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상훈 선수, 자전거는 내 친구죠.
에디터 : 바이크매거진


고등학생 시절부터 산악자전거 엘리트 선수로 활동하면서 작년 전국체전에서 우승한 팀 게리피셔 FDR의 나상훈(26) 선수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자전거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어떻게?
초등학교 때부터 자전거, 사격, 양궁 세가지 중에 하나는 선수가 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중학생 시절에는 주로 양궁을 했었죠.
그런데 고등학생이 되어서 제가 키가 좀 작다보니(현재 167cm) 양궁을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활 시위를 많이 당겨야 멀리 화살을 쏠 수가 있는데, 팔이 다른 선수들보다 짧아서 그만큼 불리했던 거죠.
그런 이유로 산악자전거를 본격적으로 타기 시작했어요. 시작하고 바로 상급자로 프로 선수들과 함께 경기를 했고, 고3 때는 선발전에서 우승을 하기도 했죠.

선수생활 중 기억에 남는 대회가 있나요?
몇가지 대회가 있는데요,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2006년 군대를 제대하고 바로 출전하였던 재팬시리즈에서 9등을 했던 것입니다.
군 시절에는 사이클팀 소속으로 복무를 했는데, 팀에서 산악자전거는 거의 신경을 쓰지 않았거든요. 제가 2004년 군에 들어가 첫 시합에서 우승을 하고 조금 좋아질 수 있었는데, 그만 부상을 당해 1년 이상 대회를 나갈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회복을 한 후에도 팀에서 대회 출전을 허락하지 않아서 못 나가다가 제대하기 바로 전에 전국체전에서 우승을 했었죠. 그리고 재대 후 바로 출전한 재팬시리즈에서 좋은 기록을 내게 되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재팬 시리즈 대회 중

팀 게리피셔 FDR 소속인데, 팀 소개 좀 해주세요.
현재 제가 소속된 팀이고 아직은 선수가 저 혼자입니다. 게리피셔 자전거를 공급하는 (주)제논스포츠 인터내셔널에서 자전거와 용품 그리고 대회 참가 비용 등을 지원해 주고 있고, 아디다스, 폴라 등에서 후원을 받고 있습니다.
코치님이 세계적인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우리나라에 맞게 번역하고 적용하면서 다른 어떤 곳보다 체계적인 훈련을 받을 수 있는 곳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제가 고등학생 때부터 저에게 적용되면서 발전된 프로그램이죠.
이런 프로그램 뿐 아니라 선수로써 겪는 어려움들도 많이 도와주고 있어 선수들이 대회를 제대로 뛸 수 있도록 후원하는 것이 팀의 목적입니다.
저도 고등학생 시절부터 선수생활을 해서 고3 때 프로선수들과 뛰면서도 선발전에서 두번 우승을 하고, 이렇게 되면 올림픽도 나가고 선수생활이 아주 잘 풀릴 것이라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대학 들어와서 조금 부진해지고 또 다시 2004년 선발전 전관왕을 하면서 전성기를 맞는 듯 하다가 군에 들어가 상무팀에 있으면서도 2년 정도 대회를 못 나가게 되고... 정말 굴곡이 많아었죠, 그 때마다 팀에서 힘도 주시고 해외 대회에 출전을 시키면서 목표에 대한 열정도 북돋아 주셔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팀 게리피셔 FDR의 공식 웹사이트 www.fdrclub.com

훈련은 어떻게 하고 있어요?
팀에서 만들어 준 프로그램에 따라 꾸준하게 조금씩 실력을 늘리는 방법으로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역시 운동은 꾸준하게 계단식으로 자신의 실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1년에 10여차례 대회에 출전을 하고, 가능하면 1~2회 일본에서 열리는 재팬시리즈 대회에 출전할 계획으로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하루에 4시간 정도 지구력 훈련과 순발력 훈련을 나누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산악자전거 선수로써의 목표가 있다면요?
우선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고 싶습니다. 그리고 유럽 대회에도 출전하여 그 문화를 배워서 우리나라에도 좋은 문화들을 알리고 싶어요.
재팬시리즈도 꾸준히 출전하는 이유는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잘 안 되고 있는 선수 후원에 관한 문제를 일본에서 풀고 싶어서 입니다. 꾸준하게 10위권 안에 들면 팀을 통해 정식적으로 후원에 관한 내용을 일본 업체들에 전달할 계획입니다.
잘 풀린다면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상황이 될 수 있을 것이고, 후배들에게도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런 식으로 하나씩 우리 팀의 힘이 커진다면 교육 프로그램 등을 통해 제가 겪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도록 후배들을 양성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겠죠.

왼쪽에서 두번째가 나상훈(배번 116) 선수, 그 오른쪽이 타케야 켄지(배번 51) 선수
타케야 켄지는 나상훈 선수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다.

산악자전거 엘리트 스포츠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요?
아마 산악자전거에 수영의 박태환같은 선수가 나온다면 자전거 활성화에 많은 도움이 되겠죠?
갑작스럽게 그런 뛰어난 선수가 나오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체계적인 엘리트 대회를 육성하고 프로 선수들에게 목표가 될 만한 대회들이 생긴다면 점차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전거 활성화를 위한 많은 정책들도 좋지만, 자전거를 타서 유명해지는 사람이 생긴다면 일반인들에게 자전거를 알리는데 아주 많은 도움이 되리라 봅니다.

선수가 되고 싶은 분들은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까요?
먼저 가까운 클럽으로 가서 산악자전거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겠죠. 과거의 선수들이 운영하는 클럽을 가면 조금 더 유리할 테고, 그 다음에 대회에 나가 중급,상급까지 실력을 높이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목표가 되는 선수가 생기게 되고 그 선수를 이기기 위해 조금씩 연습하다보면 충분히 재미있게 좋은 선수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좋아하는 선수 있어요?
일본의 타케야 켄지 선수를 몇번 만나면서 '정말 멋있다'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정말 프로라는 느낌을 주는 선수거든요. 저도 그런 선수가 되었으면 합니다.

자전거는 나에게 OOO이다.
자전거는 나에게 모든 감정을 함께하는 '친구'입니다.
초등학생 때 좋아해서 시작하게 되었고, 고등학생 때 양궁을 그만두면서 본격적으로 타게 되었는데요. 자전거와 같이 운동을 하고 목표를 달성했을 때의 기쁨은 이루 표현할 수가 없고, 그렇게 열심히 했는데도 시합에서 성적이 좋지 않으면 너무 분하고 자전거에 화를 내기도 하고 한달씩 짜증이 나기도 합니다.
그래서 나의 모든 감정이 자전거와 함께 했고 정말 친구 같습니다.

나상훈 선수의 프로필
2001년~08년 : 국내시즌 산악자전거연맹대회 상급자 16회 우승
2002년 : 전국체전 금메달
2003년 : 아시아선수권 11위(일본)
2004년 : 세계선수권 16위(중국)
2005년 : 전국체전 금메달
2006년 : 전국동계체전 노르딕단체전 금메달
2006년 : 아시아선수권 9위(베트남)
2006년 : 재팬시리즈 야하타하마 엘리트 9위(일본)
2006년 : 재핀시리즈 센다이 엘리트 12위(일본)
2008년 : 아시아선수권 21위(네팔)
2008년 : 전국체전 금메달
2009년 : 재팬시리즈 사쯔마 엘리트 7위(일본)


올해도 조금 더 발전하고 좋은 결과를 내는 선수가 되기를 응원 보내며 바이크매거진 인터뷰를 마쳤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위의 기사는 개인적인 용도 및 비상업적인 용도의 '퍼가기'를 허용하며, 상업적인 용도의 발췌 및 사진 사용은 저작자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