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샤모니에 도착하다.
에디터 : 이경훈

6월 29일.  D+5

하룻밤 머물다 간 몽트뢰의 주차장.  다행히 아침 7시까지는 주차비가 없어 6시에 일어나 빠져나옵니다.

몽트뢰 앞의 레만 호수.  제네바까지 이어져 있는 거대한 호수입니다.

물도 무지 깨끗하고 맑습니다.

전망대, 프레디 머큐리의 동상, 그리고 알프스.

호수 풍경

전망대에서 물을 찍고 있는 지용.

몽트뢰는 퀸의 리드보컬인 프레디 머큐리의 동상이 있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퀸의 작업실이 이 도시에 있었고, 프레디 머큐리가 사망하기 전 마지막 날들을 이곳에서 보냈다고 하네요.  매년 열리는 재즈 페스티벌도 있습니다.


프레디가 사망하고 나서 4년 후 발표된 퀸의 마지막 정규 앨범인 'Made in Heaven'의 앨범 표지판과 같은 구도로.


프레디 성님을 보니 분출하는 잉여력을 방출해 봅니다.


아침에 아름다운 호수를 구경하니 상쾌합니다.

호수로 콸콸콸 흘러 들어가는 알프스 약수물

아침은 동네 빵집에 들러 샌드위치를 사먹습니다.  가게 앞에 오붓하게 앉아 주인을 기다리는 개님.

참치 샌드위치와 향이 강한 치즈가 들어있는 샌드위치 등등 시켜 먹습니다.
스위스는 유로존에 포함된 나라가 아니기 때문에 스위스 프랑을 사용합니다.  물론 유로도 받습니다만, 거스름돈은 쿨하게 스위스 프랑으로 줍니다.  물론 환율도 세게 받습니다-_-

오오오 이것이 알프스의 풍경
이때는 모든게 너무나도 신기합니다.

산 중턱의 발전소

잠깐 휴게소에 들러 조금 전에 산 샌드위치와 커피를 맛있게 먹습니다.  저 멀리 보고 있는 것은...

폭풍  간지의 스위스 신부님.  알프스를 배경으로 뭔가를 열심히 읽으시는데 멋지네요.  차도 검은색으로 깔맞춤 하심.

더 가다보니
샤모니로 향하는 표지판이 나타납니다.

그랑 생 베르나르의 계곡으로 가는 방향.  우리가 알고 있는 세인트 버나드의 고장으로, 프랑스의 유명한 스키장이 모여 있는 계곡입니다.
프랑스 알프스에는 이렇게 대규모 계곡이 몇 개 있는데, 그랑 생 베르나르, 모리엔느 계곡, 부르 드와장과 브리앙송의 6개의 계곡 등 이러한 곳을 중심으로 자전거와 스키가 발달한 곳들입니다.  위의 표지판에서 베르비에(Verbier)도 뚜르 드 프랑스의 단골 업힐 스테이지입니다.

스위스의 마르띠니Martigny에서 프랑스 방향으로 고개를 넘기 시작합니다.

오르막 시작 부근에서 올라온 마을을 내려다 본 풍경.
차로 대략 20분 넘게 오른 것 같네요.

정상인 꼴 드 라 뽀클라(Col de la Forclaz)
꼴은 우리나라 말로 고개라는 의미입니다.  미시령, 대관령 할 때 '령'이죠.  앞으로 많이 보시게 됩니다 ㅎㅎ

정상에는 몽블랑 지역의 산악 자전거 코스의 이정표가 세워져 있습니다.  이곳은 로드바이크 뿐만 아니라, 산악자전거와 트레킹 천국입니다.

트리엥 지방의 간략한 역사와 몽블랑에 대한 표지판.

정상에 나 있는 트레일로 언니가 짐을 짊어매고 트레킹을 떠납니다.

아름다운 알프스
드디어 만년설이 보인당께!!!

인증샷도 날려줍니다.

올라오느라 수고해준 우리 붕붕이

알프스의 헤어핀 산길을 다니다 보면 저런 무시무시한 트레일러들이나 대형 화물차들이 거리낌 없이 돌아 댕깁니다.  무서운 동네...

정상 휴게소에서 판매하는 초콜렛과 기념품.

생 베르나르 (세인트 버나드) 인형 >_<
다른 데도 팔 줄 알았는데 이 동네에서만 팝니다.  안 사온게 후회되는 아이템 ㅠㅠ

티셔츠에는 내 이름은 하이디(My name is Heidi)라고 써 있는-_-;;;

꼴 드라 뽀클라

내려가는 길에 자전거를 타고 올라오는 한 무리를 발견합니다.
그란폰도용 배번도 막 달려 있는 걸 보면 대회를 막 뛰고 왔거나, 같은 동호회에서 왔거나 한 모양이네요.  어르신들이었는데 굉장히 열심히 타십니다.

뽀클라를 내려와서 한참 오니 이제 프랑스-스위스 국경.
국경 직원이 있긴 한데 우리가 멈추니깐 왜 멈추냐고 얼른 가라고 손으로 훠이훠이....

계속되는 숲길을 따라 가다가

이제 이런 풍경은 점점 흔해집니다.

계속해서 자전거 타는 사람들 목격.
의외로 여성 라이더가 꽤 많습니다.
이 때는 '와 여기 자전거 타는 사람 정말 많다 유명한 곳인가보다'했는데 나중에 보니깐 그냥 일반적인 알프스 동네면 다들 이정도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돌아다닙니다.

여기는 샤모니까지 가는 길의 또 다른 고개길인 꼴 데 몽테(Col des Montets)

샤모니 근처로 오니 이제 몽블랑 산자락이 보입니다.

MTB 타고 질주하는 분. 

앞에서 한참 타던 프랑스 아저씨.
옷 위에 빕을 입는 건.... 프랑스만의 더러운 패션입니다.  이태리 애들이 무지하게 욕합니다.
가끔 어떤 아저씨들은 한 술 더 떠서, 저 빕 안에다 바람막이랑 바게뜨랑 꽂아 넣고 다녀서 시각 테러가 상당합니다. 
프랑스 라이더들은 장비나 옷은 좋을 걸 많이 사용하는데 이런 디테일에서 가끔 한숨이-_-;;;
이태리 애들은 사이클리스트 패션의 최고봉인데 비해 너무 차이가 납니다 ㅋㅋ

뒷짐지고 내리막도 내려가면서 여유롭게 다운힐을 즐깁니다.

프랑스에선 자전거를 추월할 때 1.5m 간격을 벌리고 추월해야 하는 규칙, 그리고 차선을 가능하면 변경하면서 추월해야 하기 때문에 자전거들이 안심하고 탈 수 있습니다.  라이딩 시 뒤에 차가 있든 말든 별 신경 안쓰고 탑니다.  뭐 지가 답답하면 알아서 추월하겠지...라는 마음이랄까요.

샤모니 캠핑장의 옆 마을 풍경.

세벨로 R3을 타고 지나가던 여성 라이더.

살짝 숲길을 지나가면 캠핑장이 나옵니다.
나무가 많은 곳을 지나갈 땐 캠핑카 천장이 나뭇가지에 심하게 긁히지 않도록 천천히 조심히 가야 합니다.

샤모니의 캠핑장 캠핑 메흐 드 글라스 (빙하의 캠핑장)

이런 캠핑밴도 있습니다.  트레일러나 소형 캠핑카의 경우 이어 붙일 수 있는 텐트를 활용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설치는 결코 쉽지 않아 보입니다.

계속된 이동으로 매우 피로한 관계로 음식하기가 귀찮아져서 한국에서 가져온 라면을 끓여 먹습니다.

그리고 강군은 바로 오침.

본격적인 자전거는 지용이가 깨고 난 다음 하기로 하고 샤모니 시내에 구경을 나갑니다.  면님은 인라인을 신고 저는 자전거 타고 뿌잉.

스키장과 몽블랑의 후광으로 샤모니는 뭔가 호텔이 즐비한 동네입니다.

마을 중심에는 알프스에서 흘러내려온 빙하 녹은 석회수가 허옇게 콸콸콸



샤모니 마을.

알프스는 로드바이크로도 즐길 수 있지만, 산악자전거 또한 인기가 많습니다.  프랑스에선 MTB를 VTT라고 부릅니다.
스페셜라이즈드 자전거를 빌려주는 자전거 샵.

여긴 스캇 자전거를 빌려줍니다.
돌아다니다가 스캇 신형인 FO1L을 타고 다니는 사람도 있더군요.
샤모니는 한국에서는 유명한 관광 마을이긴 하지만, 몽블랑을 보기 위해 들르는 마을 일 뿐, 스키나 레저활동을 하지 않는다면 크게 볼 것은 없는 곳입니다.  물론 몽블랑 하나 보기 위해 여기 올만은 합니다.

간단하게 간식을 사먹고 캠핑장으로 돌아와 지용이를 깨운 후, 자전거를 타러 나갑니다.
오늘의 목적지는 아까 아침에 지나온 꼴 드라 뽀클라를 다녀오는 것.

오랜만에 자전거를 타고 업힐을 하러 나서 봅니다.
헉헉거리면서 열심히 30분동안 올라가니 꼴 데 몽테입니다.  오랜만에서 타서인지, 아니면 해발고도가 높아서 그런지 꽤나 힘이 들고 파워가 잘 나오지 않습니다.

꼴 데 몽테를 찍은 후 내려갔다가 뽀클라를 30분동안 오르니 정상이 보입니다.  여기 업힐은 기본이 30분이라는 게 좀 어이가 없더군요.  해발 고도 차이는 각 업힐이 모두 500m 정도 됐습니다.

다시 내려와서 스위스 국경 사무소 앞에서 한 컷.

아침에 본 프레디 성님을 떠올리며...

원래 계획은 이탈리아의 라피나렐로까지 마친 후, 여행의 막바지에 스위스의 알프스를 다시 한번 방문해 관광하는 것이었지만, 당시 갑작스럽게 결정한 뚜르 드 프랑스 업힐 스테이지 관람하기라는 퀘스트를 위해서 스위스를 포기하게 됩니다.  결국 스위스 방문은 이게 마지막이었습니다.

차를 타고 지나올 때는 크게 임팩트 없는 업힐이었는데 해발고도는 그렇지 않습니다.

캠핑장으로 복귀하는 내리막은 추워서 바람막이를 입고 갑니다.
하지만 막판에 갑자기 쏟아지는 폭우로 흠뻑 젖어서 도착합니다 ㅠㅠ

이곳에서의 라이딩 느낌은, 국경이라 차량 통행량이 꽤 많은 편이며, 특히 트럭이 좀 있습니다.  물론 자전거를 위협하거나 그런 행동은 없습니다만 신경이 좀 쓰이긴 합니다.

자전거도 꽤 있지만, 다른 알프스 동네에 비하면 오히려 적은 편에 가깝습니다.

오늘 타고 갔다온 루트.  빙 맵은 해외에선 잘됩니다.

고도표.  첫번째는 꼴 데 몽테, 두번째는 뽀클라, 세번째는 다시 몽테 입니다.  그저 2시간 반의 라이딩을 가볍게 했을 뿐인데 이런 고도표가-_-

저녁은 바베큐를 처음으로 시도해 봅니다.

열심히 숯에 불을 지펴 보지만 생각처럼 전혀 안되는 ㅠㅠ

발화제가 없는 관계로 결국 숯을 가스불에 달궈서 넣어버립니다.


는 성공!
하는 줄 알았지만 화력이 약한 관계로 결국 가스로 다시 한번 구워서 먹습니다.
fail ㅠㅠ

고기도 빠질 수 없죠.  프랑스는 마트의 음식이 굉장히 저렴한데, 고기가 한국에 비해 아주 싸서 자주 사 먹었습니다.

디저트는 아까 스위스 기념품점에서 산 꼬냑 초콜렛.  저는 초콜렛 안에 꼬냑 들어있는게 상당히 괜찮던데 다른 사람들의 원색적인 비난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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