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라이딩] 바다길과 하늘길이 만나는 곳, 영종도
에디터 : 정혜인 기자
사진 : 정혜인 기자

영종도는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간척섬으로, 그저 비행기에 탑승하기 위해 공항철도를 타고 가는 곳일 뿐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실미도의 유명세와 함께 깨끗하고 한적한 해수욕장들이 알려짐에 따라 기후가 온난한 계절에는 캠핑과 낚시, 드라이브 등 각종 취미활동을 위해 찾는 방문객으로 늘 붐빈다. 게다가 다양한 관광 인프라가 늘어나고 해안가를 중심으로 한 안전하고 깨끗한 도로시설까지 갖춰짐에 따라 자연스레 자전거 라이더들의 관심 지역이 됐을 터, 수도권에서의 용이한 접근성까지 더해져 더할나위없는 라이딩 해변 코스로 손꼽힌다.


구읍뱃터-영종도-실미도해변-해수욕장-공항 GPS 다운로드 : https://www.bikem.co.kr/article/read.php?num=13600


선박 또는 공항철도로 접근


영종도 섬안으로 접근하는 방법은 2가지다. 공항철도를 타고 영종역, 운서역 등에 하차하거나, 월미도에서 배를 타는 방법이다. 주말이라면 간편하게 전철 이용을 권장하지만 평일에는 접이식이 아닌 이상 월미도에서 배를 타는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선박의 편도 요금은 1인 3500원, 5인 이상일 경우 2500원. 공항철도를 이용하는 것보다 비싼 편이고 월미도와 가까운 인천역까지 전철을 이용했다면 이동비용은 배가 된다. 하지만 월미도 인근의 차이나타운과 수산시장 등의 볼거리와 먹거리 등도 함께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수도권에서 오로지 자전거로만 월미도에 접근할 계획이라면, 아라뱃길 자전거길과 16km 정도 떨어져 있다는 점을 참고하는 것도 좋겠다.

영종도를 들어가기 위해서는 월미도에서 영종도 구읍뱃터까지 선박을 이용하거나 공항철도를 타는 방법이 있다.

필자는 오랜만에 월미도에서 배를 이용, 편도 요금은 3500원이다.

첫 배는 8시부터며, 매 정시마다 1대씩 운항된다.

월미도 인근에 인천역이 매우 가깝다. 그 앞에 차이나타운과 먹거리촌이 있다.


영종도 순환 자전거도로 조성, 목표는 제주도?


영종도가 섬 일대를 자전거로 순환할 수 있도록 ‘영종도 하늘.바다길’ 명칭의 자전거도로 조성사업을 본격화했다는 소식을 여러 뉴스를 통해 접해 본 일이 있을 테다. 2023년 완공을 목표로 섬 둘레와 시내, 그리고 주요 관광지를 모두 연결하는 자전거도로 네트워크를 확충하겠다는 전략이다. 노면에 자전거 그림을 표시하되 보행로인지 갓길인지 알 수 없는 애매한 길이 아니라, 제주도의 자전거 환상코스처럼 확실하게 구분하되 안전성이 높은 자전거도로를 개설해 자전거여행자들을 끌어 모으겠다는 의도다. 

이미 영종도 둘레 중 절반에 해당되는 25km의 해안남로 구간을 자전거로 안전하게 라이딩이 가능하다. 특히 가장 최근에 완성된 구읍뱃터부터 용유역까지 이어지는 17km구간은 자동차도로와 완전히 분리된 자전거전용도로로 신설되었다. 일명 ‘씨사이드파크(Sea side park)’. 남쪽 해안가와 맞닿아 있어 바다를 가까이 조망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레일바이크가 지나는 철로와 조경이 아름다운 공원이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곳곳에 설치된 멋진 전망대에서 먼 바다까지 펼쳐진 갯벌 풍광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어 더욱 매력적인 코스다. 무엇보다 공항 활주로에 시시때때로 이/착륙하는 비행기가 손에 닿을 듯한 높이에서 다가오는 독특한 광경을 수시로 목격할 수 있다는 게 해안남로 코스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생각된다. 

실미도로 진입할 수 있는 용유역 근처부터 용유도 끝자락까지 약 8.5km의 해수욕장 구간에도 자전거길이 있다. 

일반적인 도심의 자전거도로처럼 보행로와 공존하면서 양방향 자전거도로가 표시되는 게 대부분이지만 행인이 많지 않기 때문에 이동에 불편이 적은 편이다. 해수욕장 구간은 해안가는 아니지만 인근 유명 해수욕장인 을왕리, 마시안, 선녀바위 해수욕장 등으로도 접근이 매우 용이하다.
약간의 경사도가 있지만 거의 평지에 가까워서 초보자도 라이딩하기에 무리가 없다. 

영종도 라이딩의 시작은 보통 구읍뱃터에서 시작된다.

구읍뱃터에서 씨사이드파크(해안남로)로 향하는 구간의 자전거도로 

레일바이크 탑승지부터 씨사이드 파크.

영종도의 남측 방조제인 해안남로를 따라 이어진 17km의 자전거 구간, 우측은 보행로다.  

일부구간은 레일바이크 철로와 남쪽 해안가를 공유한다.

자동차와 오토바이가 공유할 수 없게 완전히 분리되어 있다.

곳곳에 설치된 전망대, 보급이 가능한 곳은 거의 찾기 어렵다. 

인천대교 아래를 지날때쯤 보이는 공기주입기와 흙먼지 털이기

인천대교

최근에 개통한 자전거도로, 일단 해안가 자전거도로에 진입하면 섬 내부로 관통할 수 있는 구간은 찾기 어렵다.
신불IC 구간이 거의 유일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간조시간의 갯벌

레일바이크 철로가 끝나면 방파제에서 바다를 조망할 수 있다.

활주로와 불과 300m 떨어진 곳이라 비행기가 위협적으로 다가오는 듯한 느낌읻다. 

해수욕장이 즐비한 8.5km의 구간에도 자전거길이 있다. 

보행로와 공존하는 형태가 대부분이다.

무의대교 건너 실미도


실미도는 무의도라는 섬을 통해서만 들어갈 수 있는 작은 무인도지만 영종도와 거리가 4.4km로 그리 멀지 않다. 

잠진도를 거쳐 무의대교를 지나면 곧장 무의도가 나타나고, 관광지라 하기에 어색한 작은 골목길을 통과해야 실미도 유원지(해수욕장)가 모습을 드러낸다. 

영화 '실미도'의 본거지인 실미도는 유원지 앞에 있는 무인도이기 때문에 일단 해수욕장안으로 들어가야 실미도에 들어갈 수 있다. 그런데 다른 해수욕장과 달리 입장료를 받고 있다. 목적이 캠핑이 아니라, 잠깐 들어갔다 나오는 것도 무조건 2천원을 내야 한다. 

참고할 점은 실미도는 간조시간대에만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머물 수 있는 시간대를 미리 확인하는 게 좋겠다.

실미도는 무의도를 통해서 들어갈 수 있는 작은 무인도다. 

무의대교를 지나는 게 첫번째다.

무의도에 진입하면 실미도 유원지 간판을 따라가야하는데, 관광지 같지 않은 좁고 경사진 길을 올라야 한다.

실미도 유원지(해수욕장)안으로 들어가야 진짜 실미도를 볼 수 있다.

성인 입장료 2천원

물이 빠져야 들어갈 수 있는 실미도

소라나 조개가 워낙 많이 나오는 곳이라 도민들이 펜스를 쳐놓았다. 조용히 쉼을 즐기다 나오는게 좋겠다.  

다시 무의도를 빠져나오면 용유 하늘전망대가 있다. 


공항에 안 가도 볼 수 있는 활주로, 인천공항전망대


인천공항에서는 비행기 탑승 대기 시간에 터미널 통유리를 통해 공항 활주로에서 비행기들이 이착륙하는 모습을 쉽게 보곤 한다. 하지만 공항을 벗어나면 어디서도 공항 내의 모습을 보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만들어진 게 인천공항 전망대다. 활주로를 오가는 비행기들과 여객터미널, 그리고 주관제탑까지 한눈에 조망할 수 있어서 여행의 설레임을 안고 공항으로 나설 때의 기분을 회상하게 한다. 

바다나 산을 조망하는 전망대와 달리, 영종도다운 볼거리다. 하지만 사실 이곳은 이게 전부다. 보급이 가능한 곳 역시 없다. 코스에서 멀지 않으니 경험삼아 한번쯤은 다녀오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참고할 점은, 전망대가 조금 높은 지대에 위치하기 때문에 거리가 짧지만 강렬한 고각을 타야 한다는 점이다. 자전거길은 없고 약간의 헤어핀이 있기 때문에 초보 라이더는 참고하는 게 좋겠다. 전망대의 운영시간은 오후 4시까지다. 하지만 문이 닫혀 있어도 공항을 보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다. 

인천공항 전망대, 규모가 작은 단층 구조의 전망대로 공항 내부를 조망할 수 있다. 

물론 밖에서도 볼 수 있다. 

활주로와 주관제탑까지 모두 한눈에 보인다. 

전망대를 오르는 길이 길지 않지만 꽤 고각이니 초보자는 참고. 


하늘길에 있는 하늘 정원


영종도 하늘정원은 비행기가 착륙하는 길목 아래 넓은 대지에 정원을 꾸며 놓은 곳이라 이해하면 쉽겠다. 공항 담벼락 주변을 정원으로 가꾼 것이기 때문에 비행기가 착륙하는 모습을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단순히 산책보다는, 곧장 머리 위로 떨어질 것처럼 가까이 다가오는 비행기와, 정원을 가득 매운 꽃과 식물들을 사진 한 장에 가득 담아내려는 사람들의 손놀림이 바쁘다.  

정원은 계절별로 테마를 두어 가꿔지는데 가을에는 코스모스, 핑크뮬리 등이 하늘길을 채운다. 최근에는 억새숲으로 가을 정취를 물씬 풍기고 있는데 자전거길 주변까지 억새숲에 둘러 쌓여 하늘정원보다 깊은 운치를 준다.

하늘정원은 공항 철도를 이용할 경우, 처음 또는 마지막 코스로 들르는 것을 추천한다. 공항화물청사역이 인근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두 구간은 정원을 가로지는 자전거길로 연결되어 있어서 멋진 풍경속에서 안전하게 라이딩을 시작 또는 마무리하기에 좋다. 

파라다이스 시티역(자기부상철도)~운서역까지 이어지는 자전거도로.
하늘정원과 공항화물청사역 또한 이 길로 연결된다. 

비행기가 손에 닿을 듯한 높이로 다가오는 게 보인다.

계절에 따라 바뀌는 풍경과 비행기를 한 컷에 담을 수 있는 장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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