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자전거 대리점 수요/공급 균형은?
2021년 03월 12일
에디터 : 박창민 편집장
사진 : 박창민 편집장

이번 달, 다음 달, 하면서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의 종식을 예견한 지 어느덧 1년이라는 시간이 넘게 흘러버렸다. 이로 인해 수많은 산업들이 한계에 부딪히고, 대처하기 어려운 환경 속에서 경제적인 문제가 발생한 게 한두 곳이 아니다.
하지만, 자전거는 건강을 위한 운동이자 사회적 거리두기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아웃도어 활동과 교통수단으로 새롭게 떠오르면서, 예상치 못한 수요 상승을 만들어냈다. 그렇지만, 세계적인 생산시설 가동이 원활하지 못했던 탓에, 그 수요를 감당하기에 벅찼던 것이 지난 2020년의 모습이었다.

지난 해,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수입유통사의 입장을 듣기 위해 '스포츠온55' 기명호 대표를 만났던 것에 이어, 올해는 시즌의 시작과 함께 자전거 대리점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자전거나라'의 이옥내 대표를 만났다.
1985년 개업한 '자전거나라'는 올해로 36년 째 운영을 하고 있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자전거 전문샵 중에 한곳이다. 또, 이옥내 대표는 세계 최대의 자전거 회사인 자이언트 그룹의 코리아 초대 지사장을 지내며 세계적인 유통부터 소매까지 전문성을 두루 겸비한 진정한 전문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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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36년 째 운영을 이어오는 대표적인 자전거 전문샵 '자전거나라'를 방문했다.
주소 : 서울 마포구 양화로 50 


2020년은 어떻게 지내셨나요?


작년 1월은 코로나19에 대해 아직 몰랐지만, 2월부터 시작해서 3월부터는 팬데믹과 함께 정부 및 기관에서 사회적거리두기를 강력하게 추진하게 되면서 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들이 아웃도어에서 편리하게 운동과 교통수단을 해결하기 위해 자전거를 선택하였습니다. 그 결과 자전거 산업에서는 꽤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었죠.

2019년까지만 해도 몇년 째 매출이 크게 줄어든 상황이어서, 그 겨울에 자전거 주문을 많이 하지 않았습니다. 대리점에는 이미 기존에 가지고 있었던 재고가 많았었고, 수입상들도 더 많이 가져와야 할 이유가 없었죠. 그런데, 갑자기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대리점의 재고가 5월까지 빠르게 판매가 되었고, 여름에는 재고가 거의 바닥이 난 상황이 되었습니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세계에서 수요가 늘어난 상황이었고 제조 공장들이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하는 것이 겹치며, 그 물량을 공급하기에는 부족한 상황이 만들어졌습니다. 시즌 시작으로는 매우 행복한 편이었지만, 그것을 다 소화하지 못해서 고객의 요구를 다 충족시키지 못한 것이 크게 아쉬운 해였습니다.

자전거로 가득 찼던 매장이 휭할 뿐 아니라 창고는 이미 빈 상태가 되었다. 


공급 부족으로 지난 겨울 시즌이 쉽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요?


지난 여름부터는 재고가 거의 떨어지면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만들어졌습니다.
원래는 12월과 1월이 어려운 시기인데, 비수기 임에도 불구하고 기존 몇 년 전보다 훨씬 매출이 좋았던 겨울이었습니다. 자전거만 들어오면 바로 판매로 이어졌기 때문에 재고만 충분했다면 훨씬 더 판매가 좋았을 것입니다.
겨울이 되어도 공급이 원활하지 않으니까 고객들이 지금이라도 구매해야 한다는 잠재의식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결과를 만들었다고 봅니다.
날씨도 1월이 좀 추웠지만 전반적으로 춥지도 않았고, 지난 설연휴 후로는 날이 따뜻해지면 판매와 방문이 훨씬 늘었습니다.


2021년을 예측한다면?


차질없이 공급만 된다면 자전거를 구매하고 싶은 고객이나 대리점, 수입상까지 모두 행복한 한 해가 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희망사항이 될 것 같습니다.

지금의 상황으로 봐서는 작년보다 올해가 더 어려운 해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작년은 대부분의 대리점들이 꽤 많은 재고를 확보한 상황에서 시즌이 시작되었지만, 지금은 창고가 거의 비어있는 상태로 3월을 맞게 되니 다들 불안한 상황이죠.
고객이 요구하는 물량과 대리점에서 재고를 확보해야 하는 수량을 생각하면, 엄청난 양의 자전거가 수입되어야 하는데, 지금으로 봐서는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전에는 대리점에서 주문하는 양만큼 수입상에서 모두 공급을 해주었지만, 지금은 그렇게 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게다가 요즘에는 글로벌 물류가 늘어나면서 생산 후 배송할 컨테이너를 찾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만큼 물류비용이 늘어나면서, 자전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물류는 더 느려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부품을 교체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억지로 고쳐서라도 탈 수 있게 만들어드리는 상황입니다. 타이어와 튜브와 같은 부품은 워낙 제조사가 많다보니 여유가 있는 편인데, 구동계 관련 부품들은 제조사가 한정되어 있다보니 구하는 것이 정말 어려운 상황입니다.
오죽하면, 자전거 사고가 나서 보험금을 받아 부품 결제를 했는데, 2개월이 지나서도 부품을 구하지 못해서 그냥 현금으로 되돌려달라는 요청을 받는 경우도 몇 번 있었습니다.

올해는 작년보다 더 어려운 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소비의 변화가 있었나요?


작년에는 입문하는 라이더들이 많았는데, 입문용 자전거가 없다보니 카본 프레임에 시마노 105 부품 이상이 장착된 고급 제품으로 입문을 해야 하는 고객들이 많았습니다.
입문용 자전거의 공급이 잘 되지 않다보니, 자신들에게 필요한 자전거보다 고급 스펙의 자전거로 입문하게 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이었습니다. 자신이 구매하려는 예산은 50만원인데, 자전거가 없다보니 어쩔 수 없이 100만원짜리 자전거를 구매하게 되는 것이죠.

올해도 저가 자전거의 공급이 원활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다 보니 이와같은 현상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올해는 자전거 판매 수량은 증가하지 못해도, 매출은 늘어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자전거 산업의 부가가치가 올라간 상황이기도 합니다.

처음 구매하는 자전거가 자신이 예상했던 것보다 고급을 선택하다보니, 용품 구매도 더 고급 제품을 선호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브랜드와 제품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은 분들임에도 고급 브랜드의 제품을 선택하는 고객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아마 올해도 이와같은 상황은 비슷하게 될 듯 합니다.

시작부터 좋은 자전거를 구매해서 애착을 더 가지시는 분들도 있지만, 고급 자전거에 비해 실력이 따라가지 못해서 제품에 대한 성능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많을 것입니다.
로드의 경우는 자이언트 SCR과 같은 입문용 자전거로 시작해야 힘을 주면 소음도 발생하고 프레임이 뒤틀리고 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사실은 이런 경험이 자전거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실력과 성능의 균형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만들어줍니다.
그런데, 바로 좋은 자전거로 시작하다 보니 자전거의 가격과 성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로 입문하게 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아진 것입니다. 

지난해는 시마노의 울테그라, 듀라에이스, Di2, 스램의 레드, 포스와 같은 고급 스펙의 제품을 지난 2015, 2016년(자전거 시장이 가장 좋았던 시기)보다 더 많이 팔았다고 봅니다. 실제로 저도 고급 자전거를 그때보다 많이 판매한 해가 되었으니까요.
고급 로드바이크에 알루미늄 평페달을 이렇게 많이 끼워본 적이 없었을 만큼, 입문하시는 분들의 선택이 한계가 있던 시기였습니다.


최근에 새로 오픈한 대리점을 많이 보는데, 어떠신가요?


2017~2019년 정도에 많은 대리점이 매출부진으로 도산되었다가 최근에 갑자기 성장하는 자전거 산업을 보며 대리점들이 늘어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자전거 대리점은 그렇게 쉬운 산업이 아닙니다. 게다가 요즘처럼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때는 손님은 있어도 판매를 하지 못해 매출을 올리지 못하는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수입상들도 신생 대리점과 규모가 작은 대리점까지 일일이 챙기기에는 현재 여유가 없기 때문이죠.

지금은 소비자의 수요에 비해 거의 절반 정도 밖에 수입이 안 되는 상황이라고 보면 됩니다. 게다가, 현재 수요는 다소 비정상적인 상황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안목으로 신중하게 결정했으면 합니다.


입문자들이 급상승과 문제점은?


주기적으로 한강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습니다. 고급 자전거를 타는 초보 라이더들이 너무 많이 늘어난 것이 사실입니다.
한강 중심부에는 자전거를 타는 분들도 많아졌고, 산책하는 분들도 늘어났습니다. 그런데, 컨트롤이 익숙하지 않은 라이더가 많아서 정말 위험합니다. 거의 매주 1~2명 정도는 사고를 당해서 저희 가게에 오시는 분들이 있을 정도니까요.
입문하시는 분들이 편하게 활동하면서 배울 수 있는 자전거 동호회도 많아질 필요가 있고,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서로 배려하며 자전거를 타는 문화가 더 정착해야 될 것 같습니다.

여성 입문도 꽤 많았습니다. 우리나라는 여성이 자전거를 시작하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긴 합니다. 그나마, 자이언트는 여성을 위한 리브 라인업이 있어서 좀 낫기는 하지만, 제품의 선택부터 라이딩까지 그렇게 쉽지는 않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남자 라이더들과 함께 타면서 본의 아니게 퍼포먼스 라이더가 되는 분들도 있고, 맛집 탐방처럼 즐겁게 자전거를 즐기는 여성 라이더들도 있습니다. 앞으로 자전거를 더 즐겁게 즐기는 여성 라이더들이 더 많아지기를 바랍니다. 

우리나라는 앞으로 자전거 문화에 있어서 더 발전될 필요가 있는데, 특히, 자전거여행을 하는 라이더들에게 적합한 숙소와 식당이 부족한 것은 풀어나가야 할 숙제로 생각됩니다. 자전거는 여행과 같은 라이딩 문화가 성숙되었을 때 더욱 발전된 문화가 될 것이라고 봅니다.


서로 기다려야 하는 상황


지금으로는 공급부터 대리점, 고객까지 서로 기다리는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빠르게 백신이 확산되고 어느정도 환경이 좋아진다고 해도 올 연말까지는 자전거 업계는 바쁘게 돌아가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현재의 비정상적인 상황이 코로나19 극복과 함께 빨리 회복되기를 바랍니다.


관련 웹사이트
자전거나라 : http://www.bikenar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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