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 바이크, 성능에 집중한 심플한 설계로 말한다.
에디터 : 박창민 기자

110년이 넘는 역사를 간직한 후지(FUJI)는 자전거 산업화에 큰 역할을 한 브랜드로 인정을 받고 있다. 1998년 미국의 ASI(Advanced Sports International)에서 후지를 인수 한 후,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한 새로운 시작이 되었고, 미국과 유럽의 설계를 통한 퍼포먼스, 타이완의 생산 능력을 바탕으로, 성능과 경제성의 밸런스를 잘 맞춘 브랜드로 성장했다.
지난 타이베이 사이클(Taipei Cycle) 전시회에서 후지의 로드바이크 프로덕트 담당자인 스티븐 페어차일드(Steven Fairchild) 매니저를 만나, 후지의 개발 철학과 신제품들을 만날 수 있었다.


군더더기를 뺀 성능 집중적인 설계

저는 1989년부터 자전거 업계에서 일을 하며, 설계에 있어서는 거의 모든 종류의 자전거를 다루다가 이제는 로드바이크의 개발에만 참여하고 있습니다.
산악자전거는 다운힐, 엔듀로, 트레일, XC 등 정말 다양하게 카테고리가 나누어져 있기에, 각 카테고리에 맞는 세밀한 설계가 필요하고, 그래서 저는 로드바이크에 전념하게 된 것이죠. 최근에는 로드바이크도 많은 종류로 발전해 나가는데, 엔듀로, 컴피티션, 에어로, 그래블, 사이클로크로스 등 다양한 방면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저는 프로 라이더이기도 했으며, 자전거의 모양 만을 중요하게 디자인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특히, 자전거가 멋지게 보이지만 실제로 성능이 좋지 못한 것은 정말 싫어하는 편이죠.
그래서, 제가 자전거를 디자인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바로 '성능'입니다. 몇 브랜드들의 자전거는 정말 화려하게 보이려고 디자인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건 제 스타일은 아닙니다.

원형 튜브는 좀 재미가 없을지 모르지만, 사실 가장 좋은 성능을 발휘하는 것은 원형 튜브라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 물론 어느정도 포밍을 통해 강성의 밸런스를 맞출 수는 있지만, 마치 더 섹시하게 보이기 위해 과한 변형을 주는 것은 적당하지 않다고 봅니다. 우리는 성능을 우선으로 생각하는데, 이런 부가적인 변형은 오히려 성능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브랜드는 카본 가공에 있어서 성능을 더 높이느냐보다 어떻게 더 멋지게 보이냐에 더 신경을 쓰는 곳도 있습니다.
저의 스타일은 어떻게 보이느냐보다 먼저 '성능'을 신경쓰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다른 자전거들에 비해 심플해 보일 수 있을 것입니다.
"형태는 성능을 따라가야 한다"라는 것이 저의 디자인 철학이기도 합니다.

심플한 듯 보이지만, 군더더기를 빼고 성능에 집중하는 것이 '후지' 로드바이크 설계의 특징이다.


SL의 성능과 그란폰도의 편안함

컴피티션 로드바이크인 SL은 매우 가볍고 강성이 뛰어난 프레임으로 만족스러운 결과를 만들어 냈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지난 해 새롭게 발표했던 인듀어런스 바이크 그란폰도는 SL과는 완전히 다른 자전거입니다. 레이스 바이크는 아니지만, 로드바이크가 가진 성능적인 특성을 모두 갖추면서도 편안함을 유지해야 하죠.
그란폰도 시리즈의 특징은 몇가지가 있습니다다. 그 중에 하나가 VRTech의 적용입니다. 이것은 천연파이버로 카본파이버와 함께 사용했을 때 진동을 흡수하는 성격을 가졌습니다. 동일한 프레임 구조에 VRTech를 적용하면, 약 25% 진동흡수 능력이 높아지게 됩니다.
이 기술을 이용해 특별한 구조를 만들지 않아도 라이더가 더욱 편하게 느낄 수 있게 되며, 라이더는 불규칙한 도로를 만나더라도 부드럽게 달릴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또 하나의 특징은 시트스테이의 굴곡진 형태입니다. 이것은 마치 작은 서스펜션과 같은 역할을 하는데, 장애물에 의한 충격을 받았을 때에 뒷삼각에 전해지는 그 충격을 효율적으로 감소해 줍니다.
그리고, 지오메트리도 편하게 설계하여 라이더가 허리를 덜 숙이더라도 라이딩을 할 수 있고, VRTech와 시트스테이의 구조로 더욱 편하게 라이딩을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VRTech로 진동을 흡수하고, 시트스테이 설계를 통해 충격을 흡수하도록 디자인한 후지 그란폰도


로드바이크 디스크브레이크, 이제는 변할 때다.

5년 정도 전으로 거슬러가보면, "왜 로드바이크에 디스크브레이크가 필요하겠냐?"라는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림브레이크도 이미 좋은 성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죠.
그때, 시마노가 디스크브레이크 프로토타입을 가져와서 함께 테스트 라이딩을 진행했는데, 4~5시간 정도 라이딩을 했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38년간 자전거를 타고 있는데, 솔직히 그때 로드바이크에서 최고의 브레이크 성능을 경험했습니다. 그것은 브레이크 파워에 관한 것이 아니고, 컨트롤에 관한 것입니다.

림브레이크의 모듈레이션(브레이크의 강도 조절 능력)이 약 30이라면, 디스크브레이크의 모듈레이션은 약 100정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브레이크 파워가 더 강하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조절할 수 있는 파워의 가능성이 훨씬 많다는 점이 디스크브레이크의 장점인 것입니다.

로드바이크의 디스크브레이크는 컨트롤 능력을 크게 높여주기 때문에, 무게가 늘어나는 단점을 충분히 극복할 만한 장점을 얻게 된다.

디스크브레이크의 단점은 조금 더 무겁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생산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디스크브레이크의 무게는 더 가벼워질 것이고, 림브레이크보다 다소 무겁더라도, 컨트롤할 수 있는 능력이 크게 향상되기에 '성능' 측면에서 더 유리하게 될 것입니다.
UCI 경기에서 디스크브레이크에 대한 견해는 아직 진행 중이며, 프로 선수들의 선입견을 바꾸는 것은 그렇게 쉽지 않습니다. 그들은 이미 림브레이크를 오래 써 왔고, 그것으로도 충분히 좋은 컨트롤을 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디스크브레이크가 위험하다는 견해는 좀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시간이 조금 더 걸리기는 하겠지만, 결과적으로는 디스크브레이크를 사용하게 될 것입니다.
디스크브레이크를 사용해서 더 빨리 갈 수는 없지만, 브레이크의 컨트롤 능력이 좋아진다는 것은 중요한 부분입니다. 특히 카본휠을 사용하는 라이더라면 그 차이가 더욱 큽니다.

프레임 설계쪽으로 본다면, 디스크 캘리퍼의 마운트 부분이 더욱 강화되어야 하는 점 때문에 큰 차이점이 있게 됩니다. 현재, 모든 후지의 로드바이크에 디스크브레이크의 설계가 적용되고 있으며, 타임트라이얼 바이크에도 그 설계를 적용하는 중입니다.
디스크브레이크를 사용한다면 E-쓰루액슬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것에는 2가지 이유가 있는데, 첫째는 휠의 위치가 정확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휠을 빼고 다시 끼울 때 정확하게 같은 위치에 고정되어야 로터와 캘리퍼의 간섭이 없게 됩니다. 또 하나의 이유는 휠과 프레임의 고정 강성을 더욱 강하게 한다는 점입니다. 업힐에서 스탠딩 자세로 달리거나, 스프린팅을 하거나, 프레임에 강한 힘을 가할 때도 로터와 캘리퍼가 항상 수평을 이루는 것이 좋기 때문이죠.


새롭게 소개하는 후지 신제품

이번 시즌에 소개하는 새로운 후지 로드바이크 라인업들입니다. SL의 디스크브레이크 버전이 출시되고 다른 라인업에도 디스크브레이크가 많이 적용되었습니다. 어드벤처 바이크인 자리(JARI)가 새롭게 선보이게 됩니다. 그리고, 알타미라 사이클로크로스 모델도 출시됩니다.

사이클로크로스 바이크인 알타미라 CX


1장의 체인링으로 사이클로크로스(CX) 레이스에 적합하게 설계되었다.

알루미늄 퍼포먼스 바이크 '루베'의 디스크 버전


유압 실린더 내장 캘리퍼를 사용해, 케이블을 사용하면서도 유압 브레이크의 성능을 어느정도 느낄 수 있다.

알루미늄 스포츠 바이크 '스포티프'

알루미늄 시트스테이에도 충격흡수를 위한 설계가 적용된다.

어드벤처 바이크로 새롭게 소개되는 자리(JARI)
최근에는 장거리 투어링과 로드바이크 퍼포먼스를 혼합한 어드벤처 바이크가 빠르게 발전하는 편이다.


물통케이지 마운트가 3개 마련되어 있다.

탑튜브에도 트라이애슬론 바이크에서 볼 수 있었던 탑튜브백 마운트가 설계되어, 다양한 수납이 가능하다.

충격흡수를 위해 설계된 시트스테이

'자리'는 장거리 투어리스트를 위한 스틸 프레임도 함께 출시된다.

레이스 바이크인 SL의 디스크브레이크 버전


쓰루액슬로 더욱 강성이 높아졌다.

브레이크 마운트가 없어지며, 시트스테이 설계는 더욱 수월해졌다.

타이베이 사이클 전시회에 소개된 트레일바이크 라칸(RAKAN)

체인스테이에 피봇이 설계된 M링크 시스템이 적용되었다.

세계적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전기산악자전거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후지(FUJI)의 로드바이크는 성능지향적인 성격을 가지면서, 한번 경험한 라이더들이 다시 찾는 브랜드 중에 하나다. 그런 이유는 설계를 담당하는 스티븐 페어차일드 매니저의 스타일에서 확연하게 들어나게 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형태는 성능을 따라야 한다"라는 그의 철학에 맞게, 후지의 로드바이크는 각 라인업에 적합한 성능을 위해 설계되었고, 그 결과는 라이더에 의해 입증되기 때문이다.
밖으로 드러내기 보다 성능으로 결과물을 보여주고 있는 후지바이크, 많은 로드 라이더들에게 더욱 사랑받는 브랜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관련 웹사이트
신기바이크 : http://synkeybike.com
후지 : http://www.fujibik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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