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구매가이드 1, 나는 무엇을 원하나?
에디터 : 박창민 기자
최근 지인들에게 자전거 구매에 대한 문의를 자주 받는다. 그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이야기하고 가이드를 줘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아서 고민이다. 제법 오랜기간 구매에 대한 가이드를 주고, 또 많은 지인들이 구매 후 느낀 점들, 그리고 그 후 자전거 활용에 대한 관찰을 통해 시행착오가 적은 구매가이드를 정리하고자 한다.
이번에는 그 첫번째 이야기로, "과연 나는 무엇을 위해 자전거를 타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져보기로 했다.

매장에 이 많은 자전거 중에 나는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가?

나는 무엇을 위해 자전거를 타려고 하는가?
"어떤 자전거를 사면 좋을까요?"라는 질문에 가장 먼저 필자가 물어보는 것은 "왜 자전거를 타려고 하는데요?"라는 것이다.
위에 질문에는 여러가지 답변들이 있다.
-운동을 하려고
-출퇴근에 사용할 계획
-취미와 여가 생활
-좀 멋있어 보인다
-친구와 주위의 권유로 시작해 보려고
위와 같은 이유 외에도 개인적으로 다양한 답변들을 들을 수 있다.
이런 질문은 자전거를 탄 이유의 본질을 설명해 주기도 하지만, 당장 어떤 자전거가 나에게 좋을 지 가이드를 해 주기도 한다.
먼저 주위에서 같이 타거나 함께 운동이나 여가 생활을 즐기자는 권유 등이 없는 경우는 대부분 자전거 타기를 혼자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럴 경우는 다양한 선택 사양 안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자전거 스타일을 고르는 것이 좋다.
하지만, 누군가 권유하고 함께 타기를 원할 때는 그 주위 사람들과 비슷한 스타일의 자전거가 가장 좋다. 자전거는 매우 다양한 종류가 있을 뿐 아니라 모든 특징이 다르기 때문에 함께 라이딩을 공유하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기 때문이다.
요즘 가장 많이 비교되는 '산악자전거(MTB)'와 '로드바이크'를 봤을 때도 포장 도로에서 속도를 즐기는 로드바이크와 길의 상태에 상관없이 다양한 라이딩을 즐기는 산악자전거로 나뉘어 함께 라이딩을 하면 서로 지루해지기 쉽다.

서스펜션의 역할이 강화된 산악자전거

자전거를 넣기 빼기 쉽다면 편리한 기능을 앞세운 자전거가 생활 속에 들어올 수 있다.

주거 환경이 어떠세요?
두번째로 묻는 질문의 대부분은 구매자의 생활 환경에 대한 내용이 되곤 한다. 아파트에 사는지, 단독주택에 사는지, 마당은 있는지, 엘리베이터 활용은 쉬운지, 자전거 보관 장소는 있는지, 그런 것들에 대한 질문을 통해 자전거를 보관하고 집에서 가져나오는 것이 얼마나 쉬운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외국에 비해 바퀴가 작은 미니벨로 자전거가 유행을 하고 있다. 그 이유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보관과 이동의 편리함 때문인데, 주거 지역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아파트'가 그 대표적인 원인을 제공한다고 보고 있다.
단독주택의 경우는 차고나 창고 등을 활용하여 자전거를 넣고 빼기가 쉽지만, 아파트의 경우는 자전거를 아파트에 가지고 들어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하고 비좁은 현관 공간을 지나 집안 어디엔가 자전거를 보관해야 한다. 이런 일련의 작업이 귀찮고 까다로워지기 시작하면 어느샌가 나의 자전거는 집안 인테리어 소품이 되거나, 빨래 걸이가 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보관에 있어 탁월함을 자랑하는 폴딩 미니벨로

단독주택 생활이라면 편안한 라이딩이 좋은 크루저 스타일도 좋다.

주위에 자전거를 탈 수 있는 환경은 어떤가?
산악자전거 모 브랜드의 디자인과 성능에 꽂혀 어느날 거금을 들여 그 자전거를 구매했다. 그런데, 나의 집은 자전거 도로가 잘 펼쳐진 한강 도로변이어서 매끈한 도로 위에서만 자전거를 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 참 곤란한 경우다.
물론, 그 디자인과 안정감이 마음에 들기는 하겠지만, 매끈하고 쉽게 속도를 낼 수 있는 로드바이크에 비하면 거의 모든 성능이 쓸 모 없어진 산악자전거가 된 것이다.
그에 반해, 도처에 산이 있고 포장 도로도 길이 좁고 차량이 많아 라이딩이 어렵다면 로드바이크의 성능은 불필요한 주행성만 있는 것일 수도 있다.
필자의 경우는 자전거를 가지고 산에 자주 가지는 않지만, 주요 라이딩 환경이 인도와 도로를 넘나들고 각종 장애물을 피해야 하는 상황이 많아서 산악자전거를 선호하는 편이다.
이처럼 내 환경에 사용하기 좋은 자전거를 구매해야 그 자전거를 자주 타게 될 수 있다.

로드바이크의 특징을 가졌지만 플랫바를 활용하여 편리함을 더한 자전거도 있다.

로드바이크를 활용해 거친 길을 달릴 수 있도록 제작된 사이클로크로스

나는 어떤 자전거를 갖고 싶기는 한데...
위의 이야기를 하다보면 다양성이 떨어지는 판단을 할 수도 있다. 아파트에 사니까 미니벨로, 한강변에 사니까 로드바이크, 시내 외곽에 사니까 산악자전거... 이런 식의 답변을 주면 구매자는 선택권도 없고 구매에 대한 의욕도 떨어질 때가 있다.
그렇다면 다음 질문은 바로 "어떤 자전거를 타고 싶으세요?"가 되야 한다.
산악자전거를 매우 가지고 싶은데, 한강변에 바로 이어진 아파트에 산다고 로드스타일 미니벨로를 반드시 구매할 필요는 없고,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 알다시피 한강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자전거는 산악자전거 스타일이다.
이럴 때는 조금 더 도시 친화적인 산악자전거를 고르는 것이 좋다. 가볍고 서스펜션의 역할이 적은 제품에 로드용 타이어까지 교체해서 구매한다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고, 도시에서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는 몇가지 용품들과 함께 한다면 더욱 좋다.
로드바이크를 원하는 경우지만 험한 길이 많을 때는 '사이클로크로스'와 같은 모델이나 하이브리드 스타일로 변화된 자전거의 선택도 고려할 수 있다.
그 외에 다양한 용도에 맞게 내가 원하는 자전거와 내 환경을 맞출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고, 자전거의 종류도 그만큼 다양하다.

어떤 자전거를 구매하더라도 자주 탈 수 있는 것을 고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번에는 구매에 있어 가장 기초적인 자신의 상황에 대한 질문을 하면서 어떤 자전거를 고르면 좋을지 생각해 보았다.
"왜 자전거 도로에서 산악자전거를 많이 타죠?"
주위 사람들이나 취재를 통해 만난 사람들을 통해 이런 질문을 많이 받곤 한다.
"왜 SUV나 4WD 자동차를 시내에서 많이 타죠?"
필자는 이런 질문으로 그 답변을 대신하곤 한다.
자동차 뿐만 아니라, 자전거도 그 성능과 용도도 중요하지만 내가 편안하고, 갖고 싶고, 편리한 것을 찾게 된다.
자전거를 구매하기 전, 자신에게 다시 한번 물어보자.
"나는 과연 어떤 자전거를 어떻게 타기를 원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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