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중장거리 도전 #12 공룡코스 feat.도선사
에디터 : 김수기 기자
사진 : 김수기 기자

도선사. 수도권 라이더라면 극악의 업힐로 익히 들어본 곳이다. 
도선사는 경사도의 압박이 심하고, 남산북악처럼 접근성이 좋은 편은 아니다. 그리고 삼막사-염불암-망해암처럼 코스가 연계되지 않아서 단일 코스로 소개하기에 좀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그러다 우연찮게 '라이더KC'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라이더가 만든 '공룡코스'를 보고 도선사를 함께 소개하기 딱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공룡코스를 한바퀴 돌아봤다.


GPS로 그림을 그리다, GPS ART


GPS 속도계를 사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자신의 라이딩 기록을 숫자가 아닌 '지도 위에 남은 흔적'으로 남길 수 있어서다. 숫자로 표시된 라이딩 정보보다 지도 위에 그려진 선이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더욱더 풍성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GPS 로그는 단순히 자신의 라이딩 기록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 예술의 경지에 이르렀다. 라이딩 코스를 계획 할 때는 자전거가 가기 좋은 곳을 찾아 만들었지만 이제 GPS 로그는 그림을 그리는 도구로 변신했다.
라이딩 코스 중에 '한반도 코스'를 들어보거나 본 적이 있을 텐데, 한반도를 일주하는 코스가 아닌 한반도 지형을 본딴 코스여서 그렇게 부른다. 
한반도 코스처럼 'GPS ART'라고 부르는 GPS 그림은 원하는 작품(?)이 나오도록 라이딩을 계획해서 코스대로 라이딩을 한다. 그래서 일반적인 라이딩과 다르게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거나 생각지도 못한 험로를 달리는 그야말로 시간과 노력을 갈아넣는다.  

'스트라바 아트' 웹사이트(바로가기)에 다양한 카테고리의 GPS ART 작품이 업로드되어 있다.

닉네임 '라이더KC'를 사용하는 라이더도 아트 코스를 제작하고 있으며, 이번에 소개하는 공룡코스도 그의 작품이다.

라이더KC의 블로그에 가면 아트 코스의 정보와 GPS 파일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바로가기)


크아앙~ 공룡코스


공룡코스는 중랑천 - 우이천 자전거길 - 도선사 - 방학천 자전거길 - 중랑천 자전거길 - 부용천 자전거길 - 민락천 자전거길 - 송산, 별내 - 용암천 자전거길 - 왕숙천, 경춘선 자전거길 - 묵동천 자전거길 - 중랑천 순서의 순환코스이다.
코스 전체 거리는 80km로 길지 않은 편이고, 자전거도로가 대부분이어서 코스 자체는 도선사를 제외하면 평지 위주이다. 다만 공룡의 손과 발을 그리기 위해 일부 코스를 돌아야 하기 때문에 내비게이션 기능이 있는 GPS 사이클링 컴퓨터나 스마트폰 앱이 필요하다.

기사에 소개하는 공룡코스는 라이더KC님의 공룡코스를 바탕으로 했지만 약간 다르다. 출발과 도착은 중랑천이고, 콧등과 손, 발, 묵동천 구간을 수정해 라이딩했고, 기사에 안내해 놓았다.

중랑천에서 출발한 공룡코스는 약 80km이며, 일부 구간이 일반도로이지만 어렵지 않다.

코스 GPS 다운로드 : https://www.bikem.co.kr/article/read.php?num=14208

중랑천 서편에서 출발한다.

석계역 부근에서 우이천 자전거길로 진입한다.

쌍문동을 지날 즈음에 둘리 조형물과 벽화 등이 있어서 잠시 어린 시절의 추억에 잠긴다.

덕성여대 앞의 근화교에서 우이천 자전거길이 끝나고, 문이교에서 좌회전에서 도선사로 향한다.

도선사에서 내려와 방학사거리 방향으로 직진하다가 방학천 자전거길로 진입한다.

다시 중랑천 자전거길로 진입해 의정부로 향한다.

부용교 부근에서 부용천 자전거길로 우회전한다.

*곤제역 부근에서 곤제근린공원을 통과해 민락천 자전거길로 진입한다. (수정된 구간)

민락천 자전거길.

코스트코 부근에서 자전거길을 나와 우회전한다.

문충로를 내려오다가 옆에 있는 이면도로를 몇 구간 이용한다.

의정부경전철 기지 부근에 있는 삼거리에서 송산로로 진입한다. 갓길이 넓어서 도로를 이용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

*수락산입구교차로에서 청학리 아파트 단지로 진입해 공룡 손을 만든다. (수정된 구간)

공룡 손을 만들고 나서 용암천 자전거길을 잠깐 이용한다.

송산로를 따라 내려오다가 현대 블루핸즈 뒷쪽에서 다시 용암천 자전거길로 진입한다.

블루핸즈 뒷편에 있는 자전거길 진입구.

별내 카페거리를 지나 별내119 안전센터 부근에서 자전거길을 빠져나온다.

검문소 사거리에서 퇴계원사거리 방향으로 좌회전한다.

퇴계원사거리에 있는 동물병원 쪽 작은길로 들어서면 왕숙천 자전거길 진입로가 있고, 공룡발을 만드는 구간이다.

자전거길에서 나와서 동구릉로 460번길로 진입해 공룡 발바닥을 그린다.

*갈매천 자전거길과 경춘선 자전거길을 이어 달리면 발목이 그려진다. (수정된 구간)

경춘선 자전거길은 일부 비포장 구간이 있으며, 공릉동으로 이어진다.

태릉선수촌, 태릉과 강릉, 경춘선숲길 등을 지나 화랑대역으로 직진한다.

* 화랑대역 2번과 4번 사이의 횡단보도를 건너 묵동천 자전거길로 진입한다. (수정된 구간)

묵동천 자전거길.

중랑장미공원을 지나면 중랑천을 만난다.


도선사, 완주만 해도 어디야


공룡코스의 하이라이트는 도선사다. 도선사는 북한산국립공원 우이분소를 출발해 주차장까지 1.76km의 거리에 12.2%의 평균 경사도로 서울에서 극악의 업힐 코스로 손꼽힌다. 도선사에 도전했던 라이더 중에 20%가 넘는 경사도의 벽을 넘지 못해 자전거에 내리는 경우가 많은데, 도선사 오르는 길에 보이는 '통곡의 벽' 간판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도선사는 중랑천에서 우이천 자전거길과 방학천 자전거길을 이용해 진입하며, 공룡코스에서 꼬리 부분이다.

도선사 업힐의 실질적인 구간은 통곡의벽부터 주차장까지이며, 실제 만난 도선사 업힐은 기대 이상이었다.

도선사 입구의 북한산국립공원 우이분소.

지금은 없어졌지만 통곡의벽 간판이 세워진 이곳부터 라이더가 한없이 겸손해지는 경사도를 만나게 된다.

로드바이크로 왔으면 큰일 날뻔했다.


누구나 GPS 아티스트가 된다


최근 중급 이상의 GPS 사이클링 컴퓨터는 내비게이션 기능을 제공하고 있고, 스마트폰 앱도 GPS 파일을 활용한 길찾기 서비스를 제공해 다른 사람이 만들어 놓은 라이딩 코스를 이용하는 데에 큰 어려움은 없다. 또한 자신이 가고 싶은 라이딩 코스도 웹사이트나 앱을 이용해 직접 계획할 수 있다.
챗바퀴처럼 매번 다니는 코스가 지루했다면 숨겨왔던 예술가의 혼을 살려 GPS 아티스트 라이더로 변신해보자.  

공룡코스도 이런 GPS ART의 결과물로 공룡의 손과 발, 꼬리를 만들기 위해 굳이 빠른 길이나 좋은 길을 두고 돌고 돈다. 같은 거리라도 시간이 더 걸리지만 라이딩이 끝난 후의 기록을 본다면 그 노력이 헛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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