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호성, "런던올림픽 기대해주세요"
에디터 : 김수기 기자

런던올림픽 준비로 지난 6월부터 해외에 있던 조호성 선수가 잠시 귀국했다. 경륜에서 실업팀 선수로 복귀한 조호성 선수는 2012년 런던올림픽 트랙경기장에서 자전거 선수로서의 화려한 엔딩을 만들고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국내에 잠시 귀국한 조호성 선수에게 올림픽 준비에 대해 들어보자.

해외전지훈련 중 잠시 귀국한 조호성 선수를 12월 28일 나눅스네트웍스 서울사무소에서 만났다.

-자전거 선수로 입문한 계기는?
부천북중학교에 사이클부가 있었는데, 화려한 복장이나 사이클의 스피드를 보고 반해서 사이클부에 들어간 것이 자전거 인생의 시작이었습니다.
중학교 때의 사이클부는 미술부나 음악부와 같은 특별활동 수업 중의 하나였습니다. 이후에는 부천고등학교, 중앙대학교, 기아자동차, 한국통신, 서울시청을 거치면서 실업팀 선수로 활동하고, 2003년 전국체전을 마지막으로 실업팀 사이클을 끝냈습니다.
2004년부터 2008년 경륜 그랑프리까지 경륜 선수로 활동하다가 다시 서울시청에 와서 실업팀 선수로 복귀했습니다.

-다시 실업팀 선수로 복귀한 이유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4위를 한 것이 가장 아쉬움으로 남아 올림픽 도전을 위해 복귀했습니다. 그때 4위가 3위와 큰 차이가 났으면 아마 계속 경륜을 했을텐데, 1점차로 4위를 했거든요. 그게 시간이 흘러도 계속 기억에 남고, 나이가 더 들기 전에 도전해보자는 마음이 커졌습니다. 올림픽에 도전해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좋겠지만 도전한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저에게 큰 의미입니다.

2009년 전국체전 개인도로에서 1위로 결승점을 통과하는 모습

-선수생활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아무래도 부상을 당하고 재활하던 일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시합으로 따지면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이 가장 힘들었구요.
2009년 뚜르 드 타이완 5구간의 내리막 코너링에서 낭떠러지로 떨어져 목에 골절상을 입은 게 가장 큰 부상이었습니다. 몸을 완벽하게 준비하지 못한 상태에서 무리하다 사고가 나고, 치료와 재활을 해야 한다는 게 힘들어서 은퇴까지도 생각했었죠.

-조호성 선수가 생각하는 라이벌은?
어렸을 때는 콕 찝어 누가 라이벌이다라고 말을 했었는데, 나이가 드니까 그게 애매한 것 같아요. 경륜에서 복귀하고 나니 바뀐 것도 많고, 놓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오히려 후배들에게 많이 물어보고, 배우고 있는 입장입니다.
다른 선수도 마찬가지겠지만 라이벌은 저 자신인 것 같아요.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고 나야 다른 선수들과 경쟁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옴니엄 랭킹 10위 안에 드는 선수들은 모두 우승후보이지만 사소한 실수로 등수가 밀려날 수 있습니다.
자신을 컨트롤할 수 있어야 다른 선수를 넘어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호성 선수는 트랙종목의 옴니엄에 주력하고 있으며,
올해 좋은 성적을 거둬 현재 UCI 랭킹 1위를 마크하고 있다.


-올해 출전한 대회 성과는?
1월에 호주로 전지훈련가고, 2월 영국 맨체스터에서 첫 월드컵을 시작했습니다. 참가한 종목은 트랙 경기 중에 하나인 옴니엄으로 2위를 했습니다. 그리고 11월 카자흐스탄 월드컵에서 옴니엄 경기에서 다시 은메달을 획득했습니다. 12월 콜롬비아 칼리 월드컵에서는 8위를 하면서 현재 월드컵 옴니엄 종목 종합 랭킹 중간결과 1위를 하고 있습니다.

*옴니엄경기란?
남자의 경우 250m짜리 벨로드롬 한 바퀴를 도는 플라잉 250m, 1km 독주, 4km 개인추발, 15km 스크래치, 제외 경기, 30km 포인트레이스 등 6개 종목 경기를 펼치는 경기이다.


-내년 계획은?
아직 국가대표선수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대한사이클연맹에서 추진하는 올림픽 프로젝트로 저하고 이민혜 선수 등 4명이 올해 6월 7일부터 1년동안 지원받고 있습니다.
내년 1월에 스위스로 출국해서 우수한 선수들을 배출해낸 프랑스 재키 코치의 지도를 받으면서 올림픽 대비를 시작합니다. 2월에는 런던에서 마지막 월드컵에 참가하고, 4월 호주 멜버른 세계선수권에도 출전합니다. 올해 대회에서 아쉬웠던 점이나 경험을 살려서 좋은 성적이 나올 수 있도록 할 생각입니다. 그러면 런던올림픽이 100일 정도 남는데, 다시 스위스에서 담금질을 하면서 올림픽을 대비할 예정입니다.
유럽에는 대회가 정말 많이 있어서 매일 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스위스에서는 2주에 한번씩 트랙대회가 열리고, 2월말에는 유럽 도로대회 시즌이 시작하니까 3, 400km 정도 자동차로 이동해서 참가하면 일주일에 한두번씩은 대회에 나간다고 볼 수 있어요.

내년에는 올림픽이 끝날 때까지는 국내에 들어오기 힘들 것 같고, 올림픽 준비로 계속 해외에 있다보니까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큽니다.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야 어느 정도 보상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올림픽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조호성 선수는 시마노의 듀라에이스 Di2와 R315 슈즈, 타임트라이얼 핸들바를 후원받고 있다.

-시마노 듀라에이스 Di2와 슈즈 등을 사용하고 있는데 어떤가요?
3년째 듀라에이스 Di2를 사용하고 있는데, Di2의 덕을 가장 많이 본 것은 올해 뚜르 드 코리아 태백-양양 구간에서입니다.
기온도 낮은 상태에서 비까지 내려 체온이 내려간 상태에서 구룡령을 올라갈 때, Di2는 손이 언 상태에서도 가벼운 터치만으로도 변속이 가능해서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동호인들도 Di2를 구매해 사용할 수 있는 울테그라 Di2가 출시돼서 라이딩에 도움을 많이 받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R315 슈즈의 카본 아웃솔은 힘전달력이 빠르면서 우수하고, 가죽도 부드러우면서 발을 감싸줘 피로감이 덜 한 것 같습니다. 또 열성형으로 제 발에 맞출 수 있어 만족감이 큽니다. 또 시마노 페달의 면적이 넓어 힘전달력에 도움이 됩니다.
해외 대회에서 보면 시마노 슈즈와 페달을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조호성 선수는 추운 날씨와 비속에서 달렸던 뚜르 드 코리아 7구간에서 
듀라에이스 Di2의 덕을 톡톡히 봤다고 회상했다. 

-도로경기과 트렉경기 중 어느 게 힘든가요?
제가 하고 있는 옴니엄 경기는 이틀동안 여섯종목을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체력소모도 크고, 경쟁이 심해 정신적으로 피로가 많이 쌓입니다.
도로경기는 5~6시간 정도 진행되니까 작전을 쓸 기회도 많고, 여유도 있는데, 트랙경기는 조금이라도 방심할 수 없어서 트랙종목이 아무래도 더 힘든 것 같습니다.

-선수생활은 몇년 더 할 생각인가요?
실업팀에 복귀하면서 2012년 런던올림픽까지 선수생활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올림픽이 끝나고, 생각이 바뀔 수도 있겠지만 런던올림픽에서 인생 1막의 막을 내리려고 합니다.
(은퇴 후에는?) 해외에 나가 있다보니까 은퇴 후에 할 수 있는 아이템이 많이 보이더라구요. 조금씩 알아가고 있지만 정한 것은 아직 없습니다.

인터뷰가 끝나기 무섭게 달려오는 큰딸 채윤을 바라보는 조호성 선수의 눈길은 여느 아빠와
다름 없었다. 조호성 선수는 해외훈련으로 가족에게 소홀한 것이 가장 안타깝고,
몇일 뿐이지만 가장으로서 충실하게 보낼 계획이라고 했다.

-국내 팬에게 인사부탁드립니다.
한국에 있으면서 동호인분들에게 얼굴을 보이고, 라이딩도 같이 하고 그래야 하는데, 올림픽 준비로 해외에 많이 나가 있어 아쉽고,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저를 응원해주시는 팬들에게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으로 찾아 뵙겠습니다.
2012년에는 부상없이 건강한 모습으로 재미있는 라이딩을 즐겼으면 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부상없이 올림픽을 맞이하는 것이 소망인 조호성 선수가
런던올림픽에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길 빌어본다.


사이클은 일반인이나 자전거 동호인에게도 크게 사랑받지 못하고 있는 비인기 스포츠다. 그 중에서도 트랙종목의 옴니엄은 이름조차도 생소하다. 올림픽이라는 세계적인 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하더라도 금새 잊혀지겠지만, '조호성'이라는 이름 석자 때문에 오래 기억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조호성 선수가 올림픽 대회 출발선상에 설 때까지 사고가 없기를 빌어보면서 그동안의 노력에 대한 값진 결과를 만들어내길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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