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토리투어] 벨로(VELO), 최고의 퍼포먼스 안장 제조사가 되다.
에디터 : 박창민 기자

자전거에 있어서 안장은 참 대수롭지 않은 부품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피팅이나 퍼포먼스로 갈 경우 안장은 가장 중심이 되는 부품이 되기도 한다. 누구에게는 아무거나이지만, 누구에게는 매우 중요한 옵션이 되는 '안장', 이 안장의 제조에 있어서 빼 놓을 수 없는 업체가 있으니, 그곳이 바로 '벨로(VELO)'다.
1년에 1,500만개의 안장을 생산하며 퍼포먼스 안장의 최대 생산 업체로 유명한 '벨로'의 타이완 본사를 방문하였다.

년간 1500만개 안장, 2000만개 그립, 4백만개 바테잎 생산

1979년 스텔라 유(Stella Yu)에 의해 창립된 VELO는 현재 연간 1500만개의 안장과 2000만개의 그립, 4백만개의 바테잎을 생산하는 업체로, 퍼포먼스 사이클링 시장을 봤을 때 세계 최대의 안장과 그립/바테잎 생산 업체가 되었다.
창립자인 스텔라 유는 어려서부터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책임을 지고 업계에 들어와 일을 시작했고, 남다른 실력으로 업계에 인정을 받으며 자신이 직접 운영하는 업체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그다지 부유하지 않았던 그녀는, 소자본으로 시작할 수 있고, 고급화 시장에 경쟁이 그렇게 심하지 않은 안장 제조를 선택했다.
스텔라 유 대표는 처음부터 현재까지 최고의 품질을 기반으로 안장 제조 산업에 뛰어들어, 30년이 지난 지금 업계 최대의 안장 및 그립, 바테잎 제조사가 될 수 있었다.
현재, 타이완, 중국 상하이(Shanghai)와 센젠(Shenzhen) 등에 생산 공장을 설립하여, 중국에서 연간 1200만개, 타이완에서 300만개의 안장이 생산되고 있다.
이 의미는 우리가 알고 있는 왠만한 브랜드의 안장은 대부분 VELO에서 생산되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성능, 품질, 스타일, 가치, 서비스의 원칙

VELO는 사실 현존하는 안장 제조사 중에 경쟁 상대가 없을 수준이다. 더 많은 안장을 제조하는 곳을 찾을 수 있다면, 아마도 저가 생활 자전거용 안장을 생산하는 곳이 될 것이다.
이와같이 퍼포먼스 수준의 안장 업계에서 최고가 될 수 있었던 데는, 처음부터 추구했던 품질과 남다른 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일 것이다.
30년 전, 다들 안장에 대해 그렇게 심오하게 생각하지 않을 때, 벨로는 새로운 스타일의 안장과 남다른 디자인 등을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섰고, 그 품질과 생산성을 인정받으며, 현재의 자리까지 오게 된 것이다.
특히, 자이언트처럼 부품 품질 검사에 까다로운 업체에서도, 벨로 안장의 경우는 품질 검사를 통과하지 않고 바로 생산 라인에 투입될 수 있을 만큼 돈독한 신뢰관계를 쌓은 것은, 좋은 예가 될 것이다.
기술 개발에 있어서도, 20명 이상의 직원이 투입되어 소재부터 개발 방법론까지 다양하게 연구를 행하고 있다. 그리고, 프로토타입 생산을 위한 생산라인이 따로 있을 만큼 그들에게 발빠른 기술 개발은 중요하게 여겨진다.



3000여개의 종류, 커스텀 안장까지

안장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각 안장에 맞는 베이스와 폼의 몰드가 필요하다. VELO는 3000여 종류의 안장 몰드를 가지고 있으면서, 각 업체들이 원하는 안장을 생산하는 데 적극적인 자세를 가지고 있다.
특히, 디자인에 있어서는 커스텀 주문까지 가능하다. 최초 작업에 필요한 부분을 지불하게 되면, 그 후로는 단 1개의 안장도 주문 생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안장에 사용되는 소재와 종류도 어마어마하다. 생산될 안장과 그립 등에 사용되는 소재가 종류별로 정리되어 있다.

안장은 베이스와 커버로 나누어지기에, 베이스를 위한 몰딩과 커버를 위한 재단 및 봉재 작업이 필요하게 된다.

각 안장에 따라 다른 종류의 커버의 봉재 작업이 이루어지는 곳

또 하나의 중요한 부품 '레일'.
레일은 소재에 따라 생산되는 방법이 다르다. 이곳은 스틸 소재의 레일이 생산되는 공정이다.

마치 철사처럼 감겨 있는 스틸 레일. 자동화 공정에 의해 레일이 끊임없이 만들어진다.

베이스 위에 올려지는 폼을 제작하는 곳이다.
폼은 베이스 및 안장 종류에 따라 다르게 생산되기 때문에, 약 3000종의 몰드가 있다고 한다.
한 라인에도 각기 다른 몰드가 들어 있고, 이 몰드도 시간에 따라 바뀌며 다양한 종류의 안장을 생산하고 있다.

몰드에서 만들어진 폼

커버를 씌우기 위한 작업


안장의 사용에 따른 내구성 테스트가 이루어지는 곳이다.

안장의 무게가 실리는 곳에 하중을 주어 위아래로 움직이며 레일과 베이스, 폼 등 다양한 내구성 테스트가 이루어진다.

염수 분사 테스트도 진행된다.
악천후 날씨 뿐 아니라 땀에 자주 노출되는 안장이 염수에 의해 손상되지 않는 지에 대한 테스트다.

이런 다양한 안장에 디자인 커스텀 주문까지 가능하기에 벨로의 생산 기술력이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디자인을 위한 기본 비용만 지불하면, 1개의 안장도 주문할 수 있게 된다.


더 깔끔한 디자인을 위한 아톰셰이핑(Atoms Shaping)

안장은 형태를 잡는 베이스와 폼, 그리고 그 위에 마이크로파이버와 같은 인조 가죽을 커버 소재로 덧대어 완성된다. 그리고, 대부분의 안장은 커버 소재를 감싼 후 베이스 하단에 스태플러를 이용해 마감하는 것이 보통이다.
벨로는 어떻게 하면 커버 소재를 깔끔하게 고정할 수 있을까 고민을 했고, 그렇게 개발된 것이 아톰셰이핑이다.
다소 복잡한 공정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아톰셰이핑을 이용하면 커버 소재와 베이스를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으며, 커버가 벗겨지는 사용상의 문제도 크게 줄일 수 있게 된다.

커버가 베이스 안쪽으로 마감되는 아톰셰이핑 공법


승차감을 높이는 아크테크(ArcTech)

안장의 중요한 목적 중에 하나는 라이더의 체중을 버티며 라이딩에 집중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많은 체중이 안장에 실리게 되기 때문에, 그로 인한 라이딩 충격이 라이더에게 고스란히 갈 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안장과 충격흡수에 대한 연구는 많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대부분은 레일의 탄성을 이용하거나 안장 베이스의 탄성을 활용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벨로는 레일이 연결되는 안장 베이스 부분을 서스펜션 역할로 만들었고, 그것이 바로 아크테크 시스템이다.
일반적으로 안장 레일이 베이스에 바로 연결되는 것과 달리, 베이스 부분에 돌출된 레일 연결부를 설계하여 강성 높은 레일이라도 좌우 밸런스에 맞게 충격을 흡수하도록 만든 것이다.

안장 레일의 연결부가 베이스와 공간을 가지고 있어서,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이것이 VELO의 아크테크 시스템이다.


와이셰입 컷아웃(Y-Shaped Cutout)

안장의 가운데 구멍을 낸 컷아웃 설계는 처음 시도되었을 때 매우 논란의 여지가 되었었지만, 현재는 마치 안장 설계의 기본이 된 것처럼 흔한 기술이 되었다.
컷아웃 설계는 회음부로 연결되는 혈관의 압박을 줄이고자 처음 설계되었지만, 벨로는 이 개념에 진동 및 충격 흡수를 위한 한단계 진화된 설계를 내 놓았다. 그것이 바로 '와이셰입 컷아웃'인 것이다.
일자형으로 컷아웃된 일반적인 모양 끝에 좌우로 갈라진 컷아웃을 추가하여 전체적으로 Y 형태를 만들었기에 만들어진 이름인데, 이 설계를 통해 벨로 안장은 라이더의 치골에 전달되는 진동과 충격이 한번 더 흡수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외에도 베이스의 치골이 닿는 부분과 다른 부분을 다르게 설계한 더블덴서티 베이스(Double Density Base) 등을 통한 승차감 설계도 사용되고 있다.

컷아웃을 안장의 뒷부분까지 연결한 후 좌우로 갈라진 'Y' 형태로 설계한 것이 '와이셰입 컷아웃'이다.
회음부로 전달되는 혈관의 압박을 주지 않을 뿐 아니라, 치골에 전달되는 진동과 충격까지 흡수하도록 설계한 기술이다.


새롭게 발표하는 전기자전거 안장과 트라이애슬론 안장

이번 시즌 벨로는 전기자전거를 위한 새로운 안장 및 그립, 그리고 트라이애슬론 선수들을 위한 새로운 개념의 안장을 선보였다.
최근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전기자전거의 경우는, 대부분 기존의 안장이 적용되고 있지만, 벨로는 라이딩 스타일이 변하게 되는 전기자전거의 라이딩 포지션에 더 집중했다.
전동의 힘을 빌리게 되는 전기자전거는 라이더가 안장에서 일어나서 체중을 이용한 페달링을 할 필요가 거의 없어지고, 안장에 앉아서 페달링을 이어가는 경우가 많다는 것에 착안한 것이다. 그래서, 언덕을 오를 때도 안장에서 엉덩이가 뒤로 밀리지 않도록 형태와 소재를 변경하였고, 무거운 전기자전거를 들 때 안장의 뒷부분이 손잡이가 될 수 있도록 핸들 모양을 설계(I-Carry)에 넣은 것이다.

전기자전거를 타는 라이더는 안장에서 일어나는 경우가 줄어들게 된다. 그래서 언덕을 오를 때도 엉덩이가 뒤로 밀려나지 않게 설계한 안장을 선보였다.
또한, 안장에 앉아서 페달링을 할 때 허벅지 뒤 부분을 서포트하는 디자인으로 전기자전거 라이더에게 특화된 설계가 특징이다.

안장에 앉아서 페달링을 하면, 언덕을 오를 때도 그립을 당기는 경우가 많게 된다.
전기자전거를 위한 그립은 손가락 끝 부분에 미끌림 방지 기술을 적용해 힘을 주기 편하게 설계되었다.

트라이에슬론 안장의 경우는, 선수들이 수영과 자전거, 러닝을 하나의 옷을 입고 한다는 것에 영감을 받았다. 셰미가 설계된 자전거 옷의 경우 라이딩할 때는 편하지만, 수영과 러닝을 할 때는 오히려 불편하기에, 선수들이 셰미가 없는 옷을 입고 라이딩을 할 수 있도록 안장 쿠션을 새롭게 설계한 것이다.
새롭게 설계된 폼은 기존 폼에 비해 회복 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라이딩을 이어갈 때도 체중에 의해 폼이 내려앉아 불편하게 되는 것을 줄인 것이다. 또한, 폼의 깊이도 달라서 안장코에 무게를 많이 싣고 달리는 트라이애슬론 라이더들에게 더욱 편한 형태가 되었다.

셰미가 없는 옷을 입고도 라이딩을 할 수 있도록 설계한 트라이애슬론 안장.
뛰어난 쿠션 복원력으로 장시간 안장에서 페달링을 이어가도 쿠션이 유지되는 점이 특징이다.


벨로 엔젤 안장 라인업

주로 OEM 생산에 주력해 왔던 VELO는 최근에 퍼포먼스 안장 라인업으로 자체 브랜드인 엔젤(ANGEL)을 선보였다.
VELO 안장의 주요 기술들을 하나로 모은 엔젤 라인업은 5단계로 적용되는 새로운 개념의 안장 선택 방법과 함께 5단계 시리즈의 안장을 출시한 것이다.
이 선택 방법은 5단계의 선택에 각 점수를 매긴 후 그 점수에 따라 5단계 레벨의 안장을 선택하고, 그 안에서 치골 넓이에 따른 안장을 고르는 방식이다.
이 선택 방법은, 신체 치수를 기반으로 하는 기존 안장 선택법과 달리, '라이딩 스타일'에 더 집중하여 라이더의 경험과 라이딩 회수가 미치는 안장 선택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는 점이 새롭다. 이것은 아무리 신체적인 사이즈가 맞더라도 자전거 라이딩 경험이 적은 라이더는 편안함에 더 집중된 안장을 선택해야 한다는 경험적 수치를 일반화한 것이다.

VELO의 기술력을 모아서 새롭게 발표한 퍼포먼스 안장 '엔젤'

자신의 라이딩 스타일과 경험에 따라 안장의 종류를 선택하는 것이 VELO 안장 피팅의 특징이다.


자전거를 3대 이상 바꿔어 타 봤다면, 아마도 VELO에서 제조한 안장을 타 봤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자신은 그 안장이 VELO에서 생산된 것인지 몰랐어도 말이다.
자전거를 구매할 때 안장을 선택의 기준으로 삼는 경우는 없다. 하지만, 라이딩을 할 때 안장의 중요성은 매우 높다. 필자 또한 자전거 구매 후 첫 기변 품목이 안장일 만큼 중요하게 생각한다. VELO는 이런 안장 업계에서 선두를 지키며, 우리에게 더 품질 좋은 안장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게 해주고 있다. 이런 것이 이번 팩토리투어의 이유이기도 했으며, 품질과 기술력을 고집하는 벨로의 안장은 다양한 브랜드로 우리에게 인정을 받고 있다. 새롭게 접근하는 자체 브랜드 제품도 좋은 결과를 만들어 더욱 발전하는 업체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관련 웹사이트
벨로 : http://www.velosaddl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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