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날같은 바위길을 지나
에디터 : 안영환
6월 3일 (건의령 ~ 댓재)

옛날 생각만 하고 건의령에 다다르니 판이하게 달라져 있었다. 예전엔 35번 국도에서 등산로 길로 오르내렸는데 지금은 그곳까지 차가 닿는다.

35번 국도와 나란히 대간길이 있어 가장 편하게 시작할 수 있는 곳이다.

푯대봉에서 우측으로 돌아치는 코스가 대간길이다. 늘 그렇듯이 만만한 코스는 없다.
출발할 때의 날씨가 몹시 추워 떨면서 라이딩 시작!!
구부시령을 지나 황장산에 오르니 조망이 한눈에 들어온다. 황장산 표지석에서 인증샷을 날리고 200여m 진행하면 개구부같은 오솔길이 나오는데 우측5m 들어가면 자칫하다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천하제일의 조망처를 만나게 된다.

등산로를 정비하기 위해 시멘트 희석용으로 빗물을 수집하는 집수정


어느 분인지 그 자리를 일부러 만든 흔적이 역력한게 아담한 나무 벤치를 만들어서 편안히 조망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다.
발 아래는 대이동굴이 자리하고 있고 너와집 앞 400여m에는 폭포수가 나오는 굴이 있고 그곳에 가면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 소리가 바위 속에서 들려 으시시했던 기억이 난다.
귀내미 마을은 전국 제1의 고랭지 채소밭으로 유명세를 탄 곳인데 이곳은 1970년대 광동호를 막으면서 정부에서 이주대책으로 주거지를 형성하여 고랭지 채소밭을 일구며 살라고 한 것이 이곳 귀내미마을의 시작이었다고 한다.

귀내미마을은 농사 준비로 한창이다.

귀내미마을의 우스운 일화 중 부지런한 사람이 말둑 박고 개간하면 그게 곧 그사람 것이 되었다는 일화가 있는데 이건 믿거나 말거나~~~^^*
흔치 않은 일인데 대간 도중 혼자서 대간하시는 분을 두번씩이나 만나는 기이한 인연도 있었다.
오늘은 댓재에서 야영하고 내일은 해동삼봉 코스를 탈 예정이다.




6월 4일 (댓재 ~ 백봉령)
댓재에서의 멋진 야영을 뒤로 하고 서둘러 출발하는데 계속되는 업힐이라 초반부터 땀으로 범벅이고 두타 오르는 내내 자전거를 타는 것은 꿈도 못꾸고 끌고 메고 진행하였다.
전형적인 암산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육산도 아니라 칼날같이 박혀 있는 돌들이 많아서 타이어 펑크도 염려되기도 했다.

50m쯤 떨어진 곳에 자리하고 있는 두타샘

이것이 대간꾼들의 생명수다.

남서쪽 두타산 정상에 조망이 일품이다. 멀게는 함백산도 조망할 수 있엇다.
산세가 깊고 웅장해 보는 내내 확실한 안구정화도 할 수 있었고 두타정상에서 남쪽방향으로 대간의 생명수인 두타샘이 있기도 했다.
두타에서 청옥산 고적대 갈마봉의 조망이 환상적이고 두타라는 뜻은 모든 걸 벗고 마음을 비운다는 뜻이란다.
무릉계곡 삼화사와 삼척시 미로면천은사 두 사찰이 유명세를 더하고 있다.
박달령까지 한껏 떨어진 고도가 다시 치솟아 오른다. 청옥산에 올라 산우와 식사를 했다.
청옥산도 대간꾼들의 식수가 보장되는 마르지 않는 샘이 있다. 청옥산은 꽉막힌 숲 때문에 조망을 할 수가 없는 산이다.
양군대를 지나 암릉인 고적대를 오르면 조망이 좋은 암봉이 나오는데, 여기서의 조망은 해동삼봉 중 제일의 명당이다.
지나온 두타산 청옥산 계곡으로는 동해의 명소인 무릉계곡 쪽이 시원하게 보이고 이곳까지의 등산로는 그런대로 잘 정비돼 있었다.
고적대의 조망이 일품인지라 산꾼들이 많이 찾았기 때문일 것이다.


고적대부터 백봉령까지는 대간꾼들의 등산로인지라 완전 터널지대구나!!
이곳은 경사도가 있어 자전거를 탈 수 있을 것이라 예상했던 곳인데 완전 멜고 끄는 것으로 이어진다.
패드에 땀이 들어가 엉덩이가 쓸리고 스쳐서 걸음을 걸을 수가 없다.
급기야 보는 이가 없어 탈의하는 지경에까지 오고 아랫도리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진행...ㅎㅎ


좁은 터널지대와 너덜지대 경사도의 이길령까지는 산우와 같이 이동 후, 산우님은 이길령으로 하산하고, 난 팬츠를 뒤집어 입는 반짝 아이디어로 대간길로 들어선다.
길도 길이려니와 등고폭도 장난 아닌지라 자전거로 한다는 것이 여간 난해한 게 아니었다.
특히 상월산 구간은 업힐경사도와 다운경사도가 자전거로 들이밀 상황은 아니었다.
그래도 760봉부터는 무리해서 많이 탈 수 있었다.
잡목들 때문에 자전거를 끌 수 있는 공간이 없고 타고 가야만 빠져 나갈 수 있었다.
이렇게 28km를 고생고생하며 이 짓을 왜하냐고 반문하게 된 하루의 배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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