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주목할 자전거 키워드는 무엇일까?
에디터 : 박창민 기자
어김없이 날이 따뜻해지면서 올해도 자전거 시즌이 시작되고 있다. 물론 겨울에도 실내외 활동을 통해 끊임없이 자전거 라이딩을 이어온 열혈 라이더들도 있겠지만, 따뜻한 날씨와 함께 자전거 시장은 조금씩 움직이며 새로운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키우고 있는 중이다.
이번 시간에는 로드바이크, 산악자전거, 시티바이크, 자전거산업 등에 대한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주목받을 수 있는 키워드를 하나씩 살펴보고자 한다.


로드바이크, 카본 프레임의 가격 경쟁 심화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로드바이크의 성장은 제법 주목할 만한 내용이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는 최근 몇년 간 큰 폭으로 로드바이크 시장이 성장하며 경쟁이 심화되었고, 퍼포먼스 바이크의 대표였던 카본 프레임 자전거들이 가격 경쟁과 함께 시장에 출시되었다.
이런 움직임은 상대적으로 유통 구조가 단순한 국내 브랜드 중 퍼포먼스 로드바이크를 생산하고 있는 첼로(Cello), 엘파마(Elfama), 예거(Jaeger) 등에서 심화되고 있고, 수입 브랜드 중에는 세계적인 생산 물량을 자랑하는 자이언트(Giant)가 경쟁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위의 브랜드들은 카본 프레임과 시마노 105 이상의 고급 부품군을 사용하면서도 100만원 후반대부터 200만원 중반대까지의 가격을 형성해, 알루미늄 프레임의 가격과도 비슷한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 결과 100만원 후반대 모델들에 있어서는, 고급 알루미늄과 카본 프레임 간의 경쟁이 새롭게 만들어졌는데, 카본에 대한 로망을 가진 소비자 입장에서는 카본 자전거를 선택할 수 밖에 없는 듯 하다.
하지만, 가격 경쟁으로 인해 진입 장벽이 낮아지며 '시장 성장'으로 이어질 지, 아니면 이로 인한 수익성 악화로 장기적 불황의 원인이 될 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자이언트 콤포지트 2 - 카본 프레임 + 시마노 105 부품군
소비자가격 : 1,700,000원

엘파마 레이다 R5700S - 카본 프레임 + 시마노 105 부품군
소비자가격 : 1,700,000원

첼로 케인 105 - 카본 프레임 + 시마노 105 부품군
소비자가격 : 1,750,000원

예거 마리온 라이벌 - 카본 프레임 + 스램 라이벌 부품군
소비자가격 : 1,990,000원


산악자전거, 26인치 휠사이즈는 사라질 것인가?

지난 타이페이 사이클쇼에서 산악자전거 전문 브랜드인 로키마운틴의 랜디 맥키니스 글로벌 세일즈매니저를 만났다. 그는 오는 8월에 발표하게 될 2015년 새로운 모델들을 보여주며, '퍼포먼스' 스타일은 29인치, '다이나믹' 스타일은 27.5인치로 발표될 것이라고, 26인치 모델이 전무해진 새로운 라인업을 소개했었다.
이렇듯 29인치로 빅휠이 소개되기 시작한 산악자전거 시장에 27.5인치가 가세하며, 26인치 산악자전거 라인업을 빠르게 몰아내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스탠다드 크랭크 시장에 컴팩트 크랭크가 소개되며, 빠르게 스탠다드 크랭크가 사라진 것처럼, 이제 26인치 스탠다드 휠사이즈는 사라질 것처럼 위태로워진 것이다.
예정하기로는 올해 안에 27.5인치 다운힐 자전거가 출시될 계획이고, 이미 선수들 중에는 27.5인치 다운힐을 타고 있다고 하니, 곧 월드컵에서 볼 수 있는 날도 멀지 않은 듯 하다. 마지막 26인치 시장으로 남아있던 다운힐 라인업까지 27.5인치가 점령한다면, 과연 26인치가 설 자리가 있을까?

퍼포먼스를 중요하게 여기는 라인업에서 자리를 굳히고 있는 29인치 휠의 산악자전거

다이나믹한 산악 라이딩에서 26인치를 대신해 라인업 교체에 성공한 27.5인치 산악자전거

같은 트레일 바이크라 하더라도, 라이더의 성향에 따라 29인치와 27.5인치를 선택할 수 있도록 라인업을 제시하는 것이 최근 트렌드가 되었다.

26인치 시장에 마지막 남은 것은 다운힐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미 27.5인치 다운힐 샘플이 출시되고 선수들도 사용하며 오는 월드컵을 준비하고 있다니, 이제 다운힐 시장에서도 26인치가 사라질 지 모르겠다.


시티바이크, 전기자전거의 가능성을 이야기한다.

불과 몇년 전만 하더라도 전기자전거는 전자기기 및 IT업체와 연계된 몇 업체들이 조금씩 출시하는 다소 동떨어진 시장 중에 하나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자전거 업체들도 하나둘 전기자전거 라인업을 추가하고, 전자기기 업체들도 독자적인 개발을 하기보다는 자전거 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완성도 높은 전기자전거 생산에 들어간 것이다.
특히, 전기 산악자전거의 일반화를 시작한 하이바이크부터 올해는 자이언트에서도 전기 산악자전거를 출시할 만큼, 내구성과 성능에 있어서 전기자전거는 매우 괄목할 만한 발전을 보여주었다.
국내에도 대표 자전거 기업인 삼천리자전거에서 전기자전거를 꾸준히 출시하며 새롭게 열리는 시장에 대비하고 있고, 실제 전기자전거를 체험한 사람들의 만족도 또한 높은 편이어서 우리나라에서의 시장성도 기대되고 있다.
물론, 아직 우리나라는 '전기자전거'라는 산업 카테고리를 법적으로 만들지 못해, 자전거를 자전거라 부르지 못하고, 자전거 도로를 달리기에도 일반 도로를 달리기에도 멋적은 상황이 되긴 하였다. 조속히 정리되어 전 세계에서 불고 있는 전기자전거의 인기가 우리나라에서도 문제없이 적용되기를 기대해본다.

자전거의 활용성을 높일 수 있는 전기자전거는 매년 크게 확장되고 있다.

자이언트와 같은 대기업도 전기자전거를 출시하며 빠른 변화를 예상하게 했다.

국내에는 삼천리자전거가 전기자전거를 꾸준하게 개발하며 시장을 넓혀나가고 있다.
하지만, 아직 전기자전거에 대한 기본적인 법안마저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전기자전거 미래는 아직 불투명한 편이다.


부품, 로드바이크를 위한 디스크 브레이크를 주목한다.

산악자전거의 제동 성능을 높이기 위해 개발된 디스크 브레이크는 일반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지 이제 10년이 조금 넘은 듯 하다.
이런 시간동안 디스크 브레이크 기술은 꾸준하게 발달되어 경량화를 이루어냈고, 험한 환경에서도 제동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특징 탓에 산악자전거에 이어 시티바이크에 적용이 늘어났다.
또한, UCI가 사이클로크로스에 디스크 브레이크 사용을 허용하며 로드바이크를 위한 디스크 브레이크 개발이 가속되었고, 이제는 다양한 로드바이크에 디스크 브레이크가 장착된 모델이 출시되기 시작했다.
아직 UCI는 로드 대회에서 디스크 브레이크를 허용하지 않은 상황이어서 그 확장이 얼마나 빠르고 어디까지 이어질 지는 모르겠지만, 일반 동호인들에게는 비가 오는 날씨에도 제동력이 좋은 브레이크를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 탓에 엔듀런스 스타일의 모델부터 디스크 브레이크가 점차 적용되어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한, 듀얼컨트롤 레버를 지원하는 유압 디스크 브레이크도 출시되며, 적은 힘으로도 강력한 제동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브레이크가 더 큰 관심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로드바이크의 디스크 브레이크 장착은 점점 그 범위를 확대해가고 있다.

시마노는 유압 브레이크 레버와 Di2를 연동한 컨트롤레버를 출시하여, 로드바이크 디스크 브레이크 적용을 가속시키고 있다.


산업, 여성 라이더의 가능성

자전거는 오랫동안 남성 스포츠로 많이 인식되어 왔다. 하지만 2000년을 넘어서며 트렉이 WSD라는 '여성 전용' 자전거를 선보였고, 뒤를 이어 스페셜라이즈드가 여성을 위한 자전거 개발에 힘을 실으며 그 시장을 키워 나갔다.
최근에는 자이언트까지 리브(Liv)라는 브랜드를 독립시키며 '여성 전용'이라는 자전거 시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데, '여성'이라는 자전거 시장은 이미 세계적으로 강력한 파워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해외 마케팅 담당자들과 이야기를 하며 각 나라별 여성 라이더들의 분포를 물어보면, 유럽과 미국, 호주, 일본, 타이완 등에서 여성 라이더들이 차지하는 비율이 30~40%까지 된다는 의견이다.
그리고, 30~40%의 여성이 가진 시장 장악력은 50~60%까지 되어 전 세계적인 여성 전용 용품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그에 비해 우리나라는 여전히 10% 미만의 적은 여성 라이더 비율을 보이는 것이 현실이다. 그 원인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국내 여건 상, 독립성을 중요시 하는 자전거 라이딩에 있어서 우리나라 여성들의 환경이 '독립성'을 키우기에는 다소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또한, 우리나라는 결혼생활과 육아 등의 활동에서 남성보다 여성에게 주어지는 역할부담이 크게 작용하여, 독립적이며 개인적으로 움직여야 하는 자전거 라이딩과 같은 활동에 제약이 많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들이 시간과 노력을 들여 '자전거'를 탈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어떤 환경과 인프라가 주어져야 할 지, 국내 자전거 산업에 남겨진 큰 숙제가 아닐 수 없다.

여성 자전거 시장은 세계적으로 크게 발전하고 있는데, '여성 전용' 모델들의 출시가 이어지며 그 시장의 가능성과 새로운 소비 창출로 확대되고 있다.

자전거 선진국은 여성 라이더의 비율이 30~40%를 넘는다고 한다. 아직 10% 미만인 우리나라에서는 어떻게 가능성을 보여주어야 할 지 숙제로 남아있다.


2014년, 다음 주부터는 서울의 최저 기온이 섭씨 5도를 넘어서며, 예년보다 약 2주 정도 빠른 봄을 예보하고 있다.
빠르게 변하는 자전거 시장, 그리고 다양한 주제들이 올해에도 자전거 문화를 흥미있게 발전시켜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바이크매거진은 항상 그 트렌드를 읽은 수 있도록 좋은 기사를 쓰기 위해 올해도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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