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스 본사 투어, 혁신과 품질을 향한 열정을 만나다.
에디터 : 문인영

아부스(ABUS)는 지난 해 출시된 헬멧 게임체인저(Game changer)가 라이더들에게 큰 인기를 얻으며 고급 자물쇠 브랜드에서 헬멧 브랜드로도 우리나라에 인식되고 있다. 아부스는 독일 10대 기업 안에 속할 정도의 보안 분야 종합 기업이지만 우리나라에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회사다. 자전거용 자물쇠는 물론 아부스의 주요 사업인 CCTV 방범창과 같은 보안 제품은 유럽 내 높은 점유율을 이어오고 있으며 특히 자전거 자물쇠 분야의 독일 내 점유율은 90%에 가까이 이른다고 한다.
우리에게 헬멧 브랜드로 친숙해지고 있는 아부스의 본사는 독일 도르트문트에 있다. 그리고 차로 1시간 가량 떨어진 레헤(Rehe)에는 자물쇠 생산공장이 위치해 있다.



1924년부터 이어온 'Security built on quality'

도로트문트 아부스 본사는 '아부스 단지'라는 표현이 걸맞을 정도로 큰 부지 내에 사무동과 물류센터, 개발 연구시설에 이르기까지 여러 개의 건물로 구성되어 있다.
단지 중앙에 위치한 익스피리언스 시큐리티(Experience Security)는 방문자들을 위한 장소로 아부스의 모든 제품을 전시하고 이를 체험할 수 있음은 물론 각종 행사가 열리는 장소이기도 하다.

전시장을 가득히 채우고 있는 제품들.
아부스는 크게 3가지 파트(시큐리티 엣 홈, 시큐리티 엣 워크, 모바일 시큐리티)로 나뉘며 모바일 시큐리티 제외 2개 파트의 사업 규모가 압도적으로 높다.





아부스 보안 시스템 소개 영상
동영상원본 : https://youtu.be/D6k20xZYRww

익스피리언스 시큐리티 내부 전시장의 규모는 놀라울 정도이며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종류의 제품이 전시되어 있다. 그리고 이 제품들을 체험할 수 있게 실제 사용 환경이 실내에 조성되어 있는 점도 인상적이다. 보안, 안전에 관련된 각종 제품, 그리고 이를 활용한 건물과 설비에 설치되는 보안 솔루션까지 아부스의 다양한 제품과 사업분야는 방문객을 놀라게 한다.
1층에서 아부스의 현재를 보여주고 있다면 건물 2층에는 과거의 모습을 보여준다. 역사 깊은 기업인 만큼 자체 박물관을 사내에 운영 중이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아부스가 시작된 해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부스의 설립 연도는 놀랍게도 1924년이다. ABUS 라는 이름은 August Bremicker und Söhne. 의 약자로 우리말로 하면 '아우구스트 브레미커와 아들들' 정도가 되겠다. 아우구스트 브레미커는 아부스 창립자로 아들 몇 명과 아부스를 설립했다고 한다. 처음으로 생산해서 판매했던 제품은 패들락(Padlock)으로 우리가 흔히 자물쇠 하면 생각하는 U자형 고리가 있는 자물쇠이다.

1924년부터 시작된 아부스의 역사

최초의 패들락 자물쇠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1930년대 생산된 패들락, 놀랍게도 여전히 튼튼하고 잘 작동하는 상태로 사용되고 있는 경우가 종종 발견된다고 한다.

패들락의 변형으로 U락을 처음 개발했던 아부스

처음 가족기업의 가내 수공업 형태로 시작된 아부스는, 뛰어난 품질을 바탕으로 점차 발전하여 세계로 뻗어 나갔고 지금은 3,500여명의 구성원과 세계 22개국 지사로 구성된 기업이 되었다. 그 비결은 단연코 'Security built on quality' 즉 품질이라고 한다.
아부스 기업의 경영진은 지금도 브레미커 가문의 형제들이 맡고 있다. 그리고 외부 거대자본의 투자를 받지 않고 순전히 내부 수익금을 통해 기업에 재투자하는 경영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이 덕분에 기업이 수익성을 강요하는 외부의 간섭을 받지 않고 탄생 초기부터 가진 철학과 정신에서 벋어나지 않는 한결 같은 모습을 유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동행한 아시아 세일즈 매니저 마리우스(Marius)가 가장 좋아하는 전시물이라고 한 1937년 아시아 세일즈 매니저의 실적표, 그 당시에도 아시아 여러 도시를 돌아다니며 자물쇠를 판매한 기록이 남아있다.


더불어 오늘날의 아부스를 있게 한 것은 시장을 선도해온 기술력이다. 아부스가 최초로 개발하고 시장에 선보였던 자물쇠의 다양한 형태는 오늘날 업계의 표준으로 자리 잡았으며 록 피킹(Lock picking)을 방지하는 정교한 디스크 실린더와 철강 가공 노하우는 오늘날에도 경쟁사들은 쉽게 흉내 낼 수 없을 만큼, 아부스의 기술력은 업계 선두에 위치한다.


헬멧의 혁신이 일어나는 곳 INNOVATION LAB

제품 피드백과 아이디어 제공을 위해 연구동을 방문했던 유명 프로 라이더 들의 흔적을 그들이 직접 사용했던 헬멧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XC 레이서인 욜란다 네프 선수의 헬멧

TDF 옐로우저지의 기록

이노베이션 랩(INNOVATION LAB)은 아부스 헬멧의 연구 개발을 위해 만들어진 장소다. 헬멧의 컨셉부터 디자인 그리고 기능에 이르기까지 아이디어를 조합해 3D 프린터로 샘플을 제작하고 성능 그리고 안전성 검증을 위한 자체 실험까지 이곳에서 진행된다. 게임체인저와 최근 출시되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에어브레이커 역시 이노베이션 랩에서 탄생되었다.

빠른 아이디어의 구현과 생산 효율성을 확인을 위해 360도 VR 시스템을 이탈리아 현지 공장에 실시간 연결해둔 점도 흥미로웠다.

3D 프린터로 생산되는 프로토타입으로 에어로 및 통풍의 실물 테스트를 더욱 빠르게 할 수 있다.


고품질 자물쇠가 탄생하는 곳 레헤 팩토리

레헤(Rehe)에 위치한 아부스 레헤 팩토리는 독일 내 4개 생산공장 중 하나로 1950년대부터 지금까지 고급 자물쇠의 생산과 개발, 테스트까지 담당해오고 있다.
특히 자전거와 모터사이클을 위한 모바일 시큐리티 제품 중 보안등급 7급 이상 제품들이 모두 이 공장에서 생산된다. 우리가 사용하는 아부스의 고급 자물쇠들이 모두 이 공장에서 탄생한 제품들이다.
레헤 공장에서는 원재료의 가공부터 조립 그리고 포장과 물류까지 모든 생산 공정을 소화하는 완전한 설비를 갖추고 있다. 심지어 원재료의 가공 공정에 필요한 툴까지도 자체 생산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진 완전 자립형 공장으로 볼 수 있다.


고급 정밀 부품을 다루는 만큼 청결함과 정리 상태는 상상 그 이상이다. 주요 공정 사이에는 'Q-Checkpoint'라는 품질검사 부스가 있다. 각 파츠의 가공 상태를 즉각 확인하여 조립 이전에 불량을 방지 한다. 단 한 건의 품질 이상이 발생하여도 해당 제품의 생산 공정은 중단된다.
생산 라인은 계획에 따라 탄력적으로 변경되는데 전기자전거 배터리 잠금을 위한 실린더를 제작하는 라인이 많이 보였다. 전기자전거는 가격이 비싸고 실내 보관이 어려운 만큼 믿을 수 있는 자물쇠를 사용하길 원하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따라 아부스 실린더를 장착하는 전기자전거 업체가 많아지는 추세에 있다고 한다.

생산 도중 품질검사를 담당하는 큐-체크포인트(Q-Checkpoint).
이곳에서 불량이 발생되면 원인을 밝힐 때까지 관련 생산라인이 중단된다.

전기자전거가 인기를 끌며 관련 잠금시스템의 원키 솔루션을 가진 아부스 제품의 인기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

정교한 수작업이 요구되는 만큼 조립 공정에는 여성 직원이 많은 편이다. 조립 방식이 흥미로운데 한 명의 작업자가 조립의 첫 단계부터 마지막 포장까지 모든 조립 과정을 담당한다. 분업화된 반복 작업으로 이루어지는 일반적으로 조립라인과는 확연한 차이다. 작업자 개개인의 역량과 책임감 즉 장인정신을 중요하게 여기는 기업 문화를 느낄 수 있었다.
만약 출산휴가 등으로 장기간 휴직을 하게 될 경우에도 근무자가 원하면 경력이 단절되지 않도록 작업대를 집에 설치해 준다고 한다. 그리고 자택 근무하며 완성한 제품은 정기 물류 차량이 회수해 간다. 근무자에 대한 배려가 인상적이다.
덕분에 생산공장의 근속연수가 수십 년에 이르는 직원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이런 노련한 직원들의 노하우는 곧 아부스가 고품질 제품을 생산하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한 명의 작업자가 조립의 전체를 담당하는 시스템으로 숙련도를 높이고, 재택근무 시스템까지 도입해 근속연수가 긴 노련한 직원들이 많다.


혹독한 시련의 장소 Test lab

공장 내에 있는 테스트 랩(Test lab)은 제품이 여러 국가의 인증 기준에 적합한지 여부와 외부환경에서 공격을 받게 되었을 때 얼마나 잘 버틸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실험실이다.
실험 항목은 매우 혹독하고 다양하다. 외부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조건을 확인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매우 낮은 온도와 고온의 환경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는 물론, 습기와 바닷가 근처 환경에서 염분에 노출될 때 부식되는지 여부 그리고 거대한 절단기와 공업용 커팅기에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까지 혹독한 시련이 자물쇠를 기다리고 있다.

시큐리티 레벨 15의 그레닛 엑스 플러스, 영하의 온도에 냉동된 이후 공업용 절단기로 U섀클 윗부분을 절단할 수 있었지만, 끝내 열쇠가 없이는 자물쇠를 열수 없었다.

염수 테스트

각종 공업용 커터부터 다양한 테스트 장비가 마련되어 있다.


아부스의 모든 자물쇠 제품들에서 시큐리티 레벨을 찾아 볼 수 있는데 이런 외부의 공격들을 어느 정도까지 방어해줄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높은 레벨을 받은 자물쇠는 강한 공격이 발생하는 장소에서도 자전거를 보호 할 수 있다. 낮은 레벨 제품 역시 자전거의 도난을 방지 하지만 강한 공격에는 취약할 수 있음으로 짧은 시간, 보안이 확보된 장소에서 사용을 권한다.
이렇게 테스트 랩의 결과를 통해 얻은 시큐리티 레벨은 소비자에게 사용환경에 알맞은 자물쇠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안전'이라는 키워드로 신뢰를 얻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아부스

아부스를 방문한 이후 들게 된 생각은, 그 동안 우리가 아부스라는 거대한 코끼리의 코만 알고 있던 게 아니었을까 하는 것이었다. 아부스 창립자인 아우구스트 브레미커의 기업철학은 "우리의 생활을 좀 더 안전하게 만들자"였다. 보안과 안전이 더욱 중요하게 떠오르고 있는 우리나라에 아부스는 앞으로 더 가깝고 믿을 수 있는 브랜드가 될 것이라고 기대된다.


관련 웹사이트
아딕스 디스트리뷰션 : http://addix.co.kr/
아부스 : https://www.abus.com/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위의 기사는 개인적인 용도 및 비상업적인 용도의 '퍼가기'를 허용하며, 상업적인 용도의 발췌 및 사진 사용은 저작자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