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세 & 군-리타, 멀티반-메리다 엘리트 라이더와의 만남
에디터 : 박창민 기자
지난 10월, 멀티반 메리다팀(Multivan Merida Biking Team)의 엘리트 라이더인 호세 안토니오 에르미다(Jose Antonio Hermida)와 군-리타 달레 프레샤(Gunn-Rita Dahle Flesjaa) 선수가 우리나라를 방문하여 동호인들과 함께 라이딩을 하며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바이크매거진의 월드컵 XC 기사에도 다수 등장하며, 세계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고 있는 두 선수와의 자전거 이야기를 들어보자.

우리나라를 방문한 멀티반 메리다 팀의 엘리트 라이더
군-리타 달레 프레샤(왼쪽)와 호세 안토니오 에르미다 선수를 만났다.


  비가 오는 날씨에도 열정적인 사람들에게 감명을 받다.

(군-리타) 첫 방문의 느낌은? 비가 와서 "WET(젖었다)"이지만, 이런 날씨에도 자전거를 즐기는 많은 사람들이 있어서 매우 흥미로운 하루였습니다.
남한강 자전거길을 함께 달렸는데, 매우 아름다운 곳이고, 특히나 폐철도를 활용해 이렇게 만들었다는 것이 새로웠습니다. 세계적으로도 한국 라이더들의 수준이 매우 높은 편이라고 생각이 드네요.

내년 40세가 되는 군-리타 선수는 28번의 월드컵 우승, 9번의 레인보우저지, 2004년 올림픽금메달 등 전설적인 기록을 세운 선수다.
올해도 2번의 월드컵 우승을 기록하며 여전히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고 있다.


  나이 40, 아직도 최고의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

(군-리타) 경기 후에 등이 아파서 '나이가 많이 들었나보다'라고 이야기했던 적도 있지만, 아직도 매년 기록이 향상될 만큼 기량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직업을 매우 좋아하고 사랑하다보니, 열정적으로 라이딩을 할 수 있게 되었고 그 이유로 지금까지 꾸준한 기록을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올해가 저에게는 라이더로써 18번째 시즌을 맞이한 것인데, 멀티반 메리다 팀과 4년 연장 계약을 할 예정입니다. 나의 직업으로 매우 좋아하기 때문에 아직도 큰 대회에서 더 이길 수 있고, 월드챔피언 레인보우저지를 하나 더 갖고 싶기도 합니다.


  아이와 함께 하기에는 오히려 더 좋은 직업

(군-리타) 한 아이의 엄마로, 프로페셔널 라이더로 생활하는 것이 어렵지 않냐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저의 경우는 훈련을 할 때 거의 모든 시간을 가족과 함께 하는 편이다 보니, 오히려 직업을 가진 다른 엄마들보다 아이와의 시간을 더 많이 가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저에게는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엄마로써 선수로써 매우 다른 두가지 일을 하지만 잘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아이의 엄마이자, 프로 선수인 그녀는 내년에 책을 출간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책을 출판할 계획

(군-리타) 오래 전부터 책을 쓰는 것에 관심을 가졌는데, 올해 출판사와 계약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겨울부터는 책을 써야만 하는 상황이 되었죠. 아마 내년에는 엄마이자 프로 선수인 저의 이야기를 주제로 책을 출판할 수 있을 것 같네요.


2010년 월드챔피언이자 2004년 올림픽 은메달을 차지했던 호세 안토니오 에르미다

  런던올림픽 4위, 하지만 아쉽지 않다.

(호세) 올해 런던 올림픽에 참가해서 3위 안에 드는 것이 목표였고, 금메달까지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4위로 결승선을 통과해 조금 아쉬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시겠지만, 올림픽에서는 탑3에 올라가는 것이 정말 중요하죠. 하지만 4위를 한 후에도 나의 경기를 체크하면서 다시 봤을 때, 그렇게 아쉽지만은 않은 대회였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싸웠기 때문이죠.


  월드컵 5차전, 결승선 바로 앞에서 우승을 놓쳤는데

(호세) 월드컵 5차전 경기에서 결승선 바로 앞까지 선두를 달리다가, 니노 슈르터 선수에게 추월당해 아쉽게 우승을 놓치게 되었죠. 하지만 세계 최고의 선수와 스프린팅을 했던 순간이기 때문에, 간혹 2위를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도 우승한 것과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습니다.

결승선 바로 앞에서 니노 슈르터에게 추월당하며 아쉬워했던 호세 선수


  사이클로크로스, XCE 등 다양한 경험

(호세) 지난 겨울에는 사이클로크로스 경기에 많이 참가했었는데, 동계 시즌에도 경쟁에 대한 트레이닝을 꾸준히 이어가기 위해서였습니다.
사이클로크로스의 경우는 주로 평지에서 많은 경기가 치루어지다보니 처음부터 끝까지 페달링을 멈추지 않아야 하고, 비시즌이지만 경쟁에 대한 마음가짐도 꾸준하게 이어지다보니 꽤나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번 겨울 시즌에는 사이클로크로스 경쟁보다는 몸을 만드는데 더 주력할 계획인데, 사이클로크로스를 통해 경쟁에 대한 스트레스가 큰 편이었기 때문이죠.
또한, XCE 경기도 출전하고 있는데, 4명이 참가하여 선두 2명이 다음 경쟁으로 올라가는 형식의 경기입니다. 약 1km 정도의 짧은 코스에서 한눈에 경기를 볼 수 있는 대회라서 재미있고, 몇가지 경쟁 방식을 더욱 다이나믹하게 만든다면 성장 가능성이 있는 경기라고 봅니다.


  650b(27.5인치) 자전거를 테스트 중이다.

(호세) 산악자전거는 26인치가 스탠다드고 최근에 29인치가 많이 사용되는 편입니다. 하지만 저와 같이 170~172cm 정도의 키를 가진 라이더는 피팅에 있어서 29인치가 쉬운 편은 아니죠.
그래서 현재 26과 29의 중간 사이즈인 650b를 테스트하고 있는데, 29인치처럼 편하면서도 26인치처럼 가속력도 나쁘지 않은 편입니다. 특히 라이더에게는 피팅이 중요하게 작용되는데 저에게는 650b가 훨씬 피팅이 수월해서 내년에는 새로운 자전거로 경기를 뛸 확률이 높습니다.

작년에 이어 두번째로 우리나라를 방문한 호세, 그는 발전하는 한국의 자전거 문화를 높게 평가하였다.


  한국 산악자전거의 발전이 놀랍다.

(호세)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한국에 방문하여 함께 라이딩을 했는데, 한국 산악자전거의 발전은 이미 충분한 수준에 올라온 것처럼 보입니다. 제가 후원받는 메리다의 본사 타이완에도 자주 가지만, 그곳은 같은 아시아임에도 불구하고 이제 산악자전거가 막 시작하는 단계입니다.
1년 사이에도 크게 발전된 모습을 보이는 한국의 산악자전거 문화가 매우 보기에 좋습니다.


  한국 라이더들에게 한마디

(군-리타) 창고에 있는 자전거를 꺼내서 사용하세요. 그리고 산악자전거를 타고 트레일에 가서 그 재미를 느껴 보시길 바랍니다. 또 이 기사를 읽는 사람들이 친구 1명을 산악자전거 동호인으로 만든다면 내년에는 2배로 산악자전거 인구가 늘게 될 것입니다.
(호세) 자전거를 가지고 어디든지 다녀 보세요. 산이든, 대중교통을 대신하든, 차를 마시러 가든, 그리고 자전거를 사려면 메리다를 사세요^^.


세계 최고의 라이더들과의 인터뷰 시간은 그렇게 길지 않았지만, 많은 일정을 소화한 그들 또한 피곤 속에서도 유쾌하게 자전거 이야기를 들려주어 뜻 깊은 시간이 되었다. 월드챔피언 레인보우저지를 차지했던 라이더들과 악수하고 웃으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시간에 감사하며, 개인적으로 군-리타 선수의 팬인 필자는 짧지만 행복한 시간을 즐길 수 있었다.
두 선수의 2013년 시즌, 좋은 성적과 안전한 라이딩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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