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에디터 : 박창민 편집장
사진 : 박창민 편집장 |
세계적인 자전거 제조사이자 브랜드인 자이언트(GIANT)는 이번 시즌 그룹의 회장과 CEO를 비롯해 우리나라의 지사장까지 교체되는 대대적인 경영진 변화가 있었다. 그래서, 지난번 자이언트 스토어 라이딩에 참여한 브라이언 카오(Bryan Kao) CSO(세일즈 총괄 대표)와 우리나라의 새로운 지사장이 된 서익준 본부장을 만나 최근 변화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브라이언 카오 CSO 인터뷰
조직 개편보다는 자연스러운 실무 이동
자이언트(Giant)는 최근 대규모 조직 변화와 유통 혁신을 통해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창립 시기부터 함께했던 직원들의 정년 퇴임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자연스럽게 시작된 변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젊은 인재를 실무 부서에 배치하고, 경험이 풍부한 기존 인력은 기획 부서로 이동시켜 젊은 직원들을 지원하는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죠.
새로운 회장 및 CEO 취임과 함께 아래 관리자 및 지사 책임자들도 모두 교체되면서 대대적인 변화가 이뤄진 것처럼 보이지만, 창립 시 참여했던 경영진들이 대다수 비슷한 나이여서 동시에 은퇴를 하는 것과 맞물리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조직으로 변화가 된 것은 사실인데, 이러한 조직 변화의 가장 큰 목적은 효율적인 업무와 수익 창출을 위한 것이며,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관리를 통해 가치를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브라이언 카오 CSO
올해 자이언트는 영 리우 회장, 피비 리우 CEO(사진)로 경영진이 개편되면서, 우리나라 지사까지 변화가 있었다.
'대리점과 동반 성장'이라는 기본 철학
자이언트의 가장 큰 특징은 경쟁사들과 달리 '대리점 중심'의 유통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경쟁사들이 직판 또는 직영점을 통한 판매를 늘리는 것과 달리, 자이언트는 대리점과 소비자가 함께하는 것을 고수하고 있으며, 온라인 판매 또한 '온라인 플러스 오프라인(O+O)' 시스템을 활성화하고 적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온라인으로 제품을 구매해도 대리점에서 출고하도록 하고, 대리점의 일반적인 판매와 동일한 수익률을 보장함으로써 본사와 대리점과의 경쟁을 피하기 위함입니다.
또한 자전거는 판매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서비스가 중요합니다. 그래서, 본사와 지사가 대리점과 협력해 소비자를 위한 이벤트와 문화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온라인으로 저렴하게 파는 것이 장기적으로 좋은 방향이 아니라는 것을 본사에서는 계속 확인하고 있으며, 판매 후 서비스가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대리점을 통한 소비자의 소통이 중요하다. (사진은 자이언트 마포)
'자신감 있는 마케팅'으로 소비자에게 다가선다.
과거 '좋은 제품을 만들지만 그에 대한 포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던 자이언트는 이제 '만든 만큼 솔직하게 이야기하자'는 새로운 마케팅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고품질의 하이엔드 브랜드 케이덱스(CADEX)를 출시하며 시장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았던 경험이 첫 단추가 되었는데, 이로써 자이언트는 제품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소비자와의 소통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최근 고성능 자전거를 개발하면서 내부에서는 약간의 우려도 있었습니다. OEM을 맡기는 브랜드와 경쟁을 하게 되면서 수익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었죠. 하지만, 최신 프로펠과 TCR 등의 고성능 프레임을 생산하기 시작하자, OEM을 맡기는 브랜드들의 신뢰가 오히려 높아지면서 매출이 더 오르는 결과가 되기도 했습니다.
'물고기를 키우는' 상생 문화
자이언트는 경쟁사인 메리다, 트렉과도 상호 발전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킹 리우 창립자의 "물고기를 잡지 말고 물고기를 키워라"라는 철학처럼, 자전거 행사 때 타 브랜드도 초청하여 함께 즐기는 문화를 만들고 있습니다.
본사는 초기에 메리다와 함께 A팀을 만들어 타이완 제조에 대한 기반을 다졌고, 그것은 현재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최근 미국의 대통령이 바뀔 때도 미국 브랜드인 트렉과 이야기를 하며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해 나가야 할 지 협의를 하기도 했었죠.
브랜드 이벤트를 넘어, 자전거 시장의 전체 성장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브랜드 라이딩의 시점이 된 한국
이번에 한국을 방문해 스토어 라이딩 행사에 참여하고, 자이언트 단일 브랜드의 대규모 행사에 흥미를 느꼈습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여러 브랜드가 함께하는 사이클링 클럽 스타일의 행사가 일반적이지만, 이번처럼 자이언트 한 브랜드의 자전거가 한자리에 모인 모습은 한국에서 처음 보았습니다.
이와 같은 행사가 가능한 것은, 한국 지사 팀원들이 한 방향을 보고 움직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며, 이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글로벌 본사의 방향성이 한국 지사에 잘 전달된 결과로 평가할 수 있으며, 이와 같은 이벤트의 노하우가 더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자이언트 브랜드 자체의 행사를 넘어서 경쟁사 브랜드까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것을 위해서는 차근차근 경험과 노하우가 쌓여야 할 것이고, 이것에 필요한 시작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서익준 본부장 인터뷰
선수 생활에서 시작된 자이언트와의 인연
저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자전거를 타기 시작해 6학년 때 대만에서 중등부로 대회에 참가해 입상하며 선수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1996년 대만에서 열린 아시아 선수권 대회에서 한국팀 통역을 맡으며 한국 수입사 관계자들을 만났고, 초등학교 6학년의 나이로 처음 자이언트 공장을 견학하게 되면서 회사와 인연을 맺었죠.
로드, 트랙, MTB, BMX 등 다양한 종목의 선수로 활동했던 저는 성적이 가장 좋았을 때 선수 생활을 그만두며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고 생각합니다.
2009년 캐나다에 가서 브라이언 카오 CSO를 만났는데, 그 해 자이언트코리아 지사가 설립되면서 2010년부터 자이언트 한국지사에서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15년 만에 본부장 자리에 올랐네요.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했던 점은 "자전거를 탔었기 때문에 고집이라는 게 분명히 있는데 그 고집을 내려놓고 시키는 대로만 하니까 새로운 것들을 많이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습니다.
자이언트코리아 서익준 본부장
제조사의 강점을 활용한 빠른 시장 대응
한국 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자이언트의 가장 큰 장점은 제조사이기 때문에 시장 변화에 대한 대응이 빠르다는 것이죠.
자이언트가 세계적으로 18개 지사를 운영하고 있지만, 한국 시장은 자전거 종류에 따라 판매량이 급변하는 등 트렌드 변화가 가장 빠르며, 본사 차원에서 이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OEM 제조를 통해 생산되는 브랜드는 이와 같은 변화에 대응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제조를 직접 하는 자이언트는 각 지사의 변화에 따르게 대응할 수 있는 것이죠.
2009년부터 관계를 맺어온 브라이언 카오 CSO와 서익준 본부장
수익 창출을 위한 '문제 해결'에 집중
팬데믹 이후 매출이 감소하는 어려운 시장 상황 속에서, '수익과 매출'이라는 회사의 목표 달성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숙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자전거 시장은 지금까지 그랬듯이 계속 순환하는 만큼, 앞으로 성장할 장르와 유입될 소비자를 빠르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궁극적인 목표는 소비자가 "왜 자이언트를 사야 하는지"를 증명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자이언트코리아는 대리점과의 협업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습니다. 본사나 지사가 모든 고객을 직접 관리할 수 없기에, 소비자와 직접 소통하는 대리점은 중요한 파트너이며, 이들과의 협업을 통해 직판(직접 판매) 없이도 매출과 수익이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관련 웹사이트
자이언트코리아 : https://www.giant-bicycles.co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