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마노 듀라에이스 12단 Di2, 빠르고 정확한 변속
에디터 : 박창민 편집장
사진 : 김수기 기자

시마노(SHIMANO)가 드디어 12단 카세트 스프라켓을 장착한 신형 듀라에이스(DURA-ACE) R9200 시리즈를 출시하였다. 경쟁 브랜드에 비해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시마노'에 대한 기대감으로 많은 라이더들이 기다려 온 소식이다.
이번 리뷰에서는 시마노 12단 Di2 유압디스크 브레이크 그룹셋인 R9270 시리즈를 직접 시승하여 더욱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았다. 스피드를 높일 수 있는 기술력을 모토로 내세운 시마노 듀라에이스 R9270 Di2 그룹셋을 만나보자.


변속, 스피드를 말하다.


라이더가 케이블을 당기고 스프링의 텐션으로 변속이 되는 기계식 구동계가 익숙했던 시점에는, 변속 속도에 대한 의견이 그렇게 중요한 편은 아니었다. 라이더가 레버를 조작하는 방식에 따라 변속의 품질이 변경되는 시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전동 모터에 의해 변속이 되는 전동식 구동계가 익숙해진 시점이다. 라이더가 레버로 신호를 보내고, 그 신호에 맞추어 디레일러의 모터가 작동하여 변속이 되는 것이다. 변속되는 속도만으로 본다면, 본질적으로 기계식 구동계보다 전동식 구동계의 변속 속도는 빠르지만, 더 정확하고 빠른 시스템은 언제나 라이더들이 원하는 결과였다.

이 시점에서, 시마노는 로드 12단 변속 시스템인 듀라에이스 R9200 시리즈를 출시하며, 변속과 라이딩 스피드에 대한 관계를 더욱 심도있게 접근했다.

앞선 기사에서도 다루었지만, 시마노는 기존보다 거의 2배 빠른 Di2 시스템을 선보였다.

먼저, 변속 속도가 빨라야 라이딩 도중 변속에 의해 발생하는 페달링 토크의 갭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래서, 기존 듀라에이스 Di2보다 2배 빠른 변속 속도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사실 뒤 변속은 기존에도 워낙 빨랐기 때문에, 58% 빨라진 변속 속도(0.07초)에 대한 체감이 그렇게 크지 않았다. 그러나, 앞 변속의 느낌은 확실히 달랐다. 0.34초에서 0.19초로 줄어든 앞 변속의 체감은 처음에 깜짝 놀랄 정도였다.
0.19초 수준의 변속은 기존까지 뒤 변속 스피드였는데, 그것이 앞 체인링에 적용되었고, 라이딩 중 앞 변속 시 발생하는 페달링 갭도 그만큼 크게 줄어들었다. 결과적으로 변속에 크게 영향받지 않는 자유로운 페달링이 가능해진 것이다.

0.19초라는 빠른 앞 변속으로, 변속 중 발생되는 페달링 갭을 걱정할 필요가 없어졌다.
사실, 이것 하나만으로도 이번 R9200 그룹셋을 선택할 이유가 될 듯 하다.

또, 시마노가 내세운 스피드는 신뢰와 안정성이다.
양쪽 레버에 4개의 버튼으로 구성된 컨트롤은,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하고 기존보다 더욱 확실하게 버튼을 분리하여 장갑을 낀 상태에서도 조작하는 것이 어렵지 않도록 했다.
그리고, 업힐과 같이 토크가 강하게 들어간 상태에서도 변속 안정성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미 산악 구동계 XTR을 통해 강한 토크에도 부드럽게 변속되는 성능을 보여준 시마노는, 로드 변속에 있어서 더욱 안정적인 변속을 구현하였고 실제 라이딩 시 변속을 위해 페달링을 늦출 이유가 없었다.

4개의 버튼으로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하고,
기존보다 버튼의 구분이 명확해져 장갑을 낀 상태로도 확실하게 버튼을 누를 수 있다.

강한 토크에도 부드럽게 변속되어, 라이딩 중 변속에 대한 신뢰도가 매우 높아졌다.


변속충격을 줄이기 위한 12단 카세트 선택


라이딩을 하면서 변속 시 기어 비율의 차이가 커지면 라이더는 변속충격을 받게 된다. 페달링을 하다가 1단 변속을 했는데 갑자기 페달링이 너무 가벼워지거나 또는 너무 무거워져서 페달링에 부담을 갖게 되는 것을 변속충격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렇게 예상했던 것과 기어 비율이 다르게 변하게 되면 라이더는 다시 기어를 변속하거나 케이던스를 조절하여 라이딩을 이어가야 한다. 그래서 기어 T수가 촘촘할 수록 변속충격이 줄어들게 되는데, 같은 T수의 차이라도 스프라켓에 따라 그 비율이 다르게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가장 작은 스프라켓을 11T로 결정, 최고단에서 1단 변속 시 비율차이를 9%로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했다.

예를 들면, 10T에서 11T로 1T가 증가한 경우 10%의 기어비가 바뀌게 되지만, 20T에서 21T로 1T가 증가하면 기어비는 5% 밖에 변하지 않는다. 작은 T의 스프라켓일 수록 1T의 변화도 더 큰 기어비의 차이가 되어 변속충격을 크게 만든다.

기존까지 로드에서 11단 기어가 대부분이었다면, 최근 몇 년 사이 12단 기어로 빠르게 바뀌었다. 이 과정에서 제조사는 어떤 방식으로 11단에서 12단으로 변화를 이끌 지 고민해야 했다.

기어수를 늘릴 때는 크게 3가지 방식이다.
첫째는 11개의 스프라켓에서 가장 큰 스프라켓을 하나 더 늘리는 것이고, 두번째는 11개의 스프라켓에서 가장 작은 스프라켓을 하나 더 늘리는 방법이다. 그리고, 또 하나는 11개의 스프라켓 사이에 1개의 스프라켓을 하나 더 삽입하는 방법이다.

시마노는 첫번째 방법을 선택했다.
가장 작은 T를 11T로 고정하고, 가장 큰 T를 최대 34T까지 늘려 라이더가 선택할 수 있는 저단 기어를 늘린 셈이다.
이런 방식에서의 장점은 작은 스프라켓에서 변속충격을 기존과 동일하거나 더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11T에서 12T로 9% 기어비가 변하는 것이 10T에서 11T로 10% 변하는 것보다 충격이 적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존 휠셋의 프리허브를 호환하여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라이더들은 그룹셋을 업그레이드 할 때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된다.

11T를 가장 작은 스프라켓을 선택하여, 기존 프리허브 시스템과 호환되도록 한 것도 장점이다.

3가지 옵션으로 출시된 12단 카세트


e-TUBE 앱을 통한 설정


이번 듀라에이스 9200 시리즈는 뒤 디레일러에 무선통신(ANT+, 블루투스) 모듈이 포함되며, 시마노 e-TUBE 앱을 통한 설정이 더욱 쉬워졌다.
또한 e-TUBE 앱이 기존보다 사용편의성이 향상되며, 펌웨어 업데이트 및 다양한 설정을 간편하게 할 수 있게 되었다.

앱을 통해 할 수 있는 설정은 앞뒤 변속이 기어비에 따라 자동으로 진행되는 싱크로나이즈, 버튼을 누르고 있을 때 변속되는 멀티시프트, 레버 버튼의 기능 지정 외에도 변속 미세조절 등도 앱에서 지원된다.

참고로, e-TUBE 앱에 연결되면 구동계의 레버 버튼이 작동하지 않고, 라이딩 시에는 e-TUBE에 연결할 수 없다.

충전(커버가 열린 부분)부터 무선 통신까지 담당하는 뒤 디레일러

e-TUBE 앱을 다운받아 뒤 디레일러와 페어링하면, 모든 구동계가 함께 페어링된다.

업/다운 변속 버튼 만으로 앞뒤 디레일러가 동시에 변속되는 싱크로나이즈 세팅 시,
크랭크와 카세트 T수를 입력한다.

멀티시프트는 변속 속도와 멀티 변속 한계를 설정할 수 있다.

앞뒤 변속의 미세조절도 가능하다. 앞 변속은 6단계 절차로 정확하고 빠른 변속을 만들어준다.

레버의 스위치(버튼)의 기능도 개별 설정 가능하다.

리플래시 버튼을 누르면 배터리 용량을 확인할 수 있고, 시스템의 이름 설정 및 펌웨어 업데이트 등이 가능하다.


그립감이 개선된 후드


듀라에이스 9200 Di2의 변속 스피드에 처음 놀랐다면, 기존과 또다른 큰 변화는 레버에서 확인할 수 있다. 레버의 상단 부분의 디자인이 안쪽으로 휘어지도록 설계되어, 라이더가 후드를 잡았을 때 좀 더 안정적이면서 공격적인 그립감을 얻게 된다.

이런 디자인은 흡사 캄파뇰로의 레버에서 느꼈던 것과 비슷한 느낌인데, 레버를 살짝 안쪽으로 휘어지도록 세팅하는 라이더에게 더욱 만족스러운 포지션을 제공하게 된다.

후드 상단이 안쪽으로 휘어지며 라이더가 더 안정적이며 편안한 포지션이 가능해졌다.

손목부터 자연스럽게 레버를 잡고 컨트롤 할 수 있는 구조로 변경된 것이다.

유무선 연결을 모두 지원하는 컨트롤레버.
더욱 안정적인 유선 연결과 위성 버튼 연결을 위한 커넥터가 이곳에 위치한다.

무선 연결 시 배터리는 상단 커버에 삽입된다.

서보웨이브 설계가 적용되어 더욱 민감한 브레이크 모듈레이션 조절이 가능해졌다.

브레이크 레버의 간격 조절 볼트


12단부터는 Di2 전용?


시마노는 로드 12단 카세트 시스템을 출시하며 현재는 Di2 전용으로 발표했다. 이것은 앞서 12단 로드 시스템을 발표한 스램이 eTAP 전용으로 출시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촘촘한 변속 시스템에서 빠르고 정확한 변속을 만들기 위해서 전동 시스템이 최선의 해답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현재는 로드 12단 카세트 시스템에 기계식을 이용하는 것은 3대 부품 브랜드 중에 캄파뇰로 밖에 없게 되었다. 앞으로 시마노의 업데이트가 어떻게 변화될 지는 모르겠지만, 이제는 전동변속 시스템이 대세가 되는 시기가 된 것으로 판단된다.

전동변속, 디스크 브레이크, 튜블리스 타이어, 이 세가지 트렌드는 아마도 최신 로드바이크의 세대교체를 이야기하는 주요 경계가 될 듯 하다.

MW5A9517.JPGDi2 전용으로 출시된 12단 시스템

전동 시스템의 빠르고 정확한 변속이 앞으로 대세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마노 XTR 12단 시스템과 동일한 체인이 적용되어, 부품 선택이 수월한 편이다.

시마노 XTR 로터가 듀라에이스 R9270에 함께 적용된다.

관리 및 블리딩이 쉽고, 제동력이 강력해진 디스크 브레이크 캘리퍼

시마노는 듀라에이스 C60 튜블리스 휠셋을 함께 발표하여, 그룹셋을 완성했다.

전체적으로 블랙 컬러가 적용된 듀라에이스 R9270

시마노의 신형 듀라에이스 그룹셋 출시와 함께 로드의 세대교체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예정이다.


관련 웹사이트
나눅스네트웍스 : https://bike.shimano.com/ko-KR/home.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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