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기어 변속의 이해, 다섯번째 이야기
에디터 : 박창민 기자

지금까지 4편에 걸쳐 기어변속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에 대해 알아보았다. 간단하게 그 내용들을 짚어보면 아래와 같이 정리된다.

2단에서 30단까지 기어변속은 참 복잡하지만 그만큼 매력도 있다.

첫번째 이야기 : http://www.bikem.co.kr/content/read.php?num=148 
- 기어 변속 시스템의 명칭 및 기본적인 사용에 대한 이해
두번째 이야기 : http://www.bikem.co.kr/content/read.php?num=1406 
- 기어 변속의 활용과 변속에 따른 힘의 변화
세번째 이야기 : http://www.bikem.co.kr/content/read.php?num=1640 
- 기어 변속 비율에 대한 이해
네번째 이야기 : http://www.bikem.co.kr/content/read.php?num=1922 
- 기어 변속 레버와 작동 원리

위와 같은 내용에 이어 이번에는 자주 언급되지 않는 이야기 중에 하나인 '체인 텐션'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자 한다.

'체인 텐션' 이건 뭐냐?
기어 변속의 이해 두번째 이야기에서 우리는 기어 변속에 따른 힘의 변화를 수치로 보여준 적이 있다. 예를 들면 앞 체인링을 44T, 뒤 스프라켓을 11로 맞추면 "44/11 = 4"로 4의 힘이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했을 때 수치상 앞 체인링 30T와 뒤 스프라켓 13T 조합, 그리고 앞 체인링 39T와 뒤 스프라켓 17T의 조합은 2.3 정도로 거의 같다.
30T / 13T = 2.30
39T / 17T = 2.29
그렇다면 이 두 조합의 기어를 놓았을 때 같은 힘이 들어가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39T 체인링과 17T 스프라켓 조합

30T 체인링과 13T 스프라켓 조합

위의 두 조합은 수치상으로 2.3 정도의 힘이 드는 같은 기어 변속 조합이다.
하지만 정말 같은 힘이 들까?

같은 기어비의 조합이라 하더라도 체인과 톱니가 맞닿아 있는 부분이 적게 되면 체인과 톱니 사이에 더 큰 힘이 주어지게 되고, 체인과 톱니가 맞닿는 부분이 넓다면 체인에 더 적은 힘이 가해지게 되는데, 이때 체인에 가해지는 힘을 '체인 텐션'이라고 부른다.
위의 예로 이야기한다면 간단하게 체인이 체인링과 스프라켓을 절반 정도 감아서 돌아간다고 가정한다면 아래와 같이 체인과 톱니가 만나는 개수를 확인할 수 있다.
30T x 13T 조합에서 체인과 톱니가 만나는 개수 : 15 + 7 = 22
39T x 17T 조합에서 체인과 톱니가 만나는 개수 : 20 + 9 = 29
체인 텐션은 상대적인 값이므로 22를 '100'라고 한다면 29는 22/29 = '76'이 된다.

기어 톱니와 체인이 만나는 부분에 가해지는 힘의 크기가 체인 텐션이다.

같은 변속 조합이지만,
위의 조합이 아래에 비해 체인과 기어의 마찰 면적이 넓어 체인 텐션이 낮다.

체인 텐션은 적을 수록 좋다.
위의 수치적인 이야기는 항상 어렵다. 하지만 알아두어야 할 것은 체인 텐션은 적을 수록 좋다는 것이고, 그것이 의미하는 것은 체인과 기어 톱니가 만나는 개수는 많을 수록 좋다는 뜻이 된다.
이것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경우가 많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도로를 달릴 때 앞 체인링을 큰 것을 쓸 때와 작은 것을 쓸 때 평균 속도가 조금 차이가 난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는 사용자들도 있을 것이다.
체인 텐션이 적다는 의미는 체인과 기어 톱니에 마찰력이 적어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며, 그로 인해 발생되는 열도 줄어들고 체인이 톱니에서 미끄러지는 작은 움직임도 줄어든다는 의미이다.
또한 체인과 기어 톱니의 수명도 체인 텐션에 영향을 받게 된다.
그렇다면 왜 더 큰 체인링과 더 큰 스프라켓을 사용하지 않을까?
그 이유는 단순하다. 체인 텐션에 의해 발생되는 손실보다, 더 큰 체인링이나 스프라켓으로 인한 무게 증가, 그리고 지오메트리의 변화가 더 큰 문제를 발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같은 크기의 기어 변속 조합이라면 가능한 체인 텐션이 적게 발생되는 조합을 잘 활용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인 것이다.

체인과 기어 톱니는 많이 닿아 있을 수록 체인 텐션이 낮아진다.

시마노는 다이나시스를 발표하면서 같은 힘이 들어가는 조합이라도 체인 텐션에 의해
성능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이와 같은 모형을 만들어 직접 체험하도록 하였다.

같은 기어 조합이라도 체인 텐션이 69인 기어 조합이 회전 시 힘이 적게 든다.

현명한 기어 변속이 오르막을 손 쉽게 만든다.
체인 텐션은 오르막 뿐 아니라 평지를 달릴 때도 힘의 차이를 발생시키게 되는데, 이와 같은 이유로 선수들의 경우는 산악지형에서조차 앞에 44T나 42T의 큰 체인링을 활용하여 주행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선수들은 일반인보다 조금 긴 체인을 사용하기도 한다.
기어 변속의 이해 첫번째 이야기에서 가장 큰 체인링과 가장 큰 스프라켓의 활용은 좋지 않은 사용이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성능보다 기어 변속 시스템과 체인의 안전한 사용을 위한 지침이었다.
시합을 취재하다보면 프로 선수들의 큰 체인링과 큰 스프라켓의 활용을 자주 볼 수 있다. 이 조합은 체인 텐션이 가장 낮은 조합으로 같은 조합의 기어 변속보다 조금 더 좋은 성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시마노는 '다이나시스'라는 새로운 30단 기어 변속 시스템을 발표하면서 '체인 텐션'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하곤 한다. '다이나시스' 시스템의 기본 구상이 단순한 기어 변속 수의 증가가 아닌 '체인 텐션'을 줄이는데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기계적으로는 동일해 보일 수 있는 기어 변속의 수치 속에서도 이와같은 차이가 있기에 기어 변속에 대해 더욱 매료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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