케이블
간혹 최상급 변속 시스템을 갖추고도 부드럽지 않고, 불편하게 변속이 되는 자전거를 타 본 경험이 있다. 겉으로는 너무 깔끔하고 잘 세팅이 되어 보이지만, 우리는 또 보이지 않는 것에 무관심했던 것이다.
케이블, 이것은 변속 레버와 디레일러를 이어주는 유일한 장치다. 여러 가닥의 금속선을 꼬아서 만든 변속 케이블은 케이블 하우징(일명 겉선) 안에 들어가서 장력을 유지하며 디레일러와 연결되어 있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변속 레버에서 케이블을 잡아 당기면 그 힘에 의해 디레일러가 움직이게 되고, 그 사이의 팽팽한 긴장감은 디레일러 안에 있는 스프링으로 유지된다.
어쨌든 이런 이유에서 케이블이 오염되어 부드럽게 움직이지 못한다면, 아무리 좋은 변속 시스템에서도 불과 몇 천원에서 몇 만원하는 케이블 때문에 정상적인 작동이 되지 못한다.

자전거와 변속장비인 디레일러를 연결하는 것은 케이블이 유일하다.

때론 케이블 하나 바꾸는 것으로 XTR 부럽지 않은 변속 능력을 만들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세팅
수명이 다한 부품이 아니고서는 자전거 기어 변속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세팅이다. 위에서 이야기했던 레버와 케이블, 디레일러를 볼 때 우리는 참으로 아찔한 구성으로 자전거의 기어 변속을 하는 것이다.
변속 레버는 한번 움직일 때 일정한 간격을 밀거나 당긴다. 그 움직임만큼 변속 케이블은 당겨지거나 풀려지며, 케이블 하우징과 프레임을 통과한 변속 케이블이 디레일러를 당기거나 풀어주면서 변속이 되는 것이다.
변속 또한 넓게 벌어진 간격을 왔다갔다 하는 것이 아니라 뒤 변속은 불과 5mm내외의 간격을 움직이고, 앞 변속은 8mm 내외의 간격을 움직인다. 약 1mm 정도의 간격만 잘 못 움직여도 전체의 20% 정도가 오류가 난 것이니 크게 이상 증상을 나타내게 된다.
그리고, 뒤 디레일러는 고정하는 위치가 정확하게 있지만, 앞 디레일러의 경우는 그나마 알아서 프레임에 고정하고 위치를 맞춰야 하는 상황이다.
처음 변속 시스템을 세팅해 본 분들은 쉽게 알겠지만 이게 만만한 일이 아닌 것이다.

앞 디레일러는 고정하는 부분은 시트 튜브의 중간이다.
그냥 적당하게 맞추어 놓은 후 조금씩 아래위/좌우로 움직이면서 세밀한 세팅을 할 뿐이다.

카세트 스프라켓의 스프라켓 간의 간격은 5mm 내외에 불과하다.
1mm만 오차가 생겨도 20% 이상 오차가 발생한다는 의미이다.

디레일러와 변속 레버를 연결한 케이블의 길이가 정확해야 정확한 변속이 된다.
그래서 그 길이를 미세하게 조정하는 '조절 노브'가 있다.

디레일러에 따라 조절 노브가 없는 경우가 있으니 없다고 너무 당황하지 말자.

정확한 세팅을 위한 마이크로 조정 장치들
위에서 이야기한 것과 같이 1mm의 오차도 기어 변속에서는 20% 이상의 오차가 될 수 있는 치명적인 문제로 다가온다. 그래서 다양한 세부 세팅을 위한 장치들이 변속 레버와 디레일러에 포함되어 있다.
먼저 디레일러의 상하 위치의 한계를 조정하는 '한계 조절 나사'가 이것인데, 디레일러가 너무 바깥으로 나가거나 안쪽으로 들어가서 체인이 빠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존재한다.

앞 변속기의 '한계 조절 나사'는 보통 이렇게 위치하고 있다.
L 조절 나사를 잠그면 디레일러 판이 자전거쪽으로 움직이는 한계가 줄어든다.
H 조절 나사를 잠그면 디레일러 판이 바깥쪽으로 덜 나가도록 한다.

뒤 디레일러의 한계 조절 나사
H 조절 나사를 돌려 가장 작은 스프라켓과 풀리와의 위치를 맞춘다.
L 조절 나사를 돌려 가장 큰 스프라켓과 풀리의 위치를 맞출 수 있다.

케이블의 초기 위치를 조절할 수 있는 '조절 노브(knob)'들이 레버와 디레일러에 존재한다. 정확한 변속을 위해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이 바로 이 조절 노브이다.
조절 노브의 다이얼을 돌리면서 케이블의 길이를 맞추는 작업을 하는데,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미세 조정을 한다.
1. 기어를 가장 작은 스프라켓 또는 체인링으로 옮긴다.
2. 변속 레버를 이용하여 한단 큰 스프라켓 또는 체인링으로 옮긴다.
3. 잘 올라가지 않을 경우 - 노브 다이얼을 시계 반대 방향으로 조금씩 돌린다.
    한단 이상 올라갈 경우 - 노브 다이얼을 시계 방향으로 조금씩 돌린다.
4. 조절 노브의 다이얼을 조금씩 돌려가면서 기어 변속을 위아래로 하나씩 해 본다.

케이블 '미세 조절 노브(knob)'는 위와 같이 다이얼과 안쪽 가이드로 구성된다.

다이얼을 시계 방향으로 돌리면 안쪽 가이드가 다이얼 안쪽으로 들어가면서
케이블 길이가 짧아지고,
다이얼을 반대 방향으로 돌리면 안쪽 가이드가 다이얼 바깥쪽으로 나가면서
케이블 길이가 길어지게 된다.

디레일러에 조절 노브가 없을 경우는 변속 레버의 조절 노브를 이용한다.

로드바이크는 레버에 조절 노브가 없기 때문에
케이블 연결 부위에 조절 노브를 추가하는 경우도 있다.

때론 프레임에 연결된 케이블 가이드 위쪽으로 조절 노브를 넣기도 한다.



항상 이야기를 하지만, 기어 변속은 자전거를 더 자유롭게 하는 역할을 했지만, 누군가에게는 고장과 문제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복잡한 것을 싫어하는 세대에서 변속 장치가 없는 싱글 기어를 선호하는지도 모르겠다.
더 높은 곳을 오를 수 있게 하고, 더 빠르게 달릴 수 있게 하는 기어 변속의 매력, 이제는 조금만 더 관심을 갖고 찬찬히 내 자전거의 기어 변속을 이해하는 노력을 기우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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