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전거 전도사, 행안부 맹형규 장관
에디터 : 바이크매거진

"인터뷰라고 모였지만 자전거 이야기만 한 것같이 즐거웠습니다."
행정안전부 맹형규 장관과의 인터뷰가 끝나고, 맹 장관이 밝힌 소감이었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라면 백배 공감할 소감이다.
자전거는 어떤 것을 타느냐, 클릿 페달 적응하기 어렵다라는 소소한 이야기로 시작한 인터뷰는 4대강 자전거길과 자전거 축전, 뚜르드 코리아 등 국내 자전거 정책 현황 등 심층적인 내용으로 이어갔다.

지난 3월 19일 행정안전부 맹형규 장관은 자전거 전문지 편집장과 만나
자전거 정책과 국토종주 자전거길, 자전거 대축전 등 자전거 현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자전거 전도사'라는 별명을 최근 얻으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새로운 별명에 대해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간혹 '자전거 전도사'라고 불러주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그렇게 불러주시는 것에는 자전거 정책을 더욱 열심히 하라는 뜻이 담겨있는 것 같습니다.
또, 자전거 이용자의 입장에서 안전한 자전거길을 조성해 달라는 당부도 있는 것 같아서 때로는 많은 책임감도 가집니다.

행정안전부 맹형규 장관

자전거를 많이 타신다고 알고 있습니다. 어떤 자전거를 소유하고 계시나요?
산악용(MTB)자전거를 가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로드용 사이클을 추가로 구입하였습니다.
자전거는 주로 자전거길 조성 현장을 점검할 때 사용합니다.
자동차로 점검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되면 자전거 타는 사람의 입장을 반영할 수가 없어서 직접 자전거를 타면서 점검하는 것입니다. 자전거길 공사현장을 점검할 때에는 MTB용 자전거를 주로 타지만 로드바이크에도 도전해 볼 생각입니다.

집무실의 자전거 미니어처

직접 자전거를 타면서 느끼는 장점과 더불어, 개선되어야 할 사항이라고 느끼는 점이 있다면?
자전거 타기는 건강측면에서도 많은 장점이 있고, 그 밖에도 자동차로 느낄 수 없는 우리 국토의 속살을 바로 곁에서 보며, 강바람, 산바람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입니다. 
그런데 제가 자전거를 직접 타고, 또 자전거를 자주 이용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다 보니 무엇보다 인프라를 안전하게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새로 구축하고 있는 자전거길은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여 구축토록 하고 있으며, 기존에 구축된 자전거길의 경우도 안전성이 보강될 수 있도록 지자체의 정비 사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자전거 이용문화의 개선이 중요한데, 자전거에 대한 자동차 운전자들의 의식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차량운전자들이 자전거에 대해 갖는 마인드가 변화되고 배려와 양보를 하는 분위기가 나타나야 자전거 활성화도 보다 촉진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부분은 자전거 운전자는 물론 자동차 운전자에 대한 교육과 캠페인 등을 통해서 친 자전거형 교통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입니다.

직접 자전거를 타고 자전거도로를 달리며 현장을 누비는 맹장관.
오른쪽 팔목에 붙어 있는 파스가 인상깊다.

국토종주 자전거길을 체험해본 자전거인으로서 추천하고 싶은 코스는?
4대강 국토종주 자전거길 곳곳 모두가 아름답고, 가볼 만한 가치가 있는 길입니다. 
남한강자전거길은 폐철교, 폐터널을 지나는 멋이 있고 간이역에서는 옛 추억을 떠올릴 수도 있습니다. 새재자전거길은 국토종주자전거길의 연결고리에 해당하는 곳으로 이화령고개 위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정말 멋집니다. 낙동강자전거길은 상주경천대를 비롯 고령 MTB 코스 등 뛰어난 풍광과 역사/문화적 스토리를 담은 곳들이 많고, 영산강자전거길에는 담양의 메타세콰이어길, 나주 죽산보의 황포돛단배 등 마치 산수화와 같은 풍경이 펼쳐져 있습니다. 금강자전거길은 직선과 곡선이 어우러진 멋진 라이딩 구간으로, 금강하구둑에서 맛보는 철새들의 황홀한 군무는 금강 자전거길의 백미중의 백미입니다. 
이렇듯 모두 아름다운 길이므로 독자 여러분께서도 가까운 자전거길을 달려보시기 바랍니다.

남한강 자전거 길 (코스소개)

자전거 관련 정책을 추진하시면서 현장 및 이용자들과 소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셨는지요?
자전거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실제 자전거 이용자들과의 소통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자전거길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담당공무원, 자전거 동호인 등과 함께 틈만 나면 현장을 점검하였고, 주말에도 자전거를 타고 현장을 달리면서 이용자 입장에서 불편사항을 개선하려고 최선을 다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지난 3월10일에는 지역현장에서 자전거길의 안전과 상태를 꼼꼼하게 모니터링해줄 857명의 '국토종주자전거길 지킴이단'을 출범시켰습니다. 
지킴이단은 전국에서 직접 자전거를 이용하고 있는 분들로 구성 되어 있는 만큼, 수요자입장에서 자전거 정책을 펴나가는데 매우 중요한 채널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이밖에도 개인적으로는 트위터(@gomhk21)를 활용하여 자전거 이용자들로부터 격려의 말씀도 듣고, 다양한 제안도 받고, 간혹 따끔한 지적도 받아 정책내용에 반영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국토종주 자전거길 지킴이단 발대식에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과
시·군·구별 자전거길 지킴이 회장단, 남한강 자전거길 지킴이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에 자전거가 대중적인 콜롬비아도 다녀오셨고, 해외의 많은 자전거 선진국을 다녀오셨는데, 국내의 상황과 가장 많이 다른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2월에 다녀온 콜롬비아의 경우, 1990년대부터 자전거도로 구상이 시작되었는데 지금은 자전거의 교통수단 분담률이 30%를 훨씬 웃돌고 있습니다. 
자전거활성화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었겠지만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자전거 전용도로와 차량 도로를 합리적으로 분배하여 기존 생활에 불편이 없도록 자전거도로를 구축한 점입니다. 2010년 기준으로 보고타의 자전거 도로 연장은 총 210km입니다.
인도를 충분히 확보하여 인도 쪽에 자전거 전용도로를 구축하여 자전거이용자가 차량으로부터 느끼는 불안감을 최소화 하되, 보행자들의 통행에도 불편을 가져오지 않는 시스템입니다. 이러한 시도가 가능했던 것은 자동차와 자전거가 서로를 인정하고 배려하는 문화가 전제되어 있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차로 폭이 줄어드는 것을 받아들이고 조화롭게 이동하는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우리나라도 국토종주자전거길 시대를 맞아 자전거이용인구가 확산추세에 있는데, 앞으로는 인프라 부분과 함께 교육이나 캠페인 등을 통해 자전거를 당당한 교통수단으로 인식하는 선진교통문화의 확산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오른쪽)이 17일(현지시각) 앙헬리노 가르손 콜롬비아 부통령을
예방하고 이 나라 국기색으로 제작된 자전거를 선물하고 있다. (관련기사)

자전거 세계여행을 다녀온 이호선씨도 콜롬비아를 자전거 천국으로 표현했다. (관련기사)

자전거생활화와 관련 자전거 주차를 관심 있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한 정책이나 계획이 준비되고 있는지요?
이용이 편리하면서, 안심할 수 있는 자전거 주차시설의 확보는 생활형자전거로 가는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입니다. 분실에 대한 우려와, 주차시설의 부족은 자전거이용을 부담스럽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현재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인 '자전거이용활성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정부제출('10.7), 행안위 통과('11.12.23))'에는 지하철역 등에 자전거의 보관이나 수리, 탈의실이나 샤워시설 등을 갖춘 편의시설('활성화센터')을 설치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조속히 처리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대중교통과 자전거간 연계를 지원하기위해 안심하고 자전거를 주차할 수 있는 자전거보관대 확충, CCTV설치 등에 관한 사항을 자치단체, 지하철 및 철도공사, 국토부 등과 함께 협의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연결되는 자전거 네트워크에 대한 계획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으며,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셨나요?
2010년 수립한 「국가자전거도로 기본계획」에 따라 2019년까지 순차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며, 연간 50여 개 지자체가 참여하고 있고, 매년 200여 km의 자전거 도로를 구축, 정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자전거길을 통해 국민 누구나 편리하게 전국 곳곳을 자전거로 갈 수 있는 인프라가 완비 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레저중심의 자전거가 생활자전거로 발전하는 데에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봅니다.
앞으로 자전거 이용 활성화를 위해 안전시설 확충과 기존 자전거도로 정비 등 사업을 보다 효율적으로 추진하여 2010년 1.5% 수준인 자전거의 교통수단 분담률이 선진국 수준에 이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맹형규 장관이 전국토를 가로지를 자전거 도로에 대한 마스터 플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자전거 대축전을 앞두고 있습니다. 자전거 대축전이 갖는 의미를 짚어 주시기 바랍니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자전거 대축전은 '지구의 날'이면서 '자전거의 날'인 4월 22일에 전국에서 펼쳐지게 됩니다. 
대축전 기간에는 자전거 대축전 개막식, 뚜르드 코리아(Tour de Korea) 2012, 4대강 자전거길 통합 개통행사가 개최되어 전국이 두 바퀴로 행복해지고 두 페달로 하나가 되는 날이 될 것입니다.
이번 자전거 대축전은 전국 자전거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이번 개통식을 계기로 그동안 자동차 중심으로 인프라가 구축되어 왔으나, 녹색교통인 자전거를 위한 인프라가 4대강을 중심으로 완비되는 것입니다. 국토종주 자전거길 위에서 펼쳐지게 될 이번 자전거 대축전이 아름다운 우리자연을 가까이서 느낄 수 있고, 자동차로는 맛볼 수 없었던 따뜻한 정과 인심을 자전거를 통해 보다 깊게 음미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자전거 대축전을 앞두고 자전거 마니아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이번 개통되는 국토종주 자전거길은 아름다운 우리 산과 강을 가까이에서 만끽할 수 있는 길로, 지역과 지역,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희망의 길이 될 것입니다. 국토종주 자전거길 1,757km 곳곳이 국민과 함께하는 소중한 길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자전거 마니아 여러분이 사랑해 주시고 라이더의 입장에서 살펴봐 주시기 바랍니다.
자전거를 타시는 모든 분들의 안전하고 즐거운 라이딩을 기원합니다. 

장관 집무실 앞 복도에 자전거길을 형상화한 조형물이 전시되어 있다.
조형물처럼 자전거도로는 만드는 것만큼 자연과 어우러질 수 있도록 관리를 잘 해주기를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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