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끝마을 블러프에 도착하다.
2010-03-29   이동원

오늘이 마지막 날이다. 시간 정말 빨리 간다.
오늘의 목표는 인버카길(Invercargill)에서 블러프(Bluff)를 찍고 다시 돌아오는 거다. 왕복 대략 60km의 거리다. 오늘도 어제처럼 비가 내렸다. 오후에 버스를 타고 티마루(Timaru)로 돌아가야 했기 때문에 아침 일찍 출발했다.
블러프(Bluff)로 가는 길은 그 동안에 다녀본 가장 힘든 길 중의 하나였다. 지형은 대부분이 평지라 괜찮았는데 남극 쪽에서 불어오는 강한 바람과 비 때문에 앞으로 나가기가 힘들었다. 게다가 수많은 트럭들.
하지만 이 길이 마지막이다. 9일 여행의 마무리다. 마지막이란 생각에, 자전거는 앞으로 잘 안 나가고 말을 안 들었지만 마음만은 가뿐했다.
그렇게 비바람을 맞으며 두 시간쯤 달려 블러브에 도착했다. 신기하게도 블러프에 도착하자 구름이 지나가고 햇빛이 비추었다.

마지막 22km. 블러프는 1번 고속도로의 시작점이기도 하다.

마지막 날도 먹구름은 나와 함께 했다.
비가 계속 내렸지만 동시에 해가 뜨기도 했다. 덕분에 멀리 무지개도 보인다.

블러프에 도착하자 해가 나왔다. "고속도로가 시작하는 곳"에 드디어 도착했다.

블퍼프 건물의 벽화. 이곳에 난파했던 영국 배를 기념하여 그린 것 같다.

블러프의 스털링 포인트. 그 밑에 위경도상의 위치가 표시되어 있다.

아쉽지만 서울은 없었다.
대신 도쿄까지가 9567km이다.
서울까지는 여기에 1000km정도를 더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한국과 뉴질랜드는 정말 먼 나라였다.

블러프의 유명한 스털링 포인트(Stirling Point)에 갔다. 여기는 그야말로 땅끝이었다. 세계 각 도시로의 방향과 거리를 표시한 표지판도 있었다.
드디어 왔구나. 티마루를 출발한지 9일만이다. 총 이동거리로는 다시 인버카길로 돌아가는 것까지 더해 총 596km.
9일 동안 멋진 경치도 구경했고 비포장 시골길 때문에 고생도 해보고 민가에 들어가서 음식을 얻어먹기도 했고 농장에서 일도 하며 많은 사람들을 만난 재미있었던 여행이었다. 언제나 자전거를 탈 때는 더위에 추위에 피로에 힘들어했지만 뒤돌아 생각해보면 또 언제 그랬냐는 듯이 떠나고 싶어진다.
뉴질랜드, 자전거로 여행하기에 정말 매력적인 나라다.
멋진 바다와 언덕, 깨끗한 공기, 그리고 친절한 사람들이 있는…

9일만에 쌀밥을 먹은 인버카길의 중국식당에서.
꼬마아이들이 자전거에 많은 짐을 싣고 다니니까 신기해하며 쫓아왔다.
나중에 또 오라던데 언제 다시 갈까?

주행 시간 : 4시간 32분
주행 거리 : 64km
평균 속도 : 14km/h
최고 속도 : 37.3km/h
총 주행 거리 : 596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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