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힐 매력에 빠진 DH Club 운영자 손창환씨
에디터 : 바이크매거진

DH Club 운영자 손창환씨

얼마 전 지산리조트 바이크 파크에 취재를 갔었던 본지의 취재진은 그곳을 운영하고 설계를 담당하고 있는 DH Club의 운영자인 손창환씨를 만났다. 그곳에서 나누었던 잠시동안의 대화가 못내 아쉬워 인터뷰 요청을 했고, 흔쾌히 시간을 내주어 손창환씨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산악자전거 시작한지 6개월 만에 다운힐에 입문한 겁없는 초보자였다.

산악자전거 왜 시작하게 되었는지?
많이들 물어오는 질문이데요, 2001년 젋은 나이에 계단을 오르는데 갑자기 다리가 좀 후들거리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러다가 안 되겠다'라고 생각하고 찾아보다가 산악자전거를 시작하게 되었고, 산악자전거니까 아무 생각없이 관악산을 자전거로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열심히 공부 한다고 외국 자료들을 찾아보니 거의 다 화려하게 점프하고 언덕을 내려오는 내용들이 많더라고요, 혼자 자전거를 타다 보니 다 그렇게 타는 건지 알고 자전거 시작한지 6개월 만에 다운힐 자전거로 바꾸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8개월 만에 2002년 삼천리배 무주 대회에 초급 다운힐로 출전하여 2등을 하게 되었죠. 그렇게 필(feel)을 받고 계속 다운힐과 프리 라이딩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사실 혼자 동영상으로 독학을 하는 저로써는 우리나라의 다른 동호인들도 다 저렇게 타는 것이라 생각하고 혼자 너무 깊이 빠진거였죠.
어려서부터 무모한 것을 좋아했던 저에게는 아주 잘 어울리는 매력있는 스포츠이고, 다치기도 많이 했지만 다운힐이 역시 최고인 것 같습니다.

운영하고 계신 DH Club은 어떤 팀이죠?
사실 2002년 하반기에 '메일바이크 레이싱팀'이란 것을 만들어 활동을 했었는데, 너무 프로들만의 폐쇄적인 운영이 되는 것 같아서 많은 자료를 함께 나눌 수 있는 커뮤니티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던 중 원래 DH Club이란 사이트를 운영하던 친구 '손성훈'씨가 건강 문제로 DH Club을 접고 운영을 하지 않았었거든요. 그래서 어렵사리 그 친구에게 연락을 취해 DH Club이란 이름으로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다고 했죠.
그렇게 저와 이호남씨가 함께 DH Club 커뮤니티를 만들어가기 시작했고, 지금은 5명 정도의 운영진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DH Club은 다운힐에 대한 전문적인 내용을 다루는 사이트로 발전해 갔으면 하고, 다운힐 자전거라는 것이 일반 자전거와 워낙 차이가 나니까 그런 내용도 좀 더 자세히 다루는 사이트로 운영해 갈 생각입니다.

지산리조트 바이크 파크에서 만난 손창환(좌)씨와 이호남(우)씨

DH Club의 이호남씨와 같이 설계하고 직접 땅을 파며 파크를 만들고 있다.

지산리조트 바이크 파크는 어떻게 만들게 되었나요?
다운힐 자전거라는 것이 일반 자전거와 달리 산을 고속으로 내려가는 것이 목적이지 않습니까? 서울 근교 산에서 연습을 하다 보니 역시 등산객들과의 마찰이 많아지고, 가능한 등산객이 적은 시간에 연습하려고 했지만 등산 인구가 늘면서 그나마도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스키 리조트를 찾아 바이크 파크 설계 제안서를 내려고 준비하고 있었는데, 지산리조트에서 바이크 파크를 만들어서 오픈한다고 공지가 난 겁니다. 무작정 찾아가서 이야기를 해 보니 잘 풀려서 바이크 파크의 개장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산리조트는 사장님께서 산악자전거를 좋아하셔서 이런 기획을 세운 것이었는데, 실무진들은 그만큼 투자에 대한 생각이 없어서인지, 제 사비를 들여 많은 부분을 설계하고 운영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긴 합니다.
어쨌든 이런 공간을 사용할 수 있게 되어서 전문적으로 파크를 설계하고 실제로 타 보면서 계속 수정하는 작업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2007년부터 지산리조트 바이크 파크가 열리게 되었고, 2007년 프리라이딩 페스티벌을 시작으로 매년 지산리조트에서 다운힐과 프리라이딩 대회를 열고 있습니다. 올해는 크로스컨트리 코스도 개발하여 산악자전거 대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중장비를 동원하여 작업을 해야 하는 코스도 많다.

파크 설계라는 것이 단순하지 않은데, 어떻게 만들죠?
일단은 외국 자료를 많이 모아서 설계를 하고 있는데, 이호남씨가 CAD를 잘 하니까 그래픽을 만들고, 실제 라이딩을 통해 설치물들을 수정 및 보완하고 있습니다.
데이터로 계산하여 오차를 줄이려는 노력은 많이 하지만 실제 라이딩을 해 보면 느낌이 다를 때가 많죠, 그래서 매주 코스를 수정하고 보수하면서 시즌 내내 작업을 멈추지 못합니다.
또한, 겨울에 스키 시즌이 시작되면 슬로프 구간은 모두 없애야 하니 봄 시즌이 시작할 때 1개월 가량 공사를 다시 해야 바이크 파크를 오픈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겨울에도 없애지 않는 싱글 코스 구간의 공사를 더 많이 하려고 노력하고 있죠.
올해는 8월에 캐나다 휘슬러 바이크 파크에 가서 '바이크 파크 빌더' 전문 교육을 받을 계획입니다. 그곳에서는 '바이크 파크 매니저'와 '바이크 파크 빌더' 자격증을 발급하는데 가능하면 그 자격증까지 받아 올 생각입니다.

다운힐 초보자들을 위한 교육도 하고 계신가요?
"지산 바이크파크 따라잡기"라는 제목으로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국내 에이스급의 다운힐 선수들과 함께 진행되는데, 오후 3시 바이크 파크의 리프트가 종료되면 마지막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 내려오면서 교육이 진행됩니다.
시즌 내에는 매주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고, DH Club 웹사이트(www.dhclub.co.kr)에 신청하시면 교육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요?
지금 하고 있는 일은 대부분 산악자전거 다운힐 인프라 구축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운힐이란 것이 장소의 제약을 많이 받는 것이다 보니 활성화를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내용인 것이죠.
대회 준비도 하고 있는데, 올해 8,9,10월 3차례 대회를 할 계획입니다. 이런 대회에서 조금 더 선진화된 시스템이 소개되도록 노력하고 있고, 나아가서는 우리나라에서 월드컵 다운힐 대회를 유치하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자전거는 나에게 OOO이다.
"자전거는 나에게 '업'인 것 같네요" 하하.
전생에 업보였는지 산악자전거가 팔자가 된 것처럼, 지금 이 자리에 이런 일들이 나의 몫인 것 같습니다.
바이크 파크를 개장했을 때 처음에 버벅 거리던 초보자들도 1~2개월 지나서 점프하고 기술이 느는 것을 보면 보람을 많이 느끼거든요. 그리고 선수들도 여러 지형의 코스를 연습할 수 있는 곳이 생겨서 다들 좋아합니다. 이런 것들이 국내 산악자전거 업계에서 한 획을 그을 수 있는 일이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습니다.


돈과 명예보다 산악자전거에 대한 열정 만으로 주중에는 자신의 일을 하고 주말에는 바이크 파크를 설계하고 운영하는 손창환씨를 보며, 그 열정에 걸맞는 결과물들이 이미 우리 산악자전거 역사에서 한 획을 그은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다시 한번 그의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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