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 전문 배재철, 고객에게 맞는 자전거로 권해 드리죠.
에디터 : 박창민 기자
고객에게 맞는 자전거를 판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전문 영업인 배재철씨를 만났다.

자동차를 구매하려고 할 때 우리는 자동차 영업사원에게 연락해 구매하고 싶은 차종을 이야기하고 자신이 현재 소유하고 있는 차의 처분까지 모두 요청을 하곤 한다.
하지만 차에 못지 않은 가치를 가진 고급 자전거를 구매할 때는 어떻게 하는가?
단지 좋아 보이는 전문샵에 찾아가 미캐닉과 알지 못하는 대화를 해 가며 내가 원하는 것인지도 모르는 자전거를 한 대 들고 나온 기억은 없는가?
자전거 전문 영업인 배재철 대리(큐바이크 반포점)를 만나서 아직은 생소한 자전거 전문 영업인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자전거 전문 영업인'은 조금 생소한데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죠?
처음에는 손님으로 자전거샵에 오게 되었습니다. 계속 운동을 했었기 때문에 자전거를 통해 얻는 재미가 좋았는데, 거의 샵 투어를 할 정도로 많은 샵들을 돌아다니며 물건을 구매하기도 하고 구경을 하기도 했죠.
그런데, 대부분 전문 영업인이 없다보니 사장님 또는 미캐닉들이 전문 용어들을 써 가며 손님들과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저야 공부를 조금 해서 어느정도 알아 들었지만 초보자들의 경우는 자전거가 너무 어렵고 비싸다는 거리감만 느끼게 되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미캐닉이 되고 싶었지만, 제가 잘 하는 영업을 전문으로 하고 싶어 지금 전문 영업인으로 자전거를 판매하고 있고 손님들도 저와 이야기를 하는 것이 편하니까 쉽게 마음을 열어 주시네요.

특별한 고객관리 방법은 있나요?
일단 손님들을 정말 친구처럼 형님처럼 대하게 되니 단골 손님도 늘고 매출도 오르고 있습니다. 그 다음은 '고객관리 카드'를 꼬박 꼬박 작성한다는 것이죠. 고객관리 카드에는 그 손님이 구매하신 자전거의 일련번호와 구매 내용들을 상세히 적어두고 나중에 관련된 할인 제품이 발생하거나 이벤트가 있을 때 일일이 연락을 드리죠.
또 제 개인 연락처도 꼭 드리는데, 간혹 밤 늦은 시간에도 연락이 오고 하루에 30~40회 정도 연락이 오지만 그만큼 필요하고 긴급한 일이 있으니까 연락을 하시는 것이겠죠? 그때마다 가능한 성의껏 문제를 해결해 드리려고 합니다.
위에서 이야기했듯이 구매해 가신 모든 자전거의 일련번호를 기록해서 저장하는데, 어떤 고객님은 자전거를 분실하셔서 일련번호를 알고 싶다고 연락이 오기도 합니다. 그렇게 일련번호를 알려드리고 저희도 인터넷을 통해 분실 일련번호를 찾다가 분실된 자전거를 찾은 적도 있죠.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주로 얻으며, 필요에 따라 외국 미캐닉에게 도움을 받기도 한다.

그냥 물어보러 오시는 분과 구매하러 오시는 분의 비율은?
그냥 이것 저것 물어보러 오신 분들이 70%, 구매하러 오신 분들이 30% 정도 되는데, 전자를 후자로 바꾸는 것이 영업사원의 능력이겠죠?^^
주로 자전거가 왜 이렇게 비싼지, 비싸면 뭐가 좋은지? 그런 것들을 많이 물어보십니다.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기술적인 부분부터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해 드리고, 잘 모르시는 분들에게는 예를 들어 가면서 쉽게 이해하도록 설명하는 편입니다.

구매하시는 손님에게는 어떻게 맞는 자전거를 권하죠?
저는 크게 3가지를 질문해서 맞는 자전거를 찾는 편입니다.
1. 자전거를 타시는 목적?
2. 가능한 예산?
3. 자주 타시는 곳?
먼저 자전거를 구매하시는 목적이 자전거로 출퇴근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레저인지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그 다음 가지고 계신 예산에 맞게 좋은 자전거 목록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주로 타시는 곳이 자전거 전용도로가 잘 되어 있는 곳인지, 그냥 도로인지, 아니면 산인지 알아야 적당한 자전거 목록이 완성됩니다.
이런 것 없이 대부분의 샵들은 산악자전거를 권하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에는 하이브리드나 로드, 미니벨로 등 다양한 자전거들이 많잖아요, 고객에 맞게 그런 다양한 장르의 자전거를 소개하고 가능하면 한번이라도 자전거에 앉아 볼 수 있도록, 귀찮지만 자전거를 꺼내서 직접 보여드리는 편입니다.

권하기 가장 어려운 제품이 있다면?
물론 좋은 것이 대부분 좋지만, 안장에 있어서는 좋은 것이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더라고요, 자신에게 맞는 것이 제일 중요한데 남자와 여자, 특히 여성분들은 아이를 낳기 전과 후가 골반의 형태가 바뀌니까 안장에 대한 결정이 어렵습니다.
가능한 많은 안장을 제가 직접 체험해 보려고 하는 편이고, 손님들에게도 한번씩은 앉아 보도록 권하고 있는데, 어떤 분들은 몇만원짜리 안장에 흡족해 하시기도 하거든요. 이런 많은 데이터를 통해 비슷한 체형이나 통증으로 고민하시는 분들에게는 추천하는 안장들이 어느정도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가장 어려운 것이 안장입니다.

제품에 대한 정보는 어떻게 구하세요?
전문가들에게 물어보고, 미캐닉을 통해 배우기도 하고, 또는 해외 웹사이트를 통해 찾아가면서 공부하는 편입니다.
우리나라가 자전거를 제조하는 곳이 아니다보니 세밀한 정보가 부족한 경우가 많은데, 제가 정확히 알지 못하면 쉽게 설명을 못 하잖아요. 그래서 친구를 통해 해외의 미캐닉들에게 물어보더라도 가능한 상세히 알아서 쉽게 손님들에게 설명하려고 합니다.

귀찮고 어렵지만 고객들이 직접 자전거를 보고, 앉아보면서 고를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자전거 전문점들이 가진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일까요?
최근에 자전거 바람이 불면서 전국적으로 많은 대리점이 생겼는데, 그에 따른 전문가들이 많지 않은 것이 문제겠죠?
자전거라는 것이 그냥 파는 것이 아니라 조립과 정비까지 모두 해야 하는데, 전문 교육기관을 통해 교육을 받은 사람들도 경험이 없다보니 단순한 정비를 처리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자전거의 시장성은 조금씩 좋아지는데 아직 그에 따른 지식이나 경험들이 많이 부족한 것이 문제겠죠.

일반 소비자들이 고급 자전거를 구매하지 못하는 가장 큰 문제가 뭘까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분실에 대한 문제가 가장 크다고 봅니다. 생활 자전거야 한번 분실하고도 아깝지만 다시 살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고급 자전거는 한번 분실하거나 주위에서 분실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구매 의욕이 확 사라지거든요.
저도 비싼 자전거를 한번 잃어버린 적이 있는데, 경찰에 신고하니 별로 신경 쓰지도 않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직접 수소문해서 범인을 잡은 적이 있습니다. 중학생이었는데 고급 자전거를 3대나 훔친 경험이 있더라고요, 그런데 경찰에서는 아무런 처벌도 하지 않았고, 그리고 아직까지 어떤 보상도 받지 못했습니다.
최근에는 전문적으로 자전거를 훔치는 절도범도 생기고 있는데, 제대로 된 자전거 주차장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 고급 자전거를 타시는 분들은 밖에 나가서 자전거를 어떻게 해야 할지 안절부절 못할 때가 많습니다.
자전거 활성화를 위해 가장 시급한 정책은 아마도 안전한 자전거 주차장이 아닐까 생각을 해 봅니다.


단순히 자전거를 많이 파는 영업인이 아니라 자전거를 아끼고, 손님들을 친구와 형, 누나처럼 대하는 것이 가장 소중하다는 배재철씨를 만나 그의 고객들이 부럽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와 같은 자전거 전문 영업인이 많아져서 제대로된 자전거 구매 문화가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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