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27, 비스켓 하나에 5천원이라니...
에디터 : 강수정


2004년 7월 20일(화)

현재위치 : 눌라보(Nullarbor) 로드하우스
이동거리 : 30.81km
누적거리 : 1,929km
평균속도 : 12.6km/h
최고속도 : 18km/h
숙박장소 : 눌라보 로드하우스 백팩커(남위:31도 26분 56.0초, 동경:130도 53분 48.4초)


밤 사이 영하로 온도가 떨어져서 새벽에 일어나 몸을 녹이기 위해 장작불을 지폈다.
차로 여행하는 호주 사람들은 전기톱을 가지고 다닌다. 처음엔 왜 저걸 가지고 다닐까 했는데 그들은 나무를 베어서 장작을 만든다. 잔가지 주우러 다니는 우리와 스케일이 다르긴 하지만, 다 베어서 태워 버리면 몇년 후에는 뭐가 남아있을까?
오늘은 갈 거리도 많지 않아서인지 오전에 늦장을 부리며 여유도 부리고 기분이 가벼워진다. 얼마 남지 않은 물 중에서 이동 시 먹을 물을 조금 남기고 창민이 나를 위해 모닝커피를 만들었다.
텐트를 나오면 펼쳐지는 평원,
그리고 쏟아지는 아침햇살...

눌라보 로드하우스는 경비행기를 이용한 투어와 고래를 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눌라보(Nullarbor) 로드하우스에 도착해서 백팩커가 있다는 걸 알고는 백팩커에 짐을 풀었다. 캠핑을 하려 했지만, 눌라보 로드하우스의 캠핑장은 넓고 포장되지 않은 주차장과 다를 바가 없이 생겼다. 우리는 바람을 조금이라도 피하고 싶었는데, 이 캠핑장에는 그런 장소라고는 전혀 없어 방이 있는 백팩커를 선택하게 된 것이다.
쌀도 떨어졌는데 이곳에서는 비스켓과 햄버거 외에는 팔지 않았다.
물류 비용때문에 비싸다지만 얼핏 계산해도 비스켓 하나에 5,000원이라니...
너무나도 비싼 비스켓.

5.85호주달러(5,000원 정도)짜리 비스킷. 시내의 마트에 가면 반값도 안 한다.

이곳에는 야생개 딩고(dingo)가 로드하우스 주변을 마치 강아지처럼 돌아다닌다. 아마도 사람들이 먹을 것을 주어 계속 오는 것 같다. 옆에 야생 동물에게 먹을 것을 주지 말라는 표지판이 있는데도...

백팩커는 시설을 떠나 실내라서 바람이 안 분다는 것이 제일 좋았다. 방 안은 침대 2개와 창문 하나, 그리고 형광등 하나가 전부지만, 벽은 세계에서 온 수 많은 여행자들이 남긴 낙서로 빈틈이 없었다.
일본어도 있는데 한글이 없다니. 그럼 우리가 써야지.
"눌라보 로드하우스 백팩커 2호실!!! 대한민국에서 우리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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