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성 선수, 다운힐 자체가 흥분되는 매력이죠.
에디터 : 박창민 기자

지난 9월 22일 강원도에 위치한 용평리조트는 새로운 코스 설계와 함께 '제1회 용평리조트배 산악자전거대회'를 개최하였다. 국내 유명 다운힐 선수들이 모두 출전한 이 대회에서 박준성 선수(HK-GT)는 좋은 기록으로 다운힐과 수퍼-D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시즌 초 무릎 부상에 대한 근심을 시원하게 날릴 수 있었다.

HK-GT 팀의 박준성 선수를 만났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시작한 자전거, 전공까지 바꾸게 만들다.

산악자전거의 시작은 고등학교 3학년 때였습니다. 산악자전거 타시는 분들의 모습에 매력을 느껴 동네 MTB샵을 알게 되었는데, 그곳에 계신 형님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면서 재미를 느끼기 시작한 것이죠.
제가 공업고등학교 출신인데, 3학년 때는 실습을 나가서 아르바이트를 자주 하게 되거든요, 그렇게 조금씩 모은 돈으로 첫 산악자전거를 구매했고, 같이 자전거를 타시는 분들과 대회도 나가면서 조금씩 흥미를 느꼈습니다. 첫 대회는 고3 때 상주에서 열린 것이었는데, 초보자 주니어 4등을 차지했었죠.
그렇게 대학에 입학하고, 다운힐 타시는 분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면서 어반 바이크를 구매하며 대회를 나간 것이 다운힐의 시작이었습니다.
다운힐 대회에서 우승을 하면서 바로 상급 선수로 등록하게 되었고, 컴퓨터 공학과로 대학에 입학한 저는 취미 이상이 되어버린 운동 탓에 사회체육학과로 전공까지 바뀌게 되었죠.


  어반 바이크가 다운힐 기초에 큰 도움이 되었다.

제가 학생이다보니 돈이 없었던 것도 있지만, 그 당시 어반 바이크가 유행이어서 다운힐을 위한 첫 자전거를 어반 바이크로 선택하였습니다.
XC 자전거를 탈 때도 트라이얼을 좋아했던 저에게 다운힐 라이딩과 시합 분위기는 정말 흥분되었거든요.
처음에는 어반 바이크로 대회에 나가기도 하면서 실력을 높였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때 어반 바이크를 탔던 것이 기본기를 높이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도 GT의 '아발란체 엑스'라는 하드테일 올마운틴 바이크를 자주 타는데, 노면에 대한 느낌이나 디테일한 라이딩 기술을 익히는데는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다운힐 자체에서 느끼는 흥분이 매력적이다.


  다운힐 자체에서 느끼는 흥분과 매력

대학 입학 후 다운힐 라이딩을 시작해서 초급과 중급에서 우승한 후 바로 상급자로 올라왔었죠. 그리고 군복무를 하는 도중에도 휴가를 내서 시합을 참가하기도 했었습니다.
대회에 나가서 우승을 하고 시합장의 분위기도 매우 좋아하기는 하지만, 저는 다운힐 자체의 그 스피드와 흥분이 가진 매력을 좋아합니다.
다운힐 기술이라는 것은 어떤 한계가 있는 것도 아니고, 조금씩 조금씩 실력이 올라가는 것도, 그 성취감과 희열이 대단합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대전을 중심으로 레슨도 진행하고 있는데, 레슨을 하면서 평소보다 조금 더 깊게 생각하게 되니 점점 그 매력에 빠지는 것 같네요.


  언덕을 오르는 것도 두려워하지 말자.

제가 주로 가는 코스는 대전에 있는 보문산과 식장산입니다. 식장산은 차량을 이용한 셔틀이 가능한 곳이지만, 보문산은 코스 정상까지 자전거를 끌고 올라가야 하는 곳이죠.
그런데, 저는 보문산을 더 좋아하는 편입니다. 코스도 더 마음에 들지만 자전거를 30~40분 끌고 산을 오르다 보니 체력도 좋아지고, 올라오는 것이 어렵다보니 코스 하나 하나를 더욱 집중하여 세심하게 타게 되는 것 같습니다.
다운힐 라이더들도 자전거를 끌거나 타고 오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아야 더욱 기술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싱글 피봇이 매력적인 GT Fury

올해 HK 코퍼레이션을 통해 후원을 시작하면서 GT의 퓨어리(Fury) 모델을 새롭게 받았습니다. 이 자전거를 저에게 맞추는데 2개월 정도 걸렸고, 필요한 부품을 교환하기도 하고 세팅을 조금씩 변경하면서 맞추어 갔습니다.
GT 퓨어리는 기본적으로 싱글 피봇의 프레임인데, 싱글 피봇의 문제인 킥백을 GT의 아이드라이브(i-Drive)라는 기술로 효과적으로 컨트롤한 것이 특징입니다.
그리고, 싱글 피봇의 특징 상 충격을 받은 후 피봇이 펴질 때 앞으로 튀어나가는 추진력이 생기는 편이어서 오히려 라이딩에 도움이 되는 편이죠.
또한 카본 프레임이다 보니 강성이 뛰어나서 페달링이나 컨트롤에 있어서 말을 잘 듣는 프레임이라고 할까요?

지난 용평리조트배 대회에서 같은 팀의 강석현 선수와 다운힐 1,2등을 차지한 박준성 선수


  자전거가 가벼우면 더 잘 타야 한다.

요즘 다운힐 자전거의 무게가 계속 경량화로 진행되는 편입니다. 하지만, 가벼운 자전거를 타기 위해서는 더 좋은 라이딩 기술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자전거가 너무 가볍게 되면 아무리 서스펜션을 잘 세팅한다고 해도 충격을 받은 후 튕겨 나오게 되어 그것을 컨트롤 하는 것이 만만치 않거든요.
저는 17kg 정도의 다운힐이면 매우 가벼운 편이라고 생각하고, 더 경량화를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자신의 실력을 높이는데 더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보호대를 잠시 소홀하게 한 것이 큰 부상으로 이어져

올해 초 HK라는 큰 회사에서 후원을 받으며 기분 좋게 시작하였는데, 훈련 중 무릎 보호대를 소홀하게 준비한 것이 큰 부상으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평상 시 같으면 단단한 하드타입의 보호대를 하는데, 그때는 긴 바지를 입으면서 조금 불편하여 소프트한 보호대를 착용했었죠.
게다가 타이어를 새롭게 테스트하는 중이었고, 그 타이어가 코스에 적당한 모델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기분 좋게 스피드를 내며 내려가다가 살짝 넘어졌는데 무릎이 바위에 부딪힌 것이죠.
처음에는 그냥 무릎이 부딪히면 아픈 정도여서 자전거를 타고 내려갔는데, 점점 무릎이 움직이지 않고 상태가 안 좋아 보이더군요. 바로 병원으로 갔는데, 슬게골이 4조각으로 깨졌다고 바로 수술을 해야 한다는 겁니다.
저는 선수여서 수술을 하지 않고 치료하는 방법이 있냐고 했더니, 잠시 상의 후 수술하지 않고 치료가 가능할 것이라고 해서 바로 깁스를 했죠.
2개월 간의 치료 기간 후 회복 기간을 거치면서 두렵기도 하고 했지만, 다행이도 빠르게 회복되면서 시합에 나가 우승도 하게 되어서 기분이 좋습니다.
아직 다리가 완벽하게 회복된 것은 아니어서 겨울 시즌동안 잘 먹고 쉬면서 충분히 회복을 해야 될 것 같습니다.




  내년에도 더 좋은 기록을 위해 열심히 타고 싶다.

내년에는 대학도 졸업하게 되고, 국내 실정상 다운힐 라이더가 직업이 될 수는 없지만 내년에도 더욱 열심히 라이딩을 하며 좋은 기록을 내고 싶습니다.
자전거 관련 레슨도 조금씩 자리를 잡고 있는데, 그것도 조금 더 체계적으로 이어가고 싶네요.


  더욱 체계적인 국내 대회의 모습을 보고 싶다.

다운힐 코스를 설계하는 분들과 이야기를 해 보면 국내 여건 상 어려운 부분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도 별로 대표적인 다운힐 코스를 개발하여 발전시키면 전국체육대회에 종목으로 채택될 수 있는 가능성도 열릴 것 같고, 전국 다운힐 동호인들의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 같은데, 쉽지 않은 일이겠죠?
또한, 국내 대회도 조금 더 체계적으로 운영되어 국가대표, 월드컵 선수에 이어 세계적인 선수로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렸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가까운 일본만 하더라도 UCI 경기와 거의 같은 운영 체계를 갖추면서 이미 세계적인 선수들이 배출되고 있어서 부러운 부분이 많네요.


  걱정해 주신 분들과 후원해주신 분들에게 감사

큰 업체에서 후원을 받았음에도 부상으로 시즌 초반에 대회를 참가하지 못해서 정말 미안한 마음이 컸습니다. 하지만 후반에 2회에 걸쳐 시합에서 우승도 하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고, 걱정하고 응원을 보내주신 분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올해는 국가대표 다운힐 선수들에 대한 선발도 없었고, 산악자전거연맹은 다운힐 라이더를 위한 어떠한 후원도 준비하지 못한 해였다. 그런 열악한 상황에서도 다운힐 라이더들은 그 흥분과 매력에 빠져 오늘도 라이딩을 즐기고 있다. 더 나은 산악자전거와 다운힐 환경이 곧 만들어지지는 않겠지만, 박준성 선수를 비롯한 많은 다운힐 라이더들의 노력이 더 나은 미래를 만들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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