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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서운 자전거 겨울 여행, 겨울 길을 떠나다.
2011-02-08   쇠말패

2011년 01월 10일 月  맑음   무림리-부산-웅상  

길을 두고도 떠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그것이 여름이든 겨울이든 말이다.
자전거로 겨울 길을 가 보아라!
앞이 멀고 뒤가 먼 것이 겨울 자전거여행이다. 오르막 하다가 겨울바람을 맞아 보아라. 우리가 왜 사는지 그 답을 알게될 것이다.

멀리 바라보이는 대형 불상, 좋은 일이 많을 것이다!

펑크를 수리 중인 산장지기님과 인디고뱅크님

부산고속버스터미널에 낮 1시에 자작나무님과 함께 도착하였다.
인천에서 미리 도착한 인디고뱅크님이 기다리고 있다가 반갑게 맞아주었다. 20분 후에 산장지기님, 다시 20분 후에 오이쨈님이 도착하였다. 식당에서 가볍게 점심을 사 먹고 2시가 지나 부산을 출발하였다. 7번국도를 따라 울산 방향으로 가는 것이다. 방송국에서 나온 취재팀도 승합차를 타고 따라 붙었다.
7번국도는 울산-포항-경주-동해안으로 이어져 북한을 관통하는 동해안 산업도로이며 "아시안하이웨이"이다.
1시간쯤 달렸을까? 누군가의 타이어가 펑크되었다. 그참에 쉬기로 하고.......

여행 첫 날에 우리는 자작나무님의 장모님 댁에 초청을 받아 하룻밤을 쉬기로 하였다.
웅상 시내로 접어들면서 자작나무님이 앞장을 서며 아파트 사이로 우리를 인도하였다. 서쪽으로 천성산을 두고 있는 천성아파트였다. 자전거에서 트레일러를 떼어내고 엘리베이터를 여러번 오르내린 다음 19층까지 짐과 자전거를 다 옮길 수 있었다. 다섯 대의 자전거는 계단 한 쪽에 모아놓고 트레일러는 방을 하나 비워서 안에 넣었다.

환담을 나누는 시간,
왼쪽부터 인디고뱅크님, 장모님, 뒤로 아들 가족, 자작나무님, 산장지기님

장모님은 우리를 반갑게 맞아 주었다.
따님인 바람개비님이 우리의 겨울여행을 어머님께 이야기 했더니 기쁜 마음으로 우리 팀을 초청해 주신 것이다.
"지나는 길인데 어째 그냥 보낼 수 있겠노. 내 생애에 이렇게 대단한 사람들을 접대할 날이 몇 번이나 더 있겠노? 나도 영광이재!" 하셨단다.
저녁상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해물요리의 수준이 비범하여 대원들의 입이 절로 벌어지고도 남았다. 저녁상을 물리고 둘러 앉아 환담을 나누었다. 사위 자작나무를 좋은 사위라고 추켜 세우는 데서 진심이 느껴져 흐믓한 마음으로 잠이 들었다.

미나리를 캐는 사람들

2011년 01월 11일 火  맑음    웅상-울산-문무대왕암 앞

복어로 끓인 국은 아침을 더욱 상쾌하게 해 주었다.
바람개비님이 어머님의 복국을 그렇게 자랑하더니 바로 그 맛이었다. 신라호텔에서 먹었던 복어탕보다 다섯 배나 더 맛있었다.

아침을 먹고 장모님 댁을 나서는 모습


맥도날드에서, 귀마개로 눈을 막아 애꾸선장처럼.....

11시 조금 지나서 울산에 닿았다.
비교적 쉬운 길이다. 시내에서 맥도날드를 발견하고 간식을 하기로 하였다. 자전거여행에서는 그때 그때 만나는 곳에서 먹거리를 해결하지 못하면 좋은 기회가 다시 없을 때가 많다. 12시가 다 되도록 기다렸다가 런치세트를 할인가격으로 먹었다. ㅋㅋㅋ

울산시내를 벗어나 동쪽으로 "가운데고개"를 넘으면 정자까지 긴 다운힐을 즐길 수 있다.
여행을 시작하고 처음 맞는 오르막이지만 아직은 몸에 찬 에너지가 충분하기에 무리없이 고개를 올라 터널을 통과한 다음 긴 내리막의 내리가즘을 즐겼다. 아직은 추위를 심하게 느끼지 않기 때문이다.

가운데고개 정상

내가 보여주고 싶은 겨울바람

겨울자전거여행은 오르막보다 내리막이 더 무섭다.
오르막에서는 몸에 열이 나 추위를 잊게 되지만 내리막에서는 스치는 차가운 바람으로 금속하게 체온을 잃게 된다. 그래서 손끝 발끝이 견디기 힘들만큼 추위를 느낀다. 동상의 위험도 이때가 최고조이다.

겨울바다는 여름바다보다 더 투명하였다.
옥색이거나, 쪽빛이거나...... 뭐 이런 표현이 무색해진다. 우리는 정자에서 바다를 만나자마자 해변으로 줄달음쳤다. 누구나 겨울바다가 되고 싶었던 것이다.



파도를 타고 몽돌 구르는 소리가 들렸다.

자작나무님의 트레일러 펑크, 내 자전거의 뒷 타이어 펑크, 산장지기님의 체인이 끊어지는 연속된 고장에도 우리는 월성고개를 넘어 대왕암 앞에 이르렀다. 다섯 시가 가까웠다. 대왕암 앞에 야영을 하려는데 그곳에 산재한 기도처를 관리하던 사람을 만났다. 고맙게도 바람막이로 숨겨두었던 장소를 안내해 주었다. 자전거를 탄 경험이 있다는 관리인은 우리의 부러진 텐트 폴을 수리하는 데도 도와 주었다.
첫 야영은 설레이고도 남았다. 세 명이 함께 자기로한 우리 텐트에서는 가운데 사람이 방향을 바꿔 자기로 하였다. 그렇게 하면 어께가 편하다.

바람이 몹씨 불었다.
한반도에서 기가 제일 센 곳이 대왕암이라고 했다. 내일 아침에 우리는 안전운행을 기원하는 제를 올리기로 하였다.

저녁에 빠질 수 없는 신선주, 자전거로 마을에 가서 맥주와 소주를 사 온 자작나무님의 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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