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70, 소름끼치는 포썸의 울음 소리
에디터 : 강수정


2004년 9월 1일(수)

현재위치 : 나란드라(Narrandera)
이동거리 : 116.10km
누적거리 : 4,989km
평균속도 : 17.8km/h
최고속도 : 35km/h
숙박장소 : 레이크 탈봇 캐러밴파크(Lake Talbot caravan park) 캠핑

뉴사우스웨일즈 휴게소 화장실은 장애인 사용에도 문제가 없도록 잘 되어 있었다.

여행 준비를 할 때 둘다 악기를 하나씩 배우자고 생각했었다. 넓은 평원, 주위에는 아무도 없고 하늘 가득 은하수가 있는 밤을 상상하며 음악을 듣고 싶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난 영화 미션의 '가브리엘의 오보에'를 들은 후부터 오보에가 배우고 싶었고 창민은 트럼펫이 배우고 싶다고 했다. 그런데 결국에 호주 올 때 가져온 건 오카리나였다. 하지만, 이곳에 와서 오카리나의 소리가 호주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다.
가끔씩 지나가는 차가 들을 지 어떨지 모르지만 난 갓길에 앉아서 열심히 오카리나를 불기 시작했고 창민은 이렇게 얘기했다. "시끄럽다. 그만해.."

세계에서 가장 큰 기타란다.

나란드라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기타가 있다.
큰 기타는 별로 매력이 없는데...
올라 타서 연주할 건가?

새끼를 등에 업어 키우는 포썸. 우는 소리는 아주 소름 끼친다.

캐러밴파크에서 텐트를 치는데 포썸이 나타났다. 새끼를 등에 업어서 키우는 동물로 과일과 야채를 좋아하고 사람과 친하다지만 난 포썸의 우는 소리가 소름끼치게 싫었다. 무서운 영화에서 보면, 어두운 밤에 누군가 등 뒤에서 "캬아~~"하고 숨 쉬는 소리처럼 포썸의 우는 소리는 들린다. 처음에는 무슨 소리인지 몰라 진짜 무섭기도 했는데 알고 나니 살짝 짜증이 난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카메라의 플래시를 계속 터뜨려서 포썸을 쫓아냈다. 다른 나무로 도망간 포썸은 밤새 울어댔고 그 나무 아래에서 캠핑하던 사람은 간간히 소리를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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