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렐리, 최상급 레이싱 타이어를 자전거에 적용하다.
에디터 : 박창민 편집장
사진 : 박창민 편집장

최근 글로벌 팬데믹이 조금씩 완화되면서 업계 담당자들의 움직임이 다시 시작되었다. 이탈리아의 레이싱 타이어 전문 브랜드인 피렐리(Pirelli) 또한, 최근 자전거 분야를 확장하면서 킴 반 벨리오우(Kim van Beljouw) APAC 세일즈 매니저가 우리나라를 방문했다.
F1 카레이스부터 자전거 펠로톤까지 최고의 레이스 타이어를 생산하는 피렐리, 그 속의 이야기를 킴 반 벨리오루 매니저를 통해 자세히 들어보았다.


아시아 마켓을 직접 만나다.


사실, 저는 이번 글로벌 팬데믹 바로 1주일 전에 피렐리에 입사하면서 제가 담당하는 아시아퍼시픽(APAC) 지역의 방문을 전혀 할 수 없었습니다. 다행히 최근 해외 방문이 조금씩 가능해지면서, 이번 기회에 한국을 비롯해 호주와 일본 방문의 기회를 가졌습니다.

각 나라에 피렐리의 제품이 제대로 소개되고 있는지 알고 싶었는데, 이번 방문을 통해서 대리점 담당자 뿐 아니라 라이더들로부터 직접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유통사들과 좋은 관계가 유지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아시아에서는 기술에 대한 소개를 그들의 언어로 설명하는 작업 등 더욱 디테일한 다양한 소비자들의 니즈를 알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대리점과 라이더들을 직접 만나며 아시아 시장을 이해할 수 있는 방문이었다.


피렐리 150년 역사


피렐리는 고무밴드를 생산하는 브랜드에서 1894년 첫 자전거 타이어를 생산했고, 1901년 자동차 타이어를 생산하면서 자동차 레이스 타이어에 집중하는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2017년 다시 사이클링 타이어 생산을 시작했으며, 월드 투어 로드 레이스부터 산악자전거까지 다양한 퍼포먼스 타이어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현재, 로드 레이스에서는 트렉 세가프레도, UAE 팀 에미레이츠, AG2R-BMC 팀이 피렐리 타이어를 사용하고 있으며, 올해는 파리-루베 여자 우승, 스트라데 비앙케 우승, 아워레코드 여자 신기록 등을 함께 했습니다.

지난 스트라데 비앙케에서 솔로 어택에 성공한 타데이 포가차 선수는
피렐리 P-ZERO TLR 28c 타이어를 사용했다.

지금까지 피렐리는 상당한 규모의 R&D 투자를 통해 다른 타이어 브랜드들이 하지 않았던 많은 것들을 해 왔고, 그런 것들이 우리의 DNA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자동차와 자전거의 개발과 생산이 완전히 분리되어 있지만, 주요한 기술은 서로 공유하며 발전하고 있습니다. 특히 컴파운드의 경우는 동일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하고 있죠.
스마트 에보 컴파운드의 경우는 모터 스포츠에서 개발되어 사이클링 타이어까지 사용되고 있는 최상급 컴파운드입니다.

모터 스포츠에서 개발된 스마트 에보 컴파운드는 자전거까지 적용되고 있다.


매출 6% R&D에 투자


피렐리는 매년 매출의 6%를 R&D에 재투자 하고 있습니다. 이는 엄청난 규모의 비용이며, 전 세계 2100명 정도의 R&D 관계자들이 개발에 참여하여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다른 타이어 브랜드와 가장 크게 다른 점은, 피렐리는 항상 하이엔드 제품에 집중하여 제품을 개발하고 생산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모터 스포츠에서 사이클링까지 항상 퍼포먼스 중심의 제품을 개발해 왔죠. 일반적인 타이어 브랜드는 대량으로 생산되는 보급형 타이어가 매출에 큰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그 부분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지만, 피렐리는 항상 하이엔드 제품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다른 브랜드와 다르게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듯 우리는 사이클링 타이어를 위해서 아주 많은 비용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수익을 내는 것보다 피렐리가 사이클링 타이어로부터 시작했던 역사적인 철학을 이어가기 위한 선택입니다.

매출 6%의 투자 및 2100명의 인력이 피렐리 R&D를 이끌고 있다.

레이스를 기반으로 하이엔드 제품에 초점을 맞춘 것이 피렐리의 특징이다.

21/22년 파리-루베 여성 레이스 우승을 함께 한 피렐리 타이어


한계가 없는 P-ZERO의 퍼포먼스 


P-ZERO라는 이름의 의미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도 한계가 없다는 의미로 퍼포먼스 레이싱 타이어에 P-ZERO라는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현재 피렐리의 모든 모터 스포츠부터 사이클링까지 퓨어 퍼포먼스 타이어의 이름은 P-ZERO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P-ZERO가 의미하는 퓨어 퍼포먼스 타이어는 레이싱 타이어 중에서도 '퍼포먼스'에 매우 집중한 제품입니다.
이 외에도 레이싱에는 다양한 성격의 타이어가 필요한데, 친투라토(Cinturato) 타이어의 경우도 레이스 타이어지만 보다 내구성이 중요한 경기에서 요구되는 타이어입니다.

퍼포먼스의 한계가 없다는 'P-ZERO'는 퓨어 퍼포먼스 타이어 시리즈다.

P-ZERO 외에도 내구성을 높인 친투라토 타이어도 레이스를 위한 제품이다.


컴파운드가 가장 중요한 요소


타이어는 케이싱과 컴파운드가 주요한 요소지만, 이 중에서도 자전거 타이어의 특징을 가장 잘 표현하는 것은 컴파운드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동일한 컴파운드지만 튜블리스와 클린처는 구조적으로 다른 형태를 가지게 됩니다. 튜블리스는 튜브가 삽입되지 않기 때문에 케이싱 내부에 공기가 빠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레이어가 추가되는 것이죠.
상급 타이어에는 '스마트 에보'와 '에보' 컴파운드가 사용되고 있으며, 가격과 성능에 있어서 조금씩 다른 차이가 있습니다.
그래서, 스마트 에보 컴파운드는 자동차 뿐 아니라 모터사이클과 자전거에도 최상급 타이어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최상급 로드 타이어는 스마트 에보 컴파운드, 가격 경쟁력을 높인 에보 컴파운드 등이 있다.

MTB는 그립력을 높인 스마트그립 컴파운드가 적용된다.


트래드 패턴 디자인도 간단하지 않다.


로드 타이어에는 펑셔널 그루브 디자인(Functional Groove Design, FGD)이라고 하는 번개 모양의 패턴이 적용되는데, 이 모양은 라이딩 중 도로와 접촉되는 부분을 매우 섬세하게 연구하여 최적의 패턴으로 디자인된 것입니다.
직진 주행 시 가능한 매끈하게 도로를 빠르게 달리면서, 코너링 시 최적의 그립과 함께 물기가 있을 때 빠르게 외부로 물을 빼낼 수 있도록 한 것이죠. 타이어가 기울어지는 각도에 따라 정확하게 디자인을 적용하여, 직진은 빠르고 코너링은 안정적으로 만들어주게 됩니다.
이 FGD 트래드 디자인은 모터사이클 타이어에도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습니다.

FGD 트래드 패턴은 mm 단위로 계산되어 최적의 스피드와 그립의 균형을 만든다.


볼라테 공장에서 자전거 타이어 생산


우리는 모든 개발과 생산까지 이탈리아에서 진행하면서 모든 과정이 컨트롤 되도록 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그래서, 가능한 모든 시설을 이탈리아에서 하고자 했고, 볼라테에 자전거 타이어를 위한 공장을 새롭게 만든 것입니다.
볼라테의 공장은 이전에 자동차 타이어 공장으로 이용되었던 곳이었고, 최근에는 사용되지 않고 있다가, 이번에 자전거 타이어 공장으로 새롭게 설계하면서 우리의 기술을 한 곳으로 모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이탈리아의 다양한 자전거 제조사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특히 트렉 세가프레도 팀과 UAE 팀을 후원하는 콜나고 등의 브랜드와 매우 긴밀한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자전거 타이어 생산을 이탈리아 볼라테 공장으로 이전하며, 기술 및 생산을 이탈리아에 집중시켰다.


그래블 레이싱 타이어


그래블 레이싱 타이어는 로드 타이어와 매우 다릅니다. 내구성이 매우 좋아야 하면서도 로드에서 스피드 있게 달리고, 오프로드까지 스피드를 유지해야 합니다. R&D 팀은 이런 다양한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래블 타이어를 매우 좋아하고 있습니다.
특히 언바운드 그래블처럼 중요한 시합은 우리에게 매우 큰 프로젝트입니다. 지금은 친투라토 그래블 타이어를 출시하고 있으며, 레이싱 버전의 타이어를 개발하여 주요한 그래블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보여줄 예정입니다.

친투라도 그래블 타이어를 보면, 하드팩 타이어라 하더라도 코너링에서 강한 그립력을 만들기 위해 패턴이 디자인 되었고, 더욱 거친 코스를 달리도록 설계된 타이어도 중간의 패턴은 노면에 매끈하게 접촉하여 빠르게 달릴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친투라토 그래블 타이어를 기반으로 그래블 레이스 타이어도 곧 발표될 예정이다.


적절한 타이어 공기압이 중요


피렐리 타이어의 패키지에는 각 타이어에 적합한 공기압이 표기되어 있는데, 자세히 보면 각 타이어의 사이즈와 림 내부폭에 따라서 매우 디테일하게 공기압이 표기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 라이딩 스타일에 따라서도 공기압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공기압이 타이어를 제대로 사용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라이딩 전 타이어 표면에 어떤 것이 묻어 있는 지 손상된 부분이 없는 지 확인하는 것이 또한 안전한 라이딩을 위한 중요한 요소입니다.

타이어 공기압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하면, 공기압을 낮추어 부드러운 타이어는 트랙션이 좋아지면서 스피드가 빨라집니다. 포가차 선수가 스트라데 비앙케 우승을 차지할 때 70-75psi 공기압을 적용했습니다.
선수들의 경우는 적정 공기압을 이용하면서 무게 또한 중요하게 여깁니다. 타데이 포가차 선수의 경우는 업힐 시 무게 때문에 클린처 타이어와 스마튜브의 조합을 선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것은 더 높은 공기압을 이용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더 가벼운 타이어를 선택하기 위한 방법입니다.

피렐리는 라이더 체중 뿐 아니라 림 내부폭까지 연계된 공기압 기준표를 제시하고 있다.

타데이 포가차는 가벼운 타이어를 위해 스마튜브+클린처를 이용하기도 한다.

적정 공기압을 유지하는 것이 타이어를 가장 잘 사용하는 방법!


타이어는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큰 라이딩 품질의 차이를 만드는 부품 중에 하나다. 그래서, 필자는 1년에 2번 이상 타이어를 교체하며 항상 최상의 타이어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에 아끼지 않는 편이다. 피렐리는 150년이라는 역사와 레이싱 타이어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사이클링 타이어를 생산하고 있어서, 역시 신뢰할 만한 품질을 기대할 수 있는 브랜드다.
다음 타이어 교체 시에는 피렐리의 퍼포먼스 철학을 한번 경험해 보기를 추천하는 이유다.


관련 웹사이트
세파스 : http://cephas.kr/
피렐리 : https://www.pirelli.com/tyres/en-ww/bi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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