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청 사이클팀의 구성은 선수를 만나다.
에디터 : 바이크매거진

천안시청 사이클팀의 숙소에서 구성은 선수를 만났다.

운동을 좋아해서 중학생 때부터 사이클을 시작하고 벌써 12년 째 선수 생활을 하고 있는 구성은(26) 선수를 만나 짧은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구성은 선수의 프로필
- 생년월일 : 1984년 8월 19일
- 학력 : 계명대학교 스포츠산업대학원 석사학위과정 중
- 소속 : 천안시청 여자 사이클팀
- 주요입상
2002년 : 아시아주니어선수권대회 5관왕
2002년 :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2개부분 은메달(한국 최초)
2002년 : 대한사이클연맹 최우수신인상
2004년 : 트랙월드컵 사이클대회 은메달(한국 여자 최초)
2004년 : 대한사이클연맹 최우수선수상
2005년 : 아시아선수권대회 2관왕
2006년 : 도하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2007년 : 아시아선수권대회 개인도로 3위
2007년 : B세계사이클 선수권대회 개인도로 3위 (올림픽 출전권 획득)
2007년 : B세계사이클 선수권대회 도로 독주 2위
2008년 : 베이징 올림픽 개인도로 출전

자전거 선수로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죠?
제가 운동을 워낙 좋아해서 초등학교 때는 축구선수가 꿈이었습니다.
중학교에 왔는데 학교(대구의 동부 여중)에 사이클팀이 있었고, 학교 감독 선생님이 제가 달리기도 잘 하고 그러니까 사이클을 한번 해보라고 하셨죠.
집에서는 아버지께서 엄청 반대하셨는데 여름방학 내내 졸라서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는데, 그때는 사이클이 뭔지도 몰랐고 운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좋아 그렇게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로 계속 주니어 선수로 활동을 하다가 고등학교 졸업 후 상무팀에 갔습니다. 그리고 2년 후 서울시청 팀에 들어가서 4년간 선수생활을 하고, 지금은 천안시청 팀으로 왔습니다. 이렇게 올해로 12년째 선수생활을 하고 있는 거네요.^^

상무팀이면 군대를 다녀오셨나요?
네, 고등학교 졸업하고 운동만 하고 싶어서 2년동안(2003년~2004년) 군에 들어가 상무팀 생활을 했습니다. 친구들 중에는 저하고 결혼하면 군에 안 가도 되냐고 농담을 하는 친구들도 있죠.^^
지금은 상무팀에 여자선수가 없지만 그 때는 저를 포함하여 이은주, 이정애, 김애리 등 4명의 선수가 있었습니다.

천안시청 사이클팀 차량

천안시청 팀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2003년 창단된 팀입니다. 그전에 충남체육회로 있다가 2003년에 정식으로 천안시청 팀이 되었죠. 박명순 감독님과 강산들 코치님, 그리고 총 8명의 선수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제가 가장 고참 선수고, 김수현, 김명희, 정은송, 유선하, 황효정, 현수정, 유형민 선수가 있는데 아마 전국에서 가장 분위기 좋은 팀일 겁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는 어떤 거죠?
제일 기억에 남는 대회는 21살 때 전국체전 개인 도로경기입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이 있는 해였는데, 스위스에 사이클 유학을 하면서 월드컵에서 은메달을 따서 아테네 올림픽을 출전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우리나라에 돌아왔었죠.
그런데 한국에서 올림픽 평가전을 다시 한다는 거에요. 저는 이미 체력이 바닥이 난 상황이라 한국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떨어져 올림픽을 가지 못하게 되었고, 충격이 심했죠.
그리고, 여름 훈련 중에 어머니께서 도와주러 오셨다가 경륜 선수와 부딪쳐서 머리를 크게 다치셨어요. 생사가 왔다갔다 할 만큼 크게 다치셨고 아직도 완전히 완쾌가 되시지는 않았습니다. 그때 신문 인터뷰를 했는데, 전국체전 금메달을 따서 어머니께 드린다고 했어요.
그리고 전국체전을 출전했는데 초반에 다른 팀이 먼저 치고 나가서 1등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고, 이에 실망한 상무팀 감독님은 아예 시합도 보지 않으시고 가 버렸었죠.
그런 상황에서 맘에 맞는 선수들과 함께 그 선두 그룹을 따라 잡고, 다시 그 선두 그룹을 떨어뜨리고 혼자 독주로 우승을 했죠. 선두와 4분이상 벌어졌는데 정말 기적적으로 잡을 수 있었고 우승까지 했으니, 평생 잊을 수 없는 시합이에요.

21살 출전했던 전국체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구성은 선수

실업팀 생활은 어떤가요?
실업팀 숙소에서 먹고 자고 생활을 하고 있지만, 실업팀 생활은 중고등학교 때보다 훨씬 편한 편입니다. 주말에는 외출도 자유롭게 할 수 있고, 시합을 끝내고 나서는 몇일 휴가를 가기도 하죠.
가장 좋은 점은 좋아하는 운동을 하면서 보수를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이고, 어려운 점은 그렇게 많지 않은데,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해서 가장 아쉽습니다.
10월 전국제전이 끝나면 비시즌으로 접어들어 충분한 기간을 쉬고 나서 동계 훈련에 들어갑니다. 먼저 실내에서 체력 훈련을 좀 하고 1월부터는 제주도 등 남쪽으로 내려가서 자전거를 타면서 훈련을 하죠.

다른 취미는 있나요? 그리고 남자 친구는?
숙소에 인터넷이 되니 인터넷으로 해외의 유명한 사이클 웹사이트를 보면서 시간을 많이 보내는 편이고, 책 읽는 것을 좋아합니다. 랜스 암스트롱의 책은 영문까지 구해서 읽을 정도고요.^^ 지금은 투르 드 프랑스 기간이다 보니 매일 웹사이트에서 결과를 보는 재미에 빠져 있습니다. 알베르토 콘타도르를 응원하고 있는데, 우승할 것 같아요.
남자 친구는 아직 없고, 제가 운동을 워낙 좋아하다 보니 남자에게 신경 쓸 만큼 시간을 내지 못해 남자한테 미안하잖아요. 그래서 남자 친구에 대한 생각은 아직 없고 나중에 은퇴를 하고 나서 사귀어야 되지 않나 싶어요.

지금 타고 있는 TIME 사이클과 용품들. 왼쪽 가장 위가 구성은 선수 자리다.

사이클 도로 시합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를 해 주세요.
크게 개인 도로, 개인 독주(타임 트라이얼), 팀 독주(팀 타임 트라이얼) 등이 있는데, 개인 도로 경기는 구간을 정해 놓고 동시에 출발해서 먼저 들어오는 선수가 우승을 하는 경기고요. 개인 독주는 1분에서 2분 차이로 선수들이 따로 출발을 하고 모두 완주를 하고 나서 시간으로 순위를 정하는 경기입니다. 팀 독주는 6명이 한팀이 되어서 팀별로 1분에서 2분 차이로 출발을 하고 먼저 들어온 4명을 기준으로 시간을 산정하여 순위를 정하는 경기입니다.

지금 선수로써의 계획은?
지난 동계 훈련 중 2월에 손바닥뼈가 분쇄골절이 되어 깁스를 하고 철심이 박힌 상황이라 올해 경기는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네요. 5월에 철심을 빼고 아직 손이 완전하지는 않지만 현재 운동하는데는 지장이 없습니다.
일단은 10월 전국체전에서 좋은 결과를 내고, 내년 중국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기록을 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리고 2012년 런던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해야겠죠. 지난 2008년 올림픽에서는 크게 넘어지면서 겨우 완주를 했을 정도니까요.
해외 시합도 많이 다니고 싶지만 현실이 그런 상황이 아니다 보니 좀 아쉽죠.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빗길에 크게 넘어졌지만 끝까지 완주했던 구성은 선수

나에게 자전거는 000이다.
자전거는 저에게 '꿈'이죠.
해외팀에 소속되어 뛰고 싶은 꿈도 있고, 은퇴하기 전에 국제시합에서 좋은 기록을 남겨 우리나라 사이클 역사에 한획을 긋고 싶은 꿈도 있습니다.


잠시간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녀의 자전거에 대한 열정에 필자도 구성은 선수의 팬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 전국체전, 아시안게임, 올림픽까지 모두 좋은 기록과 사고 없는 경기를 기원하며 다음에는 경기장에서 만날 것을 약속하고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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