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릇한 미투나와 까마수트라
에디터 : 최용석

1월 16일 노우공(Nowgong)-차따르뿌르(Chatarpur) 25km

7시 기상. 혜진이 몸 상태가 아침까지 좋지 않다. 조금 더 쉬다가 출발하기로 한다.
혜진이가 약을 먹고 자는 동안 나머지 대원들은 모두 한방에 모여서 대화를 했다. 혜진이에게는 미안하지만 남자들끼리의 진솔한 대화(?). 지금까지 불만사항이나 개선하고 싶은 일이 있는지 가볍게 화두를 던졌다. 남자들 사이에 한 명의 여성대원이 있으므로 해서 혹시라도 불편한 점이 있는지가 궁금했다.
나 같은 경우는 2005년 여름 중국으로 만리행을 떠났을 때 13명의 대원 중 여성이 4명이어서, 일정이 상대적으로 여유 있게 진행되고 있음에 불만을 가졌던 기억이 있다. 젊은 혈기에 죽도록 힘들 만큼 달려보고 싶은데 기대만큼 달리지 못했던 것이 불만의 원인이었다.
지금과 같은 경우도 시간이 지연됨으로 인해서 달리고자 하는 욕구를 충족하지 못하는 누군가가 있지 않을까.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한 명의 대원 때문에 허공에 뜬 시간에 힘이 빠지지는 않을까.
하지만 내 걱정과는 달리 모두 불만은 없었다. 충분히 서로를 이해하고 있는 듯.
혜진이가 언제 일어났는지 방문을 살짝 열면서 들어온다. 자기 없이 무슨 얘기를 그렇게 재미있게 하냐고 물어본다. 자고 일어나니 몸이 한결 좋아졌다고 한다.

10시가 되어서 출발. 차따르뿌르로 이동해서 숙소를 잡고, 카주라호로 이동한다.
로컬버스를 타고, 수많은 인도인들 틈에 끼어서 대화도 하고, 음식도 나눠먹으며 카주라호에 도착했다. 카주라호는 다른 관광지와 다르게 접근이 용이하지 않은데, 지리적으로 외진 곳에 덩그러니 위치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관광을 하기에는 다소 불편한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역으로 생각해보면 외지에 있었기 때문에 외부 세력에 의해서 사원이 파괴되지 않고 지금까지 훌륭하게 보존되고 있는 것이다.
카주라호는 아그라, 아잔타, 엘로라 등의 인도를 대표하는 관광지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급 관광코스이다. 에로틱한 남녀 교합상을 사원 외부에 조각해 놓은 것으로 유명하다. 이곳에는 22개의 사원이 동부, 서부, 남부 사원군으로 나뉘어서 위치하고 있는데 우리는 가장 볼거리가 많은 서부 사원군만을 보기로 했다.

서부 사원군 내부에는 유지의 신 비슈누의 화신인 바라하(멧돼지 형상), 비슈누의 부인인 락슈미, 파괴의 신 쉬바, 쉬바의 탈 것인 난디(소 형상)등 다양한 신들에게 바쳐지는 사원이 모여 있었다. 그 중 역시 가장 볼만한 것은 수많은 미투나(에로틱한 조각상) 조각이 있는 칸다리야 마하데브 사원이었다.
이 사원 자체가 첨탑모양으로써 쉬바를 상징하는 남근의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이라 한다. 이 사원의 외벽에는 수많은 조각들로 둘러 쌓여 있었는데 다양한 체위를 하고 있는 교합상부터 시작해서 3명 이상이 함께 성행위를 하는 조각, 심지어 동물과 성행위를 하고 있는 조각까지 새겨져 있었다. 간디는 카주라호의 미투나를 보고 탄식하며 '당장 없애버리고 싶다'라 말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미투나는 남녀의 성행위가 단순히 종족 번식이나 쾌락을 위한 수단이 아닌, 개별적으로는 불완전한 남녀가 합일이 됨으로써 더욱 완벽해 질 수 있는 수행의 한 방법으로 생각하고 만들어진 것이라 한다. 우리에겐 볼거리를 제공하고, 카주라호 주민들에게는 생계를 제공하고, 인도에 있어서는 관광객을 유치하니 간디의 말대로 이곳을 없애버렸다면 손해가 이만저만하지 않았을 것이다. 

카주라호의 미투나는 인도의 성(性)성서인 까마수트라(파괴의 신이 쉬바와 그의 부인 빠르바띠는 약 10만년에 걸쳐서 108000가지 체위로 섹스를 했다고 전해진다. 그중 핵심적인 체위만 추려내 설명하고 있다고 전해지는 고대 인도의 성애에 관한 문헌)와도 관련이 있다고 하는데, 이해를 돕기 위해서 까마수트라를 정독해보는 노력, 필요하지 않을까?

카주라호 사진전 !!

ㅎㅎ 형, 이것 보세요.

이게 말로만 듣던 미투나!

오, 장난 아닌데

용석아, 미투나 사진 있는 카드도 판다. 오늘 카드 한판?

인도야 사랑한다!

동물과 성교를 하는 조각도 있다.

다수가 교합하는 조각까지




여행 후원: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위의 기사는 개인적인 용도 및 비상업적인 용도의 '퍼가기'를 허용하며, 상업적인 용도의 발췌 및 사진 사용은 저작자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