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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 박창민 편집장
사진 : 박창민 편집장, CLUB100 제공 |
자전거를 타면서 중국 베이징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6~7년 정도 된 듯 하다. 그곳에 사는 친구들이 소셜미디어에 올린 사진들을 보면서 대륙이 가진 광활함이 우리와는 다르다는 느낌 때문이었다. 하지만, 펜데믹을 시작으로 비자 관련 문제까지 이어지면서 베이징을 방문할 기회는 쉽게 잡히지 않았는데, 올해는 중국 무비자 입국에 대한 소식과 함께 베이징에 사는 친구의 도움으로 드디어 방문 기회가 주어졌다.
기대 이상의 베이징 라이딩, 이제 시작해 보자.
산으로 둘러 쌓인 베이징 북서쪽
베이징은 2천만명이 넘는 인구를 가진 세계적인 도시지만, 북쪽과 서쪽은 산으로 둘러 쌓여 있고 그 위로는 몽골과 고비사막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복잡한 도심보다는 비교적 자연적인 지형을 쉽게 경험할 수 있는 북서쪽에 사이클링 인구가 많은 편이다.
이번 방문에도 주로 북서쪽 코스를 중심으로 라이딩을 진행하였고, 해발 1600m가 넘는 고산 지대부터 만리장성을 넘는 코스 등 베이징 사이클리스트들이 좋아하는 곳들을 방문할 기회가 주어졌다.
워낙 바쁜 시기여서 짧은 방문이다 보니, 주변 산악 코스를 주로 라이딩 했지만, 그곳을 넘어가면 몽골과 만주 평원의 드넓은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한다.
베이징의 북서쪽은 산으로 둘러 쌓여 있고, 그 위는 몽골과 만주 평원이 이어진다.
자금성 둘러보기
베이징에 도착한 첫 날은 도심 속 라이딩을 경험하기 위해 자금성으로 향했다. 과거에는 중국도 즈진청(자금성의 중국어 발음)으로 부르기는 했지만, 현재는 구궁(고궁의 중국어 발음)이라고 하여 오래된 궁전으로 부른다. 우리나라는 여전히 황제가 사는 곳이라는 의미를 가진 '자금성'으로 부르고 있다.
자금성은 과거에 황제가 살던 궁으로 그 규모가 어마어마한데, 자전거로 자금성 외곽을 따라 편하게 구경을 할 수 있었다. 내부는 박물관으로 활용되는데, 하루에 20만명의 방문객이 찾는다고 하니, 외곽을 따라 건물과 공원의 모습을 보는 것이 필자로서는 더 좋았다.
자금성 주변 라이딩 코스.
베이징 시내는 차선 1개 넓이의 자전거 도로가 설계되어 있어서, 자전거로 이동할 때 편리하다.
천안문 광장 앞의 자전거 도로는 넓은 폭으로도 유명하다.
자금성 외곽으로 자전거를 타고 접근할 수 있어서,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자금성 주변을 둘러싼 수로
붉은색을 좋아하는 중국. 자금성의 성벽 옆 길
자금성은 저녁 시간에 더 멋지다.
자금성 옆에 위치한 클럽100
클럽100은 자전거와 함께 커피 등의 식음료를 판매하는 클럽하우스 공간이다.
해발 1600m 이상의 링산
링산(灵山, 영산)은 베이징 서쪽에 위치한 곳으로, 베이징에서 가장 높은 산(정상 해발 2303m)으로 꼽힌다. 높은 해발 고도 덕분에 여름에도 시원하고 구불구불 이어진 도로가 로드 라이더들에게 인기를 얻는다.
로드 라이더들이 주로 라이딩을 시작하는 시아칭수이천 마을은 베이징 북서쪽에서 차량으로 1시간 정도 거리에 위치하고 있으며, 링산 전망 공원까지 약 75km 라이딩을 할 수 있다.
링산 전망 공원은 해발 1600m가 넘는 곳으로, 이날 베이징의 날씨는 35도가 넘었지만, 정상은 18도 내외의 살짝 추운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베이징 링산 코스.
베이징 바이후아산 국가급자연보호구 입구에서 첫 업힐이 시작된다.
우리나라와는 사뭇 다른 산악 지형이 새로웠다.
도로 상태는 매우 좋은 편이고, 차량이 거의 없는 지역이다.
첫 정상 도착
약 8km의 긴 다운힐이 이어진다.
다운힐 끝 교차로를 만나면 슈앙탕지앤 계곡 입구와 건너편에 공중화장실이 있다.
링산 전망공원까지는 약 17km 업힐로 이어지며, 5km 정도 올랐을 때 홍수이코우 마을이 잠시 나온다.
여름철에 시원한 날씨로 방문객이 좀 있지만, 여전히 차량은 많지 않았다.
링산 전망공원은 약 1600m 해발로, 완전히 다른 날씨를 만나게 된다.
수목한계선에 가깝기 때문에 시원한 날씨와 초원을 볼 수 있다.
정상 주차장에는 커피 트럭이 있어서, 커피와 아이스크림 등의 간식을 먹을 수 있었다.
정상부터 출발 지점까지 20km가 넘는 다운힐로 길게 이어진다.
베이징 서쪽에 위치한 또 다른 자전거 전문샵 OOTB
이곳도 자전거 뿐 아니라 커피도 판매하는 클럽하우스 스타일로 운영된다.
서울에는 동부, 베이징에는 징시
서울 라이더들에게는 동쪽 양평 초입의 동부고개 코스가 유명하다. 그와 비슷한 의미를 갖는 베이징(北京)의 코스는 서쪽에 있는 징시(京西, 베이징 서쪽이라는 의미)로, 출발지로 알려진 용딩천까지는 베이징에서 30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다.
이 코스는 첫 번째 구간이 워낙 유명한데, 지예타이스 절까지 오르는 약 5km의 업힐로 시작한다. 주말에만 1~2천명의 라이더가 찾을 정도로 인기가 많은 곳이어서, 5km 업힐 내내 라이더를 만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특이한 점은 코스 중에 사진작가들이 길가에 배치되어 사진을 찍는 것이다. 지예타이스 업힐 코스 안에만 수십 명의 사진작가들이 촬영을 하는데, 나중에 스마트폰 앱을 통해 그 사진을 구매할 수 있다.
혼자 라이딩을 해도 그룹 라이딩의 기분을 느낄 수 있으면서, 라이딩 사진도 얻을 수 있으니, 많은 베이징 라이더들이 이 곳을 찾는 이유가 충분하다.
이 코스는 탄왕로를 따라 미아오펑산까지 이어지는 약 75km 한 바퀴를 돌기도 하고, 이날 우리 일행은 탄왕로 정상에서 다시 내려와 요우란 마을 업힐을 타고 돌아왔다.
한 바퀴를 도는 코스는 쥐 모양을 닮아서 '쥐 코스'라고도 하는데, 마치 우리나라의 멧돼지 코스를 연상시킨다.
베이징 서쪽 '징시' 코스.
출발 지의 쇼핑몰 앞은, 이름 아침부터 여러 클럽의 라이더들이 모여서 출발을 준비하고 있었다.
필자가 함께 한 클럽은 '얼리버드 사이클링'
지예타이스 절까지 오르는 첫 업힐이 가장 유명하다.
코스 중간에 사진작가들이 라이더들의 사진을 촬영해준다.
필자도 지예타이스 업힐 중 사진 한 장을 얻었다.
주말 지예타이스 절 앞은 라이더들로 항상 북적인다.
주말에는 노점상들이 다양한 음료와 음식을 팔기 때문에 보급에 대한 부담도 적다.
두번째 업힐의 시작을 알리는 탄처스 입구
6km 정도 올라와 베이징 시탄호텔 앞 갈림길에서 잠시 휴식
정상까지 업힐은 약 13km 정도 이어지며, 이곳에도 역시 자전거 라이더가 많았다.
정상 주차장에는 커피 트럭들이 다양한 음료와 간식을 판매한다.
이곳 코스는 쥐를 닮았다고 하여 '쥐 코스'라고 부르며, 코스 지도가 그려진 컵도 있었다.
출발지에서 용딩강을 건너면 동계올림픽을 위해 공장지대를 공원으로 만든 곳이 나온다.
사진은 스키점프대
자전거를 테마로 한 맥도날드
자전거 신호가 따로 설계된 도로가 인상적이다.
또 하나의 자전거 전문샵
2층의 넓은 규모 안에는 카페와 식당도 마련되어 있다.
제품 판매부터 다양한 서비스가 제공되는 곳이다.
남자 샤워실만도 9개의 샤워부스와 세탁 및 건조기가 마련되어 있었다.
이 날도 이곳에서 저녁을 먹으면서 투르 드 프랑스 중계를 볼 수 있었다.
만리장성을 넘다.
베이징 북쪽의 산은 만리장성으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몽골을 포함해 북쪽의 침략으로부터 중국을 지키고자 세워진 이 성벽은 세계 최대의 건축물로도 유명하며, 중국인들이 자랑하는 유산 중에 하나이다.
우리에게 사진으로 익숙한 큰 성벽의 위를 지나는 것은 아니어도, 베이징 북쪽의 라이딩 코스는 만리장성의 일부를 통과하여 가는 루트가 잘 알려져 있다.
이 코스는 성벽까지 오르는 길이 가파른 업힐로 이어지는데, 가파른 만큼 멋진 경치가 라이딩을 보상해 준다. 또 정상에서 만리장성과 기념 사진을 찍는 것도 우리에게는 꽤 큰 감동이다.
만리장성을 넘어서면 북쪽으로 만주의 경계에 들어서면서 마을의 풍경이 조금씩 바뀐다. 여기서 북쪽으로 계속 가면 초원을 만날 수 있다고 하니, 다음 기회에 도전해 봐야겠다.
베이징 북쪽 만리장성을 넘는 코스.
출발지인 주차장은 중국의 전통 가옥들을 볼 수 있었다.
공원 옆을 따라 이어진 산책로
모유팡 마을로 진입
두이지우유 계곡으로 들어서며 본격적인 업힐이 시작된다.
계곡의 작은 마을을 지나는 도로이기 때문에 차량 통행은 거의 없다.
만리장성으로 오르는 길은 마지막 2~3km가 가파르게 이어진다.
만리장성의 일부 구간이지만, 그 사이를 자전거로 통과할 수 있는 곳이다.
만리장성을 넘어 북쪽으로 넘어가면 차량 통행이 거의 없는 곳이다.
만주 지역으로 이어지는데, 건물부터 다르다.
만주에서 만난 첫 마을의 동상
베이징 4박5일 로드 투어, 10월 22일 ~ 26일
바이크매거진은 오는 10월 22일부터 5일 동안 베이징 사이클링 로드 투어를 준비했다. 위에서 소개했던 대부분의 코스를 라이딩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베이징의 가장 좋은 날씨로 꼽히는 가을을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이번 투어는 중국의 전문 사이클링 클럽이자 여행사인 클럽100(CLUB100)에서 가이드를 담당하고, 바이크매거진 박창민 편집장이 함께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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