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 팀, 소통을 통해 사이클링 문화를 전하고 싶다.
에디터 : 김묘진 기자

수퍼 루키(김유로,20세)와 수퍼 에이스(박상훈, 장거리 트랙 국가대표)가 2018년부터 영입되면서 더욱 강력해진 LX 팀은, 대통령기 가평투어에서 최연소 개인종합우승(김유로)을 비롯하여 단체종합 1위, 최우수 감독상까지 거머쥐며 시즌 초부터 화려한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Tour de Korea 출발지인 군산에서 그들이 이번 대회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 어떤 생각으로 임하는지 이야기 나누는 자리를 가졌다.

(BikeM) 올해 유난히 숨 가쁜 2018년임에도 불구하고 해외 투어 경기를 벌써 두 번이나 다녀왔다. 꼭 올해가 아니어도 작년에도 이미 많은 해외 투어 경기를 참가하고 있는데, 이런 활동이 예산, 일정, 운영인력, 하다못해 체력적인 부분으로도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건이 허락하는 한 해외 투어 경기에 나가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장기적으로 바라보는 목표가 있는지 궁금하다.

"제일 중요한 것은 바로 경험,
레이스를 통해 배우는 경험은 어느 훈련과도 견줄 수 없다"

(장선재 코치) 시즌 초에 일정이 좀 더 여유가 있었다면, 한 번이라도 더 해외 투어 경기에 참가했을 것이다. 제일 중요한 것은 바로 경험이다. 레이스를 뛰며 몸으로 배우고 익히는 경험은 어느 훈련하고도 견줄 수가 없다.
도로 경기는 나이가 많은 선수들이 더욱 노련하고 좋은 퍼포먼스를 보이는데, 그게 바로 경험에서 나오는 연륜과 실력이다. 선수들이 대회를 통해 그런 경험을 쌓아가는 게 중요하고, 그런 경험은 단순히 선수뿐 아니라 스태프들에게도 중요하다. 스태프들도 경험을 통해 발전하기 마련이다.

(박건우) 선수들에게 끊임없이 자극을 줄 수 있고, 본인 실력을 알려줄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준비하고 노력하지 않으면 대회에서 얼마나 도태될 수 있는지를 알게 된다.

박건우(왼쪽), 배대현 선수


(BikeM) TDK를 앞두고 참가한 Tour de Japan에는 TDK 참가하는 팀들도 상당수 참가하였다. TDK에 앞서 그들과 함께 달린 레이스는 어땠는지, 소기의 성과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박상홍) Tour de Korea에 참가하는 상당수의 팀들이 Tour de Japan 참가했지만, 선수 구성이 한층 강했어서, 좀 더 난이도 높은 시합이었다고 생각된다. 더불어 대회 성향이 Tour de Korea와 많이 달랐다. 끊임없는 업힐과 서킷 코스로 인터벌의 연속이었던 대회여서, 훈련적으로 상당히 도움이 되어서 만족한다.

Tour de Japan에서의 박상홍 선수
사진 : LX 제공


(BikeM) TDK는 아시안게임 평가전을 겸하고 있어서 국내 선수들끼리의 신경전도 대단할 거라 들었다. LX 팀에도 영향이 있는 상황인가?

(박건우) 아시안게임 평가전이기는 하지만, 외국 선수들을 포함한 종합 등수로 평가하기 때문에, 특별히 국내 선수를 더 견제할 상황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Tour de Korea에 집중하면 국가대표 선발전 결과는 자연스럽게 결과가 따라올 거라고 생각한다. 


(BikeM) 박상훈 선수의 경우는 현재 아시안게임 트랙 장거리 국가대표로 결정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TDK 참가로 인한 부상의 부담은 없는지?

(박상훈) 부상에 대한 생각을 크게 하지는 않고, 아시안게임을 위한 훈련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임하려 한다. 특히나 도로 쪽에서는 개인 성적보다는 팀의 도움 선수로서 움직일 생각이다.

박상훈 선수


(BikeM) 작년 TDK 성적을 보면, 매 구간 단체 순위가 상당히 좋았다. 2구간에서의 시간 손실이 크지 않았으면 종합 팀 순위에도 충분히 이름을 올릴 수 있었을 터라 아쉬움이 클 것 같다. 특히나 김군수 선수는 각 대회에서 팀 순위를 받쳐주는 든든한 역할을 하고 있어서 팀 순위에 대한 마음이 남다를 것 같다.

(김군수) 작년의 아쉬움을 올해 털어버리는 레이스를 하고 싶었는데, Tour de Japan에서 부상을 입어서 좋은 컨디션이 아니다. 하지만 부상에 크게 개의치 않고 더욱더 시합에 집중해서, 팀원들에게 도움이 되는 쪽으로 열심히 하겠다. 

Tour de Japan에서의 부상이 못내 아쉬운 김군수 선수


(BikeM) 팀 내에 배대현, 김유로 선수가 영라이더 저지 대상이다. 배대현 선수는 개인적으로 Tour de Korea를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는가?

(배대현) 작년에는 낙차로 인해 2구간에서 DNF를 해서 많이 아쉬웠다. 올해는 개인적인 목표보다는 마지막 구간까지 안전하게 팀에 도움이 되는 게 목표다.

대회에 대한 부담감보다 하나씩 잘 풀어나가고 싶다는 김유로 선수


(BikeM) 어려운 코스일 수록 장비 이야기가 빠질 수가 없는 것 같다. 굉장히 난이도가 높은 코스에서, 현재 타고 있는 포커스 이자르코 맥스의 특성이 어떤 영향을 줄 거라 생각하는가?

(박상홍, 김군수) 무게가 가벼워서 업힐에서 승부수를 띄울 수 있는 프레임이고, 강성이 받쳐주니까 코스나 라이딩 스타일에 따라서 휠을 바꿔주면, 그 목적에 맞는 스타일이 나와서 올라운드로서 다양한 장점을 발휘할 수 있는 자전거다.

(박건우) 가벼우면서도 강성이 받쳐 주는 자전거의 특성이 성적에 주는 영향은 매우 컸다. 내 포지션은 스프린터이기 때문에 오르막에 특화된 선수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가평 힐클라이밍(화악산) 대회에서 전체 6위를 해서 팀 순위에 큰 기여를 했고, 팀 종합우승까지 할 수 있었다.

포커스 이자르코 맥스의 가볍고 높은 강성이 매우 만족스럽다는 선수들.
사진 : LX 제공

(BikeM) 피직 안장과 카스크 헬멧 등도 사용 중인데, 그 특징은 어떤가? 

(박상홍) 안장은 피직 알리안테를 쓰고 있다. 우선 장거리에 편하고, 엉덩이가 뒤로 빠지는 느낌 없이 잘 잡아줘서 자세가 무너지지 않는다.
(박상훈) 아리오네 안장은 유연성이 좋은 사람들이 써야 한다. 안장 포지션이 다양하게 나와서 에어로 포지션에 최적화되어 있는 안장이라고 생각한다.

카스크 헬멧은, 일단 디자인이 예뻐서 누가 쓰더라도 잘 어울리는게 좋다. 통풍성도 좋고, 충격에 반응성이 좋아서 안전 부분에서도 마음에 들고 아주 만족하면서 쓰고 있다.



(BikeM) 실업팀은 대회에서의 성적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퍼포먼스를 포함해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 메이킹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볼 때 LX 팀은 국내 실업팀 중 멋진 이미지 메이킹과 마케팅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별도의 사진사를 고용한다든지, 전문 스와니어가 함께 한다든지, 영상제작, 적극적인 매체 인터뷰, 팀 키트 등등 보이는 모든 것에 신경을 쓰고 있는게 느껴진다. 그런 부분에 노력하고 공을 들이는 이유를 듣고 싶다.

(장선재 코치) 크게 보면 세 가지 이유이다.
동호인들에게 다가가고 싶은 마음, 스폰서에 대한 예의, 선수와 스태프를 포함한 팀의 사기진작이다.
이 세 가지를 모두 포함한 단어가 소통이 아닐까 싶다.
이 소통이라는 것에는 우리를 응원해 주시는 분들, 도와주시는 스폰서, 관심 가져주시는 동호인 모두가 포함된다. 그들에게 우리의 활동이 보여야 하며, 그것을 위한 당연한 소통의 방법이 팀 홍보와 마케팅이라고 생각한다. 내 사비를 써서라도 더 적극적으로 활동해서 팀을 알리고 동호인과 팬들에게 다가가고 싶다.  

"소통이라는 것에는
응원해 주시는 분들, 도와주시는 스폰서, 관심 가져주시는 동호인 모두 포함된다"

스폰서와의 관계 유지 또한 너무나 중요한 일이다.
도와주시는 분들에게 우리의 활동을 핸드폰 사진 몇 장으로 보여주는 것은 원치 않는다. 보여줄 수 있는 것을 최대한 보여주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한다. 내 컴퓨터에 사진 파일만 2GB 넘게 있다. 모두 내 자산이다.

이런 부분을 알아주시니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
나는 사진사에게 팀 활동 촬영 의뢰를 할 때, 선수와 스태프들의 촬영 비중을 6:4로 맞춰달라고 요청한다. 대회는 선수만으로 구성될 수 없고, 선수만큼 중요한 것이 그들이 대회에 집중할 수 있게 애써 주는 스태프이다.
성적보다도 스태프와의 관계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할 만큼, 우리 팀에 소중한 사람들이고 자랑이다. 우리는 대회 때마다 스와니어 두 명, 메카닉 두 명을 함께 하려고 한다. 한 사람에게 일이 집중이 되면 지치기 마련이고 그들의 컨디션은 선수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스태프 중 누구라도 한 명 컨디션이 안 좋아 보이면 제일 신경이 쓰인다. 
스태프가 많아야 팀이 활발하게 운영될 수 있고, 그러면 성적도 당연히 따라와 준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우리 팀이 운영되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고, 이런 문화를 대중들에게도 전파하고 싶다. 

많은 곳과 많은 사람들에게 팀의 활동을 보여주고 싶고, 다가가고 싶다는 장선재 코치

(BikeM) TDK를 중심으로 시즌 중반으로 접어들었다. 하고 싶은 말은?

(장성재 코치)
Tour de Japan에서 김군수 선수가 부상을 입어서 걱정이 되지만, 주어진 여건 안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다짐은 여느 대회와 마찬가지이다.
Tour de Korea 같은 대회가 국내에 최소한 3-4개는 있었으면 좋겠다. Tour de Korea 하나만으로도 자전거에 관련된 모든 사람이 즐기고 환호하는 축제가 되지 않았는가.
해외에는 지역별로 이런 스테이지 경기가 여러 개 있다. 선수들이 두뇌, 마인드, 실력 모두 되는데 시합이 없고 경험이 적어서 실력과 잠재력을 썩히는 기분이 든다. 국내 가평 투어만 봐도 우리 선수들끼리만 순위를 매기고 끝나버린다. 대회 속을 들여다볼 수 없다. 자전거인 모두가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스테이지 경기가 더 많았으면 좋겠다.

큰 대회 전, 긴장된 속에서도 즐겁게 인터뷰에 응해준 LX팀을 응원한다.


투르 드 코리아(Tour de Korea, TDK)라는 국내 최대의 로드 경기를 앞두고 긴장된 선수들과의 인터뷰는 항상 조심스럽다. 하지만, 모두들 즐겁게 인터뷰에 응해주었다. 팀의 성적을 넘어 소통을 통한 사이클링 대회 문화를 생각하는 LX팀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이었으며, 앞으로 LX팀의 발전을 더욱더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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