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인의 삶을 바꾸는 자전거, 브롬톤
에디터 : 김수기 기자

브롬톤(BROMPTON)은 영국 런던 사우스 켄싱턴의 브롬톤 성당이 내려다보이는 집에서 1975년 앤드류 리치가 디자인한 폴딩 미니벨로로, 성당의 이름에서 브롬톤의 이름을 따왔다. 첫 브롬톤의 모습은 현재와 약간 다르지만 폴딩 방법은 그대로이며, 현재 매년 45,000대의 브롬톤이 전세계에 판매되고 있다.
지난 4월 브롬톤(BROMPTON) 유저를 위한 이벤트인 2017 BWCK(브롬톤 월드챔피언십 코리아)에 참석하기 위해 영국 본사에서 윌 버틀러 아담스(Will Butler-Adams) CEO가 방한했다. 오버액션과 현실감있는 의성어로 가득했던 윌 버틀러 아담스의 브롬톤 이야기를 들어보자. 


영국이 아닌 스페인에서 시작된 브롬톤 월드 챔피언십

첫 브롬톤 월드 챔피언십은 영국이 아닌 2006년 스페인의 바르셀로나에서 시작한 것이 재미있는 사실입니다. 스페인의 브롬톤 디스트리뷰터는 사람들에게 작은 바퀴의 브롬톤이 얼마나 빨리 달릴 수 있겠냐는 비웃음을 듣고, 그렇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만든 대회가 바로 브롬톤 월드 챔피언십의 시작입니다.
BWC(브롬톤 월드챔피언십)라는 명칭은 쓰지 않았고, 일반적인 자전거 대회 형식으로 시작됐지만 어반바이크라는 브롬톤의 정체성을 나타내기 위해 재킷을 입기로 한 규칙을 만들었고, 이것이 지금까지 이어지게 됐습니다.
첫 대회에 60여 명이 참가했었는데 그다음해에 160명으로 참가자가 급격히 늘어나게 됐습니다. 대회가 이렇게 인기가 좋을지 상상하지 못했던 스페인 측에서 우리쪽으로 연락을 하게 되어 브롬톤 월드 챔피언십을 영국에서 개최하는 것으로 했습니다.
다른 나라의 디스트리뷰터도 이 대회에 관심을 가지면서 서로 하겠다고 나서게 되어 각 나라별로 BWCK와 같은 우승자를 가리는 예선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각 예선전에서 우승한 사람은 영국에서 펼쳐지는 BWC에 참가권을 얻게 되고, 올해 7월에 열리는 대회에 참석합니다. 
현재 나라별 BWC는 호주, 오스트리아, 칠레, 체코, 덴마크,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한국, 멕시코, 포르투갈, 스페인, 스웨덴, 스위스, 타이완, 미국에서 열립니다.

2006년 스페인의 평범한 자전거 대회로 시작된 브롬톤 월드 챔피언십. 재킷을 포함한 평상복으로 출전해야 한다는 규칙이 만들어져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월 29일 한국에서도 BWCK가 열려 남녀 우승자는 오는 7월 BWC에 참가한다. 

브롬톤 월드 챔피언십은 영국에서 열리며, BWC에 참석하기 위해서는 지역별 대회에서 우승을 해야 한다.

Brompton World Championship 2006 - Barcelona
동영상 주소: https://youtu.be/m5uMgJSGuvs


머지않아 E-브롬톤을 보게 될 것

우리는 12년동안 브롬톤에 배터리와 모터를 장착하기 위해 노력해왔고, 내 머리는 숱이 점점 적어졌습니다.
브롬톤은 다른 자전거와 다릅니다. 림과 브레이크, 캘리퍼, 서스펜션, 체인 텐셔너 등 모든 것이 우리만의 디자인으로 만들만큼 우리는 완벽주의자입니다.
우리만의 디자인과 폴딩 방법에 기존 E 바이크 부품을 적용하기가 어려워 12년 동안의 노력이 들어간 것이고, 브롬톤 유저이자 영국 윌리암스 F1 팀의 기술최고책임자인 패트릭 헤드(Patrick Head)와의 협업을 통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고 있습니다. F1에서 사용되는 커스(KERS)라는 기술을 이용하려 했지만 자전거로 충분한 출력을 얻을 수 없었습니다. 대신 커스에 사용되는 효율이 좋은 모터와 배터리를 브롬톤에 적용시켜 프로토타입을 제작했고, 테스트 라이딩을 해본 적이 있습니다. 

*KERS(Kinetic Energy Recovery Systems)는 여분의 운동에너지를 다른 형태로 저장하여 추가로 가속이 필요할 때 다시 쓸 수 있게 하는 장치이다. 주로 전기에너지의 형태로 저장된다.

브롬톤은 영국 런던에서 생산되며, 대부분의 부품을 자체 디자인 하기 때문에 기존 E 바이크 시스템을 적용하기 어렵다.

F1 윌리암스 팀의 수석 엔지니어인 패트릭 헤드의 도움으로 효율성이 뛰어난 모터와 배터리를 장착된 E 브로톤을 보게 될 날이 멀지 않았다.

Brompton Factory
동영상 주소: https://youtu.be/XB37ONIpN1Y


브롬톤이 주는 행복은 상상이상

홍콩, 청도, 상하이, 뉴욕, 샌프라시스코 등 다양한 도시에서 뒷골목까지 라이딩하며 커피도 마시고, 그곳의 음식을 먹어봤죠. 다양한 사람을 만나보면서 그 나라, 그 도시마다 다양한 유저가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몇년 전에 세상을 떠난 싱가폴의 브롬톤 유저가 생각나네요. 영국에서 열린 BWC에서 만났는데 참 열정적인 사람이었습니다. 일 때문에 싱가폴에 있는데, 페이스북을 통해 내가 싱가폴에 있다는 걸 안 그 사람이 나를 자기집으로 초대해줬어요.
나를 데리러 올 때는 람보르기니를 타고 왔고, 차고에는 포르쉐가 주차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특별한 캐비넷이 있었고, 거기에 브롬톤 6대가 모셔져 있었습니다.
점심을 먹고, 그는 기타를 치면서 나에게 비틀즈의 노래를 불러줬어요. 영국인인 나를 위해서.
정말 신기한 일이었죠. 람보르기니와 포르쉐를 가진 싱가폴 사람이 나를 초대해 점심식사를 하고, 비틀즈 노래를 불러주다니. 그것은 다 브롬톤이 연결해준 것이었습니다.
그는 제게 자신에게 가장 큰 기쁨을 주는 것이 다름 아닌 브롬톤이고, 브롬톤과 하는 라이딩과 여행에서 친구들과 만나는 것이 가장 행복하다고 했어요. 그가 가지고 있는 것 중 상대적으로 값어치가 낮은 브롬톤에서 행복을 느끼다니 아이러니하죠.



기술이 발전해도 자전거만큼 훌륭한 이동수단은 없다

3D 프린팅, 그래핀, 소재 과학, 제조 기술 등 빠르게 움직입니다. 기술은 진보하지만 사람들은 시골이 아닌 도시로 모여 그들의 삶은 작은 상자에 갖힌 채 즐거움을 찾을 수 없습니다. 침대에 일어나 테이크아웃 커피잔을 들고 쥐처럼 지하로 내려가 지하철로 회사로 갑니다. 회사에서 웅크려 앉아 컴퓨터를 두들기다 집으로 다시 돌아오는 일상을 살고 있습니다. 신체는 물론 정신적으로도 좋을 수 없죠.
하지만 도시는 이것이 전부는 아닙니다. 공원과 멋진 건물, 야경, 강이 있는 아름다운 도시에서 이것을 즐겨야 합니다. 자동차가 점령한 도로에 자전거가 다시 돌아와야 하는 것이죠.
도시의 자동차를 줄이기 위해 각 나라마다 정책을 펼치고 있고, 대표적인 사례가 공공자전거와 자전거도로 건설입니다. 이런 솔루션이 사람들이 건강을 되찾게 되는 법이고, 보건과 치료 비용에 비하면 오히려 저렴할 수 있습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공해를 만들지 않는 전기를 이용한 자동차나 이동수단이 나타나지만 운동이 되지 않죠. 자전거만큼 도시생활을 즐기면서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건 없다고 봅니다.

아름다운 도시를 즐기기 위한 이동수단으로 자전거는 훌륭한 선택이다.


도시인의 삶을 바꾸는 자전거, 브롬톤

지난 20년을 되돌아보면 사이클링은 거친 숨소리, 다리털 밀기, 테크, 카본 섬유가 난무하는 남자만의 스포츠로 여겨져왔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자전거는 남녀노소가 모두 즐길 수 있는 운동이라고 봅니다.
한국이나 영국을 떠나 전세계 사람들은 친구들과 만나 식사를 하면서 대화가 없어졌습니다. 셀카와 음식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리기에 바쁘죠. 스마트폰 속의 친구는 천명이 넘지만 그건 실제가 아닙니다. 
하지만 자전거를 타게 되면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며 경치를 보고, 냄새를 맡을 수 있습니다. 현실 친구도 만들 수 있구요. 자전거는 기름을 넣지 않아도 매일 즐길 수 있습니다.
우리의 미션은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을 바꾸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자전거를 탈 줄 알지만 자전거를 타지 않고, 오히려 자신이 자전거를 탈 줄 안다는 사실을 잊고 살고 있습니다. 미디어는 이런 사실을 사람들에게 알려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게 만들어야 합니다.

윌 버틀러 아담스 CEO는 미디어가 사람들이 자전거를 탈 줄 안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알려야 한다는 당부의 말로 인터뷰를 마쳤다.


16인치의 작은 바퀴가 달린 브롬톤은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며 그동안 가보지 못했던 장소를 방문하고, 같이 식사를 하며 빡빡한 도시생활의 숨통을 트이게 하는 어반라이프의 동반자이다. 특히 접었을 때의 컴팩트함은 대중교통의 연계성을 높여 라이딩의 양과 질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그리고 다양한 브랜드와 디자이너와의 콜라보레이션으로 파생되는 수많은 에디션으로 브롬톤은 초기 모델과 크게 바뀌지 않아도 식지 않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도시 생활의 삭막함에 변화를 주고 싶다면 브롬톤으로 활력을 불어넣어 보자. 


관련 웹사이트
산바다스포츠: http://sanbadasports.co.kr
BROMPTON: https://www.brompt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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