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라이딩] 전쟁의 아픔과 자연이 어우러진 경기북부
에디터 : 김수기 기자
사진 : 김수기 기자

서울 근교 라이딩을 위한 경기도의 유명한 코스는 동부5고개나 분원리, 송추나 파주, 저멀리 화악산 등이 있다. 이곳들은 업힐이나 낙타등 코스로 라이딩 자체를 즐기기에 최적화된 코스이다.
이번에 소개할 경기북부 라이딩 코스는 위에 언급한 곳과는 다르게 라이딩보다 관광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물론 어느정도 업힐도 섞여 있어 라이딩 재미도 빠지지 않는다. 
경기 북부는 지역특성상 전쟁과 관련된 관광지가 많으면서 한탄강과 주상절리가 만드는 절경까지 어우러져 있어 속도계의 숫자에 얽매이지 않는 쉼표같은 곳이다.


연천, 철원, 포천


경기북부 코스는 보통 중랑천을 따라 올라오거나 1호선 소요산역까지 점프해서 3번국도를 따라 백마고지역을 향해 라이딩한다. 이번 경기북부 라이딩의 코스는 3번국도와 동막리에 있는 우회도로와 평화누리 자전거길를 섞어 이용했다.
참고로 3번국도는 연천까지 차량통행이 많아 초보자들에게 다소 부담이 될 수 있으니 차량으로 연천 부근까지 이동하면 차량 스트레스를 덜 받을 수 있다.

경기북부 코스는 백마고지역 인근의 노동당사를 찍고 왕복하거나 강원도 철원 지역의 한탄강을 따라 내려오는 순환코스를 이용하기도 한다. 주말이나 공휴일에 1호선 소요산역까지 지하철로 점프해 노동당사를 왕복하면 90km 내외이고, 이번 코스는 연천, 철원, 포천을 잇는 순환코스로 거리는 약 110km이다. 주요 업힐 구간은 동막계곡과 소이산 전망대, 비둘기낭폭포에 있으며, 길지 않지만 10~20%의 경사도로 쉽지 않다.

경기북부 순환코스의 거리는 약 112km, 상승고도는 1,043m이다.

코스 파일 다운로드 : https://www.bikem.co.kr/article/read.php?num=14250

경기북부 라이딩 코스는 청산공원 - 3번국도 - 백마고지전적지 - 노동당사 - 소이산전망대 - 학저수지 - 직탕폭포 -
고석정 - 삼부연폭포 - 비둘기낭폭포- 청산공원을 순환하는 코스를 이용했다.


경기북부 핫 플레이스, 노동당사


노동당사로 가면서 지나치는 곳이 바로 연천의 전곡리이다. 전곡리는 역사시간에 등장하는 장소로 구석기 시대의 주먹도끼를 주한미군이 발견하면서 구석기시대 관련 유적지와 축제 등으로 유명해졌다. 한탄대교 남쪽에 연천을 알리는 구석기 조형물과 38선 표지석, 6.25전쟁참전기념탑, 고인돌을 지나면서 이곳에 역사의 실타래가 엉켜 있음을 실감한다.

노동당사는 6.25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 북한의 조선로동당 철원당사로 사용되다가 전쟁 후에 철원이 수복되면서 안보관광지로서 유명하다. 노동당사는 격전이 벌어져 건물 내부가 무너지고, 곳곳에 전투의 흔적이 남아 있다. 소련의 건축양식을 보여주는 외관은 남아 있지만 붕괴 위험으로 내부는 들어갈 수 없다.
노동당사는 뮤직비디오나 영화 등의 촬영장소로 알려져 있으며, 국도를 따라 노동당사를 찾는 라이더가 많다. 
노동당사를 가는 길에 경원선 역사인 초성리역, 한탄강역, 전곡역, 연천역, 신망리역, 대광리역, 신탄리역, 백마고지역을 차례차례 지나간다. 
백마고지역 인근에 역고드름이 자라는 터널이 있는데 겨울철에 바닥에서 고드름이 자라 올라오는 신기한 광경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이 터널은 전쟁통에 무기고로 사용하다가 폭격을 맞아 터널 내에 누수가 생기면서 고드름이 자라기 시작한 것인데, 전쟁이라는 비극이 신기한 자연현상을 만들었다는 게 아이러니하다.

안보관광과 연계해서 노동당사 인근에 철원역사문화공원, 백마고지 전적비, 소이산 전망대 등도 함께 둘러보는 것도 추천한다. 소이산 전망대는 봉수대가 있었던 곳으로 철원의 너른 들판을 내려다볼 수 있어 전망이 좋다. 다만 전망대까지 콘크리트 빨래판 포장과 20% 내외의 경사도로 길이 험하고, 자전거를 들고 가야 하는 구간이 있으니 로드 클릿이라면 클릿커버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출발지인 청산공원으로 가는 길에 본 전곡리의 사거리 이름이 지역의 특색을 잘 보여준다.

출발지인 청산공원. 공원 바로 옆에 사우나(화요일 휴무)가 있다.

한탄대교 앞에 세워진 조형물은 라이더를 구석기 시대로 안내해준다.

조형물 옆에 38선 경계비가 있고, 비석 옆에 광복 후에 세워진 표지석의 일부가 남아 있다.

6.25참전기념탑.

3번국도를 따라가다 동막사거리에서 우회전해서 동막계곡길로 들어선다. 업힐을 피하고 싶다면 계속 직진한다.

연천승마공원에서 천고마비의 계절을 만끽해본다.

3번국도로 합류하기 위해 대광리 방향으로 짧은 업힐을 하나 넘는다.

3번국도를 가다보면 지금은 운영하지 않는 경원선의 역을 지나친다. 역 부근에서 보급과 화장실을 해결할 수 있다.

신탄리역 근처에서 역고드름을 보기 위해 평화누리길로 방향을 바꾸었다.

역고드름 가는 길에 비포장 구간이 200미터 정도 있으니 주의한다.

겨울에 고드름이 될 낙수가 떨어지는 소리는 동굴을 가득 채워 서늘함이 느껴진다.
고드름은 12월부터 3월까지 볼 수 있다.

경원선의 폐철교가 있는 구간부터 강원도 철원이다.

평화누리길에서 나오면 근처에 백마고지역이 있다. (화장실 개방)

백마고지역사 내부는 들어갈 수 있지만 승강장은 막혀 있어 '철마는 달리고 싶다'를 제대로 볼 수 없어 아쉽다.

백마고지 사수를 위해 싸운 호국영령을 위한 백마고지전적지.

전쟁의 참사를 그대로 보여주는 노동당사.

노동당사 바로 건너편에 조성된 철원역사문화공원.

소이산전망대로 가는 모노레일을 탈 수 있는 철원역이 있다.

소이산전망대로 가는 길은 상당히 가파르면서 험하다. 병목안 공군기지(수리산) 코스의 하위 버전 정도일 듯.

소이산 정상에 조성된 평화마루공원 입구를 통해 막사와 벙커를 지나 전망대에 오를 수 있다.

소이산은 해발 362m로 높지 않지만 철원 평야를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전망은 일품이다.

추수가 시작된 철원평야의 노란 물결을 보면서 자전거를 끌고 올라간 힘든 기억이 씻긴 듯이 사라졌다. 
물론 내려갈 걱정이 태산이다.


한탄강과 주상절리 계곡


경기북부 라이딩의 전반의 절반은 관광안보 라이딩이라면 후반의 절반은 풍경을 만끽할 수 있는 라이딩이다. 경기북부를 관통하는 한탄강과 폭포, 주상절리 등 천혜의 자연환경은 라이더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노동당사에서 이동하다가 만나는 첫 목적지는 학저수지이다. 일제시대 때 만들어진 농업용 저수지이며, 인근의 금학산 모양에 비롯되어 학저수지라 불린다. 탐방로와 전망대가 조성되어 있어 철새와 수생식물을 관찰하기에 좋다.
다음은 직탕폭포이다. 장흥리에 위치한 직탕폭포는 폭이 수십미터의 너비에 3~5m 높이로 폭포수가 쏟아진다. 높이에 비해 폭이 넓어 시원하게 떨어지는 모습이 장관이며, 한국의 나이아가라 폭포라고도 부른다. 사진으로 본 것과 다르게 꽤 폭이 넓고, 수량이 많아서 떨어지는 물줄기를 넋놓고 보게 된다.
직탕폭포 인근에 있는 고석정은 신라시대에 세워진 누각의 이름이며, 임꺽정이 활약했던 무대로 유명한 곳이다. 고석정에서 바라보는 10미터 높이의 바위와 계곡은 장관을 이룬다. 계단 아래로 내려갈 시간이 없다면 안쪽에 있는 세종강무정에서 고석바위를 내려다 보는 것으로 만족하자.

삼부연폭포는 철원군청 동쪽에 있는 폭포로 겸재 정선이 화폭에 담은 명승지로 물줄기가 세번 꺽이는 3단 폭포이다. 낮은 오르막을 오르다 보면 폭포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는데, 예상한 것보다 큰 크기에 삼부연폭포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둘기낭폭포는 수많은 비둘기가 동굴에 둥지를 틀고 살았다고 해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 현무암 주상절리 협곡에 위치하고 있어 신비한 분위기에 압도된다. 비둘기낭폭포 인근에 한탄강하늘다리와 가람누리 문화공원도 둘러보자.
마지막으로 망향비빔국수 본점에서 식사를 하며, 경기북부 라이딩을 마무리한다.
참고로 여유가 있다면 코스 초반이나 마지막에 재인폭포를 추가하면 좌상바위와 아우라지 베개용암 등 볼거리가 풍성해진다.

소이산을 내려와 이제 한탄강과 주상절리 계곡의 멋진 절경을 구경할 차례다.

고석정 방향으로 가다 보면 나오는 학저수지.

직탕폭포 직전에 급경사 내리막길이 있으니 주의한다.


사진으로 직탕폭포의 시원함을 전부 담지 못해 아쉬울 뿐이다.


임꺽정의 활동무대였던 고석정.


고석정에서 본 고석바위.

고석정 입구 옆에 있는 세종강무정에서 내려다보는 고석정도 나름 운치있다.


고석정 옆에 다양한 꽃을 심어놓은 고석정꽃밭이 있으며, 9월과 10월까지 운영된다고 한다. (화요일 휴무)

삼부연폭포로 가기 위해 철원군청 방향으로 이동.

낮은 오르막을 오르다보면 폭포소리가 들리기 시작하고, 용화터널 바로 앞에 삼부연폭포가 자리잡고 있다.


야간의 삼부연폭포는 동작인식 센서가 있는지 갑자기 조명이 켜지면서 다채로운 폭포를 감상할 수 있다.

비둘기낭폭포로 가는 길에 강원도 철원에서 경기도 포천으로 들어선다.

짧은 업힐 2개를 지나 만나는 비둘기낭폭포. 

폭포 전망대 가기 직전에 아랫쪽 데크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사진 오른쪽 위에 보이는 포천한탄강하늘다리와 가람누리 문화공원도 관광 포인트이다.

가람누리전망대. (비둘기낭폭포 입구 옆의 도로로 진입)

포천한탄강하늘다리. (폭포 주차장과 하늘다리 주차장이 이어져 있음)

망향비빔국수 본점에서 식사를 하며, 경기북부 순환코스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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