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E 리서치 피에트 대표, 프로에게 인정받는 최고의 제품
에디터 : 바이크매거진


우리가 흔히 들어왔던 유명한 자전거 브랜드에서 제품의 변화와 함께 인기 모델을 개발해 온 피에트 반 데 벨데(Piet van der Velde)는 자신이 가진 노하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자신의 브랜드를 출시했다. 스위스에 기반을 둔 ERE 리서치(ERE Reserch)는 지난 30년 동안 혁신적인 제품을 통해 자전거 산업을 변화시킨 피에트 대표가 그의 이름을 건 신규 브랜드의 명칭이다.


전기 엔지니어가 될 뻔 했지만...

1990년대 초, 피에트 대표는 뛰어난 기량을 가진 자전거 라이더였지만 심장질환 문제로 일찍이 그 꿈을 접어야 했다. 그리고, 자전거 부품 개발자로 성장하여 세계 유수의 회사들과 작업을 통해 라이더들에게 사랑을 받은 제품들을 선보였다.

지금까지 피에트 대표와 함께 한 브랜드들은 캐논데일, 오발, WTB, 스페셜라이즈드, 프롤로고, 콜나고, 코가, 라파, 슈파카즈, 셀레 이탈리아, 셀레 산마르코 등,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 브랜드들이다.

"엔지니어로 일하셨던 아버지에게서 전기기술을 전수 받았습니다. 아버지는 가업을 이어받길 원하셨지만 제 마음은 여전히 자전거를 향해 있었고, 결국 아버지는 운영하던 사업체를 매각하고 제가 원하는 일을 시작할 수 있게 해주셨습니다. 캐논데일에서 제품 개발 매니저로 커리어를 시작했고, 이제 제 이름을 내건 브랜드를 런칭한 오늘날까지 저는 정말 행복한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라며 피에트 대표는 말했다.

사이클링에 대한 열정을 제품 개발로 표현한 피에트 대표.
"저는 정말 행복한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F1 레이스의 전설, 에디 조던과의 협업

"1990년대 오발 컨셉(Oval Concepts)과 함께 공기역학 기술을 적용한 자전거 부품 개발을 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F1 레이스의 팬이기도 한 저는 조던 그랑프리 팀이 에어로 바이크를 연구 중인 것을 알게 되었고, 호기심이 들어 마케팅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다음 날 담당자를 만나 이야기를 하던 도중, 놀랍게도 F1의 전설이자 팀 오너인 에디 조던이 갑자기 회의실로 들어오더군요"라며 피에트 대표는 에디 조던과의 만남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에디 조던은 '자전거 관련된 일을 하십니까?'라며 질문을 던졌고, 그렇게 우리는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그는 이미 자전거에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심지어 회사에는 자전거 엔지니어들까지 고용되어 있었습니다.
때로는 다른 분야의 기술을 연구하는 것이 엔지니어들에게는 영감을 준다는 게 그의 생각인 것 같았습니다. 조던은 에어로 부품을 생산할 기술 파트너를 찾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자전거처럼 저속에 적용되는 공기역학 기술은 자동차와 같이 고속의 기술보다 훨씬 어렵습니다. 덕분에 자전거를 연구하면서 엔지니어들은 더욱 많은 지식과 결과를 얻어 낼 수 있습니다"

2년 반 동안 조던의 팀과 피에트는 에어로  핸들바, 에어로 포크를 개발했고, 이 부품들은 Once and Liberty Seguros(현재 아스타나 프로팀의 전신) 팀과 네덜란드 국가대표 Leotien van Moorsel 선수에게 전달되었다.
그리고, 그 해 레오틴 선수는 시드니 올림픽에서 자전거 종목 3관왕이라는 대 기록을 달성하였다.

F1 레이스의 전설같은 조던 그랑프리 팀과의 협업으로, 역사적인 에어로 부품을 탄생시켰다.


프롤로고와 그랜드투어의 정복

세계 최대의 퍼포먼스 자전거 안장 제조사인 벨로(Velo)에서 피에트는 안장 개발에 몰입하였다. 그는 최대의 생산업체에서 새롭고 혁신적인 브랜드의 탄생을 원했던 것이다.

"그들은 프롤로고(Prologo)라는 이름은 정해 놓았지만, 어떤 안장을 만들지 여전히 고심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상단 데크가 교체 가능한 안장을 제안했습니다. 버튼을 통해 상단 데크를 교체하는 방식으로, 단단하거나 부드러운 데크로 바꿀 수 있는 안장이었습니다.
런칭 첫 해인 2008년 카를로스 사스트레(Carlos Sastre) 선수가 이 안장과 함께 투르 드 프랑스(Tour de France)를 우승하였고, 그 다음 해에는 오늘날의 프롤로고를 있게 한 제품인 '스크래치(Scratch)'를 발표하였습니다.
칸첼라라, 슐렉 형제, 야콥 풀상, 알렉산드로 비노크로프, 그리고 알베르토 콘타도르 선수까지 세계 최고의 라이더들이 프롤로고 안장을 선택하며, 그랜드투어를 정복한 것입니다."


스페셜라이즈드의 베스트셀러 안장을 만들다.

그 당시에는 스페셜라이즈드(Specialized)의 후원을 받던 라이더들이 다른 브랜드의 안장에 로고를 지운 채 사용하곤 했다. 이것은 불편한 진실이었고, 프롤로고를 급성장 시킨 피에트 대표가 스페셜라이즈드에 스카우트 되는 계기가 되었다.

"삭소뱅크, 아스타나, 그리고 퀵스텝 라이더들이 사용할 세계 최고의 안장을 만들 수 있습니까?"라는 스페셜라이즈드의 질문으로 프로젝트는 시작되었고, 피에트는 이미 경험을 통해 답을 알고 있는 상황이었다.

"프로 라이더들은 힘을 잘 받쳐주는 단단한 안장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때까지 스페셜라이즈드 안장들은 너무 부드러운 편이었습니다. 그래서 로민(Romin)과 시케인(Chicane)을 개발했고, 로민은 지금까지도 스페셜라이즈드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안장이 되었습니다.
현재 인기를 끌고 있는 파워(Power) 안장 역시 로민에서 파생되어 나왔습니다"

"프로들은 누구나 자기 취향의 안장이 있습니다. 이 안장이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죠. '써보고 정말 지금보다 좋다면 사용하겠습니다'라며 반신반의 하지만, 테스트 이후엔 생각을 바꿉니다.
실바인 샤바넬, 니키 텝스트라, 톰 부넨, 필립 질베르 등 세계 정상급 프로들이 제가 만든 안장을 선택했고, 현재까지도 스페셜라이즈드 안장은 프로 라이더 뿐 아니라 일반 라이더들에게도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피에트 대표는 스페셜라이즈드 안장이 프로 라이더 뿐 아니라 일반 라이더들에게도 인기를 얻게 된 계기를 만들었다.


자신의 브랜드 첫 제품은 '타이어'

이후 피에트 대표는 안장에서 디지털 제품까지 다양한 브랜드와 함께 자전거 관련 제품을 개발했다. 그리고, 셀레 이탈리아에서의 근무를 마지막으로 자신의 회사인 'ERE 리서치'를 설립했고, 의외로 ERE 리서치의 첫 제품은 '자전거 타이어'였다.

"자동차 타이어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되어 있는 반면 자전거 타이어에는 그 기술이 대부분 적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자전거 타이어를 발전시키려고 합니다. 지난 10년 간 자전거 타이어는 그 자리에 머물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타이어 성능을 결정하는 요소는 다양합니다. 구름저항은 물론 그립 성능도 고려해야 합니다. 이 두가지 요소는 서로 반비례 관계를 갖기 때문에 적절한 조합이 필수적입니다. 그리고, 파손을 방지하는 내구성도 좋아야 하며 타이어 성능을 오래 유지하기 위한 제품 포장 개선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RE 리서치 타이어는 이와같은 점들을 고려해 개발되었습니다.
다른 타이어에 비해 ERE 리서치 타이어의 구름저항은 15위에 그칩니다. 하지만, 내구성은 상위권 타이어들보다 2배 뛰어나고, 그립은 4배에 이릅니다. 종합적으로 순위를 매겨 보자면 ERE 타이어가 최고라고 자부합니다."

"자동차 타이어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되어 있는 반면, 자전거 타이어에는 그 기술이 대부분 적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구름저항, 그립, 내구성의 뛰어난 조합으로 새로운 타이어를 출시한 ERE 리서치.


스위치가 달린 안장의 개발

피에트 대표는 ERE 리서치 브랜드로 타이어, 휠, 안장, 바테잎 등을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그 중에서도 안장은 그가 이룬 업적 중에서도 돋보이는 분야이며, ERE 리서치 브랜드에서도 특별한 제품을 선보였다.

"저는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제품을 모방하지 않습니다. 기술과 디자인 측면에서 가치가 있는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 영광스러운 일입니다"

ERE 리서치의 지너스(Genus) 안장은 앞 부분에 스위치가 있어서, 라이딩 도중 안장의 강성을 조절할 수 있도록 한 점이 특징이다.
"이 스위치로 라이더는 자전거에서 내리지 않고도 안장의 강성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매끄러운 아스팔트를 달리다가 울퉁불퉁한 코블스톤 길에 들어섰다고 상상해 보세요. 스위치를 조절해 안장을 부드럽게 만들고 노면의 충격을 줄일 수 있습니다.
힐클라임 구간에서도 안장의 스위치를 풀어 높이를 3mm 정도 낮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것은 오르막 구간에서 더욱 강한 파워를 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지너스 안장의 기능은 라이더가 바로 알게 됩니다. 심지어 얼마 전 크리스 프룸 선수의 매니저로부터 '안장을 언제 받아볼 수 있을까요?'라며 전화를 받았습니다. '빠를 수록 좋습니다. 프룸이 정말 원했던 안장입니다'라고 하더군요."

그의 화려한 경력을 바탕으로 새롭게 탄생한 ERE 리서치의 지너스 안장

스위치로 안장 강성을 조절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크리스 프룸 선수의 매니저는 "안장을 언제 받아볼 수 있을까요? 프룸이 정말 원했던 안장입니다"라며 전화를 하기로 했다.


피에트, 내 안장부터 바꿔줘!

"저는 네덜란드 오멘(Ommen)에 사는 자전거에 빠져있는 소년이었습니다. 사이클리스트에서 제품 개발자가 되었고, 이제 펠로톤의 절반이 제가 만든 안장을 쓰고 있습니다. 정말 행복하고 영광스런 일입니다.
하지만, 자전거에 대한 열정과 호기심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친구들과 라이더들이 제품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제 집 문을 두드리곤 합니다"

최고의 선수였던 칸첼라라와 콘타도르 등의 은퇴한 라이더들과도 피에트는 여전히 연락을 주고 받는다. 그들은 전성기 시절에 피에트 대표의 제품을 통해 많은 도움을 받았고, 피에트 대표의 아이디어를 실현시켜 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 또, 그들은 아직도 좋은 제품을 원하기 때문이다.

"톰 부넨 선수는 소속 팀이 스페셜라이즈드와 후원 계약이 없었던 1년 동안 안장 통증 때문에 많은 고생을 했습니다. 다음 해 스페셜라이즈드와 다시 계약했고, 팀 트레이닝 캠프에서 톰 부넨 선수가 절 보자마자 달려와 이야기를 하더군요.
'피에트! 내 안장부터 바꿔줘!'
그 해에 부넨 선수는 유서 깊은 원데이 클래식 대회에서 연달아 우승하며 전설적인 라이더가 되었습니다."

톰 부넨 선수는 트레이닝 캠프에서 다시 만나자마자 "피에트! 내 안장부터 바꿔줘!"라며 달려왔다.
그 해, 톰 부넨은 스프링 클래식에서 연이어 우승을 차지하며 전설이 되었다.


때묻은 손이 좋은 제품을 만든다.

피에트 대표는 컴퓨터를 통한 설계를 전공하지 않았다. 직접 손으로 일하는 것을 선호하는 그는, 여전히 찰흙과 스케치, 용접으로 자신의 아이디어를 구현해 본다.
"자전거를 타다가도 아이디어가 솟아나곤 합니다. 그럼 재빨리 작업실로 돌아와 땀에 젖은 저지를 입은 채로 스케치를 그리거나 메모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금방 잊어 버릴 테니까요.
지너스 안장 또한 그런 작은 메모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컴퓨터 CAD보다는 때묻은 손이 좋은 제품을 탄생시킨다고 생각합니다."

"자전거 개발자라면 동경하는 톰 리치가 그런 말을 했다지요. '최고의 디자인은 냅킨에 그린 낙서에서 나왔다'.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여러 메모와 스케치를 조합해 디자인을 구체화하고 그 다음 컴퓨터 작업으로 이어 갑니다.
3D 프로그램으로 실제 제품에서 구현가능한지를 확인하고 공장으로 보냅니다. 시제품이 나오면 제품으로 생산해도 좋을 때까지 계속해서 테스트를 반복하죠."

좋은 제품은 언제라도 떠오르는 좋은 아이디어를 적은 작은 메모에서 시작된다.


Dear Fellow Cyclist

피에트 대표는 ERE 리서치 브랜드를 소개하는 인사말의 첫 문장을 'Dear Fellow Cyclist(친애하는 동료 사이클리스트)'라고 시작한다.
소비자들을 단순히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이 아닌 함께 자전거를 즐기는 동료로 생각하는 애정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이와같은 애정과 열정이 담긴 피에트 대표의 ERE 리서치 제품들이 올해 5월부터 아딕스 디스트리뷰션을 통해 국내에 공식 런칭되었다.
진정한 사이클리스트이자 개발자인 피에트 대표의 ERE 리서치 제품은, 열정을 가진 라이더들을 더욱 흥미로운 라이딩으로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참고로, 피에트 대표의 프로젝트들은 그의 개인 웹사이트 https://pietvandervelde.com/ 에서 확인할 수 있다.


관련 웹사이트
아딕스 디스트리뷰션 : http://addix.co.kr/
ERE 리서치 : https://www.ereresearch.com/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위의 기사는 개인적인 용도 및 비상업적인 용도의 '퍼가기'를 허용하며, 상업적인 용도의 발췌 및 사진 사용은 저작자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