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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라이즈드, 유일한 자전거 전용 윈드터널
2015-05-20   박창민 기자

스페셜라이즈드(Specialized)는 자전거 개발에 아낌없는 투자를 하는 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항상 조금 더 빠르게 달리기 위한 새로운 것을 찾고 그것을 적극적으로 자전거에 적용하는 이와같은 기업 덕분에 자전거 산업은 빠르게 발전하였고, 10여년 전만해도 상상하지 못했던 자전거들이 바로 우리 눈 앞에 있게 된 것이다.
이번에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낯설지 않지만 익숙하지도 않은, 공기저항을 테스트할 수 있도록 만든 '윈드터널(wind tunnel)'에 대한 것으로, 유일하게 자전거 전용 윈드터널을 가진 스페셜라이즈드를 살펴보았다.

자전거 전용 윈드터널의 개발

자전거 업계에서 윈드터널을 개발한 것이 스페셜라이즈드가 최초는 아니다. 과거 시마노에서 공기역학적인 부품을 설계하기 위해 윈드터널을 시도했었지만 부품에서 얻을 수 있는 에어로 효과가 전체적으로는 큰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윈드터널을 없앴던 역사가 있다.
그 후로 자전거 업계에서 윈드터널은 자동차나 항공기를 위해 개발된 것을 빌려서 사용하는 정도였고, 자체적으로 개발할 여지를 두지는 않았다.
하지만, 스페셜라이즈드는 자전거 개발에 있어서 앞으로 나아갈 방향은 '공기역학(에어로다이나믹)디자인'이라고 생각했고, 과감한 투자를 통해 '자전거 전용 윈드터널' 설계에 나선 것이다.

스페셜라이즈드는 자전거를 위한 전용 윈드터널을 설계하여 만들기로 결정하고, 개발을 시작하였다.

세계 유일의 자전거 전용 윈드터널이 2013년 5월, 그 모습을 드러냈다.

스페셜라이즈드 윈드터널은 오로지 자전거를 위해 개발하여, 독자적이며 창의적인 환경을 만드는데 성공한 것이다.
하지만, 첫 자전거 전용 윈드터널이다보니 그 후로 시행착오를 겪었는데, 자체 개발로 진행되다 보니 직접 수정하며 그 값을 자전거에 맞도록 맞추는데 성공했다.

빠르지 않지만 더 섬세하고 정확한 공기 흐름을 만들기 위한 설계는 곳곳에 적용되었다.


경량+강성 그 다음은 '에어로'

자전거, 특히 성능을 중시하는 퍼포먼스 바이크에 있어서 기존까지는 가벼운 무게와 단단한 강성이 매우 중요한 요소로 여겨졌고, 현재까지 이런 목표를 위해 꾸준하게 자전거는 개발되어 왔다.
하지만, 카본이라는 소재의 가공법이 일반화되며 가볍고 강성이 좋은 자전거의 개발은 사실상 거의 한계에 왔고, 이미 UCI에서 규정하는 자전거 최저 무게보다 훨씬 가벼운 자전거를 만드는 것이 어려운 일이 아니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더 빠른 자전거를 개발하기 위한 다음 과제는 공기저항을 줄이도록 설계하는 '에어로(AERO) 디자인'에 있다고 본다. 자전거가 속도를 높이는데 가장 크게 저항을 받는 것이 바로 '공기'이기 때문에, 공기저항을 줄인다면 더 빠르게 달릴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라이딩 퍼포먼스를 위해 경량과 강성에 치중했던 시대를 지나, 이제는 공기저항을 개선하여 경쟁하는 시대가 되었다.

이제 라이더의 경쟁과 강성 및 경량화 경쟁은 어느정도 한계에 다다랐다.
동일한 조건이라면, 공기저항에서 유리한 라이더가 우승하는 것이 레이스에 세계가 된 것이다.

시속 50km의 속도만 넘어도 제대로 서 있는 것이 어려울 수준이다.
공기저항을 이기고 더 빠르게 달리는 방법이 필요한 것이다.


자전거 전용 윈드터널의 특징?

스페셜라이즈드는 초기 본사 건물을 활용해 윈드터널을 개발했다. 그러면서 윈드터널의 특징을 자전거 전용으로 맞추어 개발을 진행하였는데, 이것은 기존 윈드터널이 자전거를 테스트하기에는 다소 부족한 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 시속 100km 이하의 속도
자동차나 항공기와 달리 자전거는 시속 100km를 넘는 속도에서의 공기저항 테스트가 큰 의미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윈드터널의 내구성은 100km/h를 견디는 정도면 되고, 그래서 넓은 통창을 설계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일반적인 윈드터널과 달리 넓은 통창을 이용해 실험 중인 대상을 외부에서도 편하게 살펴볼 수 있고, 전체적인 실험 상황을 파악하는데 큰 도움을 받게 되었다.

100km/h 이하의 속도면 자전거 테스트에 문제가 없기 때문에 통창으로 내부가 훤하게 보이는 윈드터널 설계가 가능해졌다.

- 바닥면까지 깔끔한 공기 흐름 유지
자전거는 바퀴가 지면에 닿는 바닥까지 공기저항이 크게 영향을 주게 된다. 하지만 일반적인 윈드터널의 경우는 바닥면까지 깔끔한 공기 흐름을 유지하도록 설계하는 경우가 많지 않아서, 자전거 휠의 공기저항을 계산하는데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
스페셜라이즈드는 윈드터널을 설계하면서 바닥에 발생할 수 있는 드래그를 상쇄하도록 디자인하여 이런 부분을 해소했고, 바닥부터 일정한 공기 흐름을 만들어냈다.

자전거 전용 윈드터널은 바퀴가 닿는 바닥부터 깔끔한 공기 흐름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바닥에 공기가 흐를 수 있는 통풍구를 만들어 와류가 발생되는 것을 예방했다.

- 자전거 전용 설계
윈드터널 중심에는 자전거를 올려 놓을 수 있는 사이즈의 회전 가능한 플랫폼을 설계하였는데, 이곳에 자전거를 올려 놓으면 공기 흐름에 따라 자전거의 전체적인 저항값을 다양한 각도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그리고, 라이더가 직접 올라타서 테스트를 할 경우를 고려할 때, 제자리에서 올라타는 경우와 자전거를 타고 와서 그 자리에 서는 경우의 자세가 다르다는 것을 알아냈다. 그래서 스페셜라이즈드 설계팀은 외부에서 윈드터널 내부까지 자전거를 타고 이동할 수 있도록 경사로를 설계하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자전거를 고정할 수 있으며, 회전이 가능한 플랫폼은 라이딩 시 발생하는 공기저항을 측정하기에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준다.

이 외에도 모든 측정장비들이 자전거에 맞추어 설계되었고, 그래서 그 어디보다 빠르고 정확한 테스트 결과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 스페셜라이즈드 윈드터널의 특징인 것이다.


스페셜라이즈드 윈드터널, 더 빠른 자전거를 만들 수 있을까?

스페셜라이즈드가 윈드터널을 발표한 것은 지난 2013년 5월이었다. 약 2년이 지난 현재까지 이 윈드터널을 통해 개발된 제품이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사람들이 궁금해왔던 재미있는 질문들을 테스트로 보여주며 관심을 끌기도 했다.
다리털을 면도하는 것이 라이딩 스피드에 영향을 줄 것인지, 여성의 헤어스타일이 공기저항을 더 만들어내는지 등이 그런 예이기도 하다.
이렇듯 사소하지만 예상 외로 큰 영향력을 미치는 공기저항의 결과를 기존까지는 값비싼 윈드터널 테스트 비용 탓에 미루고 있었다. 하지만, 스페셜라이즈드는 '아침에 출근하며 생각난 아이디어를 바로 테스트해서 오후에는 그 결과를 알 수 있다는 놀라움'을 만들어낸 윈드터널로 각종 테스트를 진행하였고, 그 결과 완전히 새로워진 제품이 곧 출시될 예정이다.

윈드터널을 통해 선수들은 실제와 비슷한 상황에서 더 효율적으로 달릴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낼 수 있다.


사소한 테스트들이 만들어 가는 성능 향상

다리털을 면도하는 것이 공기저항에 영향을 줄까?
동영상 원본 : https://youtu.be/DZnrE17Jg3I

여성의 헤어스타일이 공기저항에 어떻게 작용할까?
동영상 원본 : https://youtu.be/Lf5jL__kws0

스페셜라이즈드 윈드터널에 직접 방문하여 시속 75km의 공기흐름을 체험했다.
동영상 원본 : https://vimeo.com/75832807

필자는 2013년 스페셜라이즈드 윈드터널을 방문하여 터널 내부에서 공기흐름을 직접 경험하는 행운을 얻었었다. 그리고, 그 시설을 개발한 스페셜라이즈드 직원들과 직접 이야기를 나누며, 윈드터널의 가능성이 얼마나 무궁무진한지 실감할 수 있는 계기이기도 했다.
자전거를 위한 윈드터널을 가진 스페셜라이즈드, 그들이 앞으로 내놓을 제품들에 이렇게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것이 바로 이런 이유가 아닐까 싶다.


관련 웹사이트
스페셜라이즈드 코리아 : http://www.specialized.com/kr/ko/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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