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이얼에 빠진 두 남자, 남상헌씨와 김민관씨
에디터 : 박창민 기자
트라이얼 바이크에 빠진 남상헌(왼쪽)씨와 김민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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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자전거의 종류는 가장 보편적인 크로스컨트리(XC), 언덕을 빠르게 내려오는 다운힐(DH), 4명이 함께 고난이도의 다운힐 코스를 내려오는 4크로스, 그리고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트라이얼이 있다.
트라이얼은 자전거로 도저히 갈 수 없을 것 같은 장애물과 코스를 통과하기 위한 기술로 발전되어 세계 자전거 연합(UCI)의 공식 대회로 인정받고 있는데, 트라이얼 바이크에 빠져 오늘도 열심히 자전거를 타는 두 남자 남상헌(36)씨와 김민관(29)씨를 만났다.

트라이얼 바이크를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죠?
(김민관) 처음에 산악자전거로 시작해서 어떻게 보면 참 방황을 많이 했죠. 앞바퀴 들고 뒤바퀴 들고 그런 기술들이 재밌기도 하고 그냥 산에서 타는 것이 재밌기도 했는데, 고등학교 3학년때 누가 트라이얼이란 것을 알려줘서 얼떨결에 시작했다고 할까요?^^
(남상헌)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려고 인터넷에서 자전거에 대한 내용을 검색하다가 트라이얼 동영상을 보게 되었죠. 그 동영상에 꽂혀서 어렵게 트라이얼 자전거를 구하고, 그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도 하곤 했습니다.

안장도 없고 휠베이스가 긴 트라이얼 바이크는 종종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앞뒤 기어이빨수가 거의 같은 구동부. 독특하게 프리휠이 BB에 달려있다.

넓고 단단한 핸들바와 긴 스템

오랜만에 유압 림브레이크도 볼 수 있었다.

자전거가 좀 이상하게 생겼잖아요?
트라이얼 바이크라는 것이 처음 UCI 규정에는 기어변속도 3단 이상되어야 하는 등 타고 다닐 수 있는 것이었는데, 점점 기술이 발전하게 되다 보니 지금은 안장도 없고 기어 변속도 할 수 없는 자전거가 되었습니다.
특징을 본다면 긴 휠베이스를 들 수 있는데, 일반 산악자전거 19~20인치 사이즈와 비슷한 길이입니다.
프리휠도 뒤 허브에 있지 않고, 크랭크가 연결되는 BB에 있는데 뒤 바퀴의 내구성을 높이고 조금 더 예민한 균형 컨트롤을 위해 이렇게 된 것 같네요.
또 제일 먼저 이상하게 생각되는 것은 안장이 없다는 것인데요, 입문용에는 안장이 있는 것도 있지만 고급용은 거의 안장이 없습니다. 안장에 앉을 이유도 없을 뿐더러 자유롭게 자전거 위에서 움직이기 위해 안장이 방해만 되기 때문이죠.
이렇게 이상하게 생기다보니 사람들이 희안하게 쳐다볼 때도 있고, 때로는 자기도 저 자전거를 사면 자동으로 앞 바퀴가 들리나 보다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죠.

휠베이스가 그렇게 긴 이유는 뭐죠?
주로 앞 바퀴를 들고 뛰어 다니는 경우가 많은데, 자전거가 짧으면 몸을 많이 숙여야 하니까 불편하죠. 긴 휠베이스뿐만 아니라 140mm~180mm정도 되는 긴 스템을 사용해서 앞바퀴를 들었을 때 핸들의 높이를 어느정도 높여주고 있습니다.


트라이얼 바이크의 시작과 대회에 대해서 설명 좀 해주세요.
처음 시작은 스페인의 모터 트라이얼 챔피언이 자신의 아들에게 자전거로 트라이얼을 연습하도록 BMX 자전거를 개조한 것으로 시작했다고 하네요.
세계 대회는 UCI에서 개최하는 월드컵대회와 각 나라별 대회들이 많이 있는데, 아직 우리나라에는 이렇다할 대회는 없습니다. 대회 규정은 보통 하나의 섹션에 5점의 점수를 주고 발을 내리거나 손을 집는 상황에 따라 점수를 깎아내게 됩니다. 0점이 되면 탈락이고, 물론 코스를 시간 내에 통과해야 하는 규정도 있죠.

자전거 구매가 쉽지 않을텐데 어디서 구매할 수 있을까요?
현재 두군데 있는 것으로 아는데요. 홍대 앞에 있는 혼(www.horn.kr)과 동두천의 본바이크(www.bornbike.co.kr)가 있습니다.
가격은 입문용으로 100만원이 조금 넘어야 기술 구사에 문제가 좀 적을 것 같고, 고급은 200~250만원 정도 됩니다.

트라이얼 바이크를 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한가지 잘 안되는 기술을 가지고 계속 반복 연습을 할 때가 어렵죠. 사실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니고 잘 한다고 대회를 나가서 상을 받는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어떻게든 1cm를 더 높이 뛰고 더 멀리 뛰어 보겠다고 안간힘을 쓰는데, 간혹은 이것만 하고 그만 둬야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죠.
또 외국 선수들은 키도 크고 체격 조건이 좋지만, 저희는 체형에 한계때문에 할 수 없는 것들도 많거든요. 외국 선수들이 140cm의 높이를 뛰어 오르기도 하지만 저희는 100cm 정도가 한계입니다.


처음 트라이얼을 시작하시는 분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저도 처음에는 산악자전거를 가지고 트라이얼을 시작했습니다. 산악자전거로도 거의 모든 기술을 구사할 수 있거든요.
그렇게 시작을 해서 정말 트라이얼이 자신의 적성에 맞는지 먼저 테스트를 해 보시고, 그 다음에 더욱 완성도 높은 기술을 구사하기 위해 트라이얼 전문 자전거를 구매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워낙 독특한 자전거라서 처음 구매해서 1달 안에 그만 두는 경우도 많거든요.
그리고 동호회나 커뮤니티 등을 이용하여 같이 활동하면 조금 더 쉽게 배울 수 있고, 쉽게 포기하지 않게 됩니다.

목표가 있다면요?
(김민관) 저도 혼자서 연습을 많이 하고 우리나라에 그렇게 잘 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보니 기술의 완성도가 높은 편은 아닙니다. 하지만 처음 시작하시는 분들에게 조금 쉽게 어느정도의 기술을 구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고, 트라이얼 바이크를 더 많은 분들이 접해 보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남상헌) 개인적인 취미 생활로 트라이얼을 하고 있다보니 거창한 목표가 있는 것은 아닌데요, BMX 파크가 많이 있는 것처럼 트라이얼 파크도 만들어지면 좋게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냥 지자체에서 공간만 주셔도 우리가 시설물들을 만들어서 꾸밀 수도 있는데 말이죠.^^


다양한 자전거의 종류 중에 유독 어려운 트라이얼 바이크를 선택한 두 남자를 만나서 다양한 자전거 문화 이야기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그리고 '나도 한번 해봐?'라는 작은 욕심도 생겼다.
이런 욕심이 생기는 분들이라면 지금 가지고 있는 자전거로 스탠스틸(제자리 서있기) 연습과 앞바퀴 들기 등의 연습을 통해 자신의 몸에 숨어있는 트라이얼 끼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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