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여행가 차백성씨와 아메리카 로드
에디터 : 바이크매거진

로마의 세인트 안젤로 성 앞에 선 차백성씨

대기업의 상무로 지내던 편안한(?) 시절을 버리고, "자전거 여행가"라는 직업을 선택한 차백성씨를 만나 자전거 여행과 그의 첫 번째 책 "아메리카 로드"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었다.
왜 그는 우리나라 최초의 "자전거 여행가"라는 직업을 선택했을까?

막연히 그려왔던 꿈을 쫓아…
대기업 건설회사 상무라는 직업은 열심히 일하고 있는 우리에게는 꿈일지 모른다. 하지만 차백성씨는 그 직업을 그만두고 2002년 추위와 더위를 피할 방법도 없어 초라하기 그지없는 "자전거 여행"을 그의 직업으로 선택했다.
"어려서부터 가슴 속에 있었고, 내가 살아가는 원동력이 되어 주었던 작은 꿈을 실현해야 한다는 것이 모든 것을 극복할 수 있는 용기가 되어 주었습니다."라며 차백성씨는 자신의 선택에 대한 이유를 이야기했다.
어렸을 적 떨어지는 별똥별을 보며 속삭였던 그 꿈을 그는 용기 있게도 현실로 만든 것이다.

첫 번째 여행 에세이 "아메리카 로드"

첫번째 책 아메리카 로드
전문 자전거 여행가로써 당연히 해야 할 일이 여행에 대한 기록이기에 그는 차근차근 글을 쓰고 사진을 찍어 첫 번째 책을 발간했다.
3번에 걸친 미국 자전거 여행으로 자전거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와 미국의 역사, 그리고 자전거 여행을 하면서 겪었던 이야기들을 한 권의 책으로 만든 것이다.
문화관광부 유인촌 장관도 이 책을 읽고 바로 차백성씨에게 연락을 하여, '드림코리아'라는 문화관광부의 단체를 조직하면서 '자전거리포터단' 홍보대사로 그를 임명하기도 하였다.

그러면 책의 내용 중 몇가지를 발췌하여 한번 보자.

- 35년을 준비해온 여행을 마침내 실행에 옮겼다. 시애틀을 출발점으로 나는 철저한 고독과 고난의 여정을 시작했다. 배탈로 고생하고 주문한 지도를 겨우 건네받는 등 초반에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미 서부의 아름다운 경관과 전 세계에서 달려온 멋진 라이더들을 만나면서 큰 힘을 얻었다.

- 10일 동안 거의 1천 킬로미터를 쉬지 않고 달렸더니 끝내 몸이 반란을 일으키고 말았다. 엉덩이에 콩알만 한 땀띠가 돋아 페달을 밟을 때마다 쿡쿡 찌르더니 왼쪽 무릎이 시큰거리기 시작한다. 진통제로 겨우 버티고 있지만 만약 오른쪽까지 고장 나면 여행을 끝장이다. 그러던 중 중국식당을 운영하는 한국인 아주머니를 만났다.

- 다시 애마에 패니어를 얹고 타이어에 바람을 채웠다. 샌프란시스코를 출발해 북으로 향한다. 장거리 이동은 자전거를 자동차에 매달고 하기로 한다. 이 거대한 땅에서 자전거만 고집하다가는 세월과 체력을 감당할 수가 없다. 홀로 달렸던 서부 해안을 벗어나 이제는 대평원으로, 로키의 심장을 향해 간다.

- 1803년 제퍼슨 대통령의 지시로 미 대륙 횡단 길 탐사를 떠난 '루이스와 클라크 탐험대'는 1년 5개월여 만에 태평양에 닿는다. 이 탐험에서 중요한 기여를 한 이는 인디언 여인 사카자웨아였다. 서부로 떠난 자전거는 그녀의 흔적을 따라 오리건과 아이다호의 황무지를 달린다.

- 세계 최대의 휴화산인 할레아칼라 국립공원은 마우이 관광의 노른자위다. 변화무쌍한 기상조건을 감안하면 홀로 60킬로미터 거리를 내려만 오는 것도 녹록지 않은 일이다. 다운힐에 모든 에너지를 집중키로 했다.

갑자기 미국을 자전거로 가고 싶어지게 만드는 책이며, 가지 않아도 대리 만족을 느끼면서 역사에 대한 지식까지 추가로 얻을 수 있으니 만족스러운 내용이다.

미국에서 만난 자전거 여행의 달인

자전거 여행가라는 어려운 직업

"책을 통해 벌 수 있는 돈이라는 것이 아주 잘 되어야 다음 여행 경비 정도 밖에 되지 않죠."라며 그는 경제적인 어려움을 가장 먼저 이야기한다.
그래도 어느 정도 자전거 여행가로 이름이 알려진 그는 여행에 대한 장비 등은 업체들의 후원으로 절약할 수 있지만, 자전거 여행만으로 생활을 하기에는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어려운 이야기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그는 "자전거 여행가라는 직업을 선택했으니, 자전거 여행에 대해서는 최고가 되고 '자전거 여행가'하면 '차백성'이란 이름이 떠 오른다면 일단은 성공한 것이겠죠?"라며 "책을 좀 많이 사 주셔야 좋은 여행기가 계속 나올텐데…"하며 웃는다.

자전거 여행은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여행 도중 사고가 나고, 다치고, 자전거를 잃어 버리는 등의 이야기가 나온다면 아마 책을 읽는 독자들은 재미있어 할 겁니다. 하지만 그것은 잘 계획 되어진 여행이 아니죠."라며 그는 자전거 여행의 준비와 잘 디자인 되어진 계획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자전거 여행은 생각처럼 낭만적이고 멋질 때도 있지만, 때론 너무 힘들고 어려울 때도 많다. 그렇기에 그는 자전거 여행을 '여행의 꽃'이라고 표현을 하며 철저한 준비와 공부가 그 꽃을 제대로 피우는 원동력이 된다고 알려준다.
그래서 "아메리카 로드" 책의 부록을 만들면서 여행기에 모두 쓰지 못한 자전거 여행을 준비하면서 필요한 내용들을 정리해 두었다.

미국 여행 중 일주일간 고락을 같이 한 친구 테드

아는 만큼 볼 수 있다.
여행을 하면서 미리 내가 가야 할 곳들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조금 더 자세히 공부를 하며 가야 할 곳들과 봐야 할 것들, 그리고 그 의미들을 알고 있다면 더 많이 볼 수 있게 된다.
"다음 여행 계획은 일본인데, 임진왜란 때 일본군이 우리나라 국민들의 코를 베어 상자에 담은 무덤이 교토에 있습니다. 그런 사실을 미리 알고 가면 그 '코무덤' 앞에 가서 당연히 숙연해질 수 밖에 없겠죠."
그는 올해(2009년) 준비 중인 일본 여행을 위해 20권이 넘는 한일 관계 역사책을 읽었다고 한다. 우리와 일본의 특별한 관계 때문에 단순히 여행 삼아 갈 수 없는 곳이기도 하고, 다음 일본 여행기가 출판되면 많은 사람들이 일본을 알기 위해 여행을 갈 수 있는 소중한 안내책자가 되었으면 한다.

"어떤 일을 하든, 자신의 일에서 권위자가 되었으면 합니다."라며 꿈을 쫓기 위한 용기도 중요하지만 그 꿈을 이루기 위한 노력도 중요하다며 오늘의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아메리카 로드'에 이은 일본 여행기도 많은 기대를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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